“반신론적 젠더 사상, 기독교 바탕으로 한 문화 잠식”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신학회, 제2회 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 초청 신학강좌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신학회(회장 정상운 박사) 주최 제2회 해외 석학 초청 신학강좌가 2일 안양 은혜와진리교회에서 진행됐다.

이날 독일 튀빙겐대학교 은퇴교수이자 독일개신교고백공동체신학회 회장인 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Peter Beyerhaus)가 '젠더 사상에 대한 저항(Widersteht der Gender-Ideologie!)'을 주제로 강연했다. 통역은 황훈식 박사(프라이부르크대 교회사 전공)가 맡았다.

15번째 방한이라는 피터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지혜 안에서 창조의 정점인 사람을 남성과 여성이라는 상반성(相反性) 가운데 서로 보완하도록 창조하셨다"며 "여기에는 사랑의 연합이 반영돼 있고, 이 사랑의 연합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성령으로 결합된 삼위일체, 즉 그분 자체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이 때문에 성경은 남녀의 부부적 결합과 여기서 형성되는 가정 안에서, 인류의 존립을 위해 근본적이자 종말까지 유효한 하나의 창조 질서를 승인하고 있다"며 "하나님은 이를 위해 십계명 가운데 다섯 번째(네 부모를 공경하라)와 일곱 번째(간음하지 말라), 그리고 열 번째 계명(네 이웃의 아내나… 탐내지 말라)을 통해 부부와 가정이 붕괴되지 않도록 보호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평등'을 앞세워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양성애 등 선택적 삶의 결합이 '성의 다양성'이라는 표현으로 자리잡고, 이를 반대하면 '동성애 혐오자'로 비난한다"며 "이를 통해 '상반성'을 전제한 '성(sex)'의 개념이, 여러 의미를 지니는 '젠더(gender)'라는 단어로 왜곡되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 바이어하우스 교수(오른쪽)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피터 바이어하우스 교수(오른쪽)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젠더'는 생물학적 성과는 전혀 상관없이, 사람들에 의해 수행된 사회학적 역할을 표현한다. 이는 프랑스 철학자 시몬 드 보봐르의 "여자로서 세상에 태어나는 게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진다"는 말로 상징된다.

남성과 여성이 공적 삶의 영역에서 어떤 차별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남녀 구별이 없는 '중성적 언어' 도입을 주장하고, 동성애를 포함한 성의 다양화로 나아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유럽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 대신 '친구들'로(스웨덴),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모 1과 부모 2'로(스위스) 부르는 곳이 있다고 한다.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이에 따라 덕과 도덕, 순결 같은 여러 가치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자유'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로 변형되고 있다"며 "젠더주의는 생물학적 혁명의 결과로,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하나님 자체를 반대하는 무신론·반신론적이고 사단적 근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젠더주의가 하나님께서 세우신 질서에 반대하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불법(아노미아)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마 24:12)'는 예언을 성취하고 계신다"며 "실제로 탈선한 무신론과 마음의 혼란, 유혹이 사람들의 사랑을 식혀 버렸고, 전반적으로 사랑에 대한 무감각적·무관심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세련된 형태의 젠더 사상'이 교회와 신학에서 나타나면 더욱 끔찍해진다"며 "이들은 성경에서 '주님', '아버지', '선생님' 같은 남성적 하나님에 대한 호칭들을 기피하거나 다르게 표현하려 한다"고 폭로했다. 독일개신교(EKiD)는 2013년 가정에 관한 문서를 발표하면서, 동성결혼을 전통적 부부상과 동등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피터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젠더 사상은 부부와 가정, 집과 학교에서의 자녀 양육 결정권을 박탈하고 있고, 이로써 기독교를 바탕으로 한 서구 문화의 근간이 잠식되고 있다"며 "이러한 성 주류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지금까지 질서정연하던 우리 사회는 혼란에 빠질 것이고, 본질에 따른 모든 구분과 질서가 해체되고 나면 폭정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그러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는 모든 국민들, 남성과 여성들, 아버지와 어머니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온 힘으로 젠더 사상에 반대하여 저항하는 일에 대한 부르심을 자각해야 한다"며 "우리가 이러한 위험에 침묵한다면 범죄하는 것이다. 젠더 운동의 배경과 목표를 공식적으로 폭로하고, 이에 반대하면서 저항하며 정치와 문화, 무엇보다 학교에서 이 사상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회장 정상운 박사가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회장 정상운 박사가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젠더 사상의 확산으로 인한 위협은 심각하고, 싸움은 힘겹고 고되겠지만, 우리는 홀로 서 있지 않다"며 "같은 뜻을 품은 많은 그리스도인들, 뿐만 아니라 인본주의자들, 넓게는 유대인과 무슬림들까지 함께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프랑스부터 헝가리, 노르웨이. 러시아 등 유럽 여러 나라들 안에서 젠더 혁명에 반대하는 저항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독일에서도 2014년 초 20만여 명의 시민들이 '아이들에게는 성교가 아닌 사랑이 필요하다'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며 "성경적 질서와 하나님의 계명을 들으려 하는 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희망을 품고, 사회 개혁을 위해 안에서부터 작업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강좌는 부회장 목창균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 사회로 부회장 이은규 박사(전 안양대 총장)의 기도와 이필운 안양시장의 축사 후 진행됐다.

개회사를 전한 회장 정상운 박사는 "국가의 장래와 우리의 생명,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해 성문화 정립이 절실하다"며 "이번 신학강좌를 통해 성에 대한 바른 성서적 이해를 갖고 건전한 성윤리를 선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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