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에드워즈, 유한한 인간이 발견한 ‘순례자의 신학’”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큐리오스인터내셔널, 에드워즈의 신앙과 목회 고찰

▲콘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콘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2016 서울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콘퍼런스가 '조나단 에드워즈와 우리의 신앙과 목회'를 주제로 20일 오후 서울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 목사)에서 개최됐다.

콘퍼런스에서는 김남준 목사(열린교회)가 '조나단 에드워즈와 나의 목회', 조현진 교수(한국성서대)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령은사론', 이승구 교수(합동신대)가 '조나단 에드워즈와 정통적·관계적 삼위일체론', 정성욱 교수(美 덴버신학대학원)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언약신학: 유산과 전망', 심현찬 원장이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학적 지식론'을 각각 발표했다.

먼저 에드워즈의 사상이 자신의 목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 김남준 목사는 "에드워즈 사상의 진수는 그의 신학이 우주적 통합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으로, 그는 성경 계시를 설명하기 위해 모든 학문들을 그 속에 아우르는 거대한 사상의 체계를 구축했다"며 "그의 중생과 회심에 대한 존재론적·인식론적 설명은 '회심 목회'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학문적 지식을 하나님 말씀을 증거하는 설교 속에 녹여냄으로써 묵직한 사상을 전달하고자 했던 그의 노력은 설교 사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열어 준다"고 평가했다.

김 목사는 "삶 가운데서 발견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언제나 최상의 방법으로 전해야 한다는 그의 의지는 아는 것과 사는 것이 하나가 되는 신앙교육의 전포괄성을 생각하게 하고, 온 우주의 중심이신 위대하신 하나님과 그분만을 사랑하고 그분께만 순종해야 하는 인간의 의무를 외쳤던 그의 사상은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열심을 품게 만든다"며 "그래서 에드워즈의 신학은 참으로 아름답다"고 말했다.

▲김남준 목사. ⓒ이대웅 기자

▲김남준 목사. ⓒ이대웅 기자

그는 "조나단 에드워즈는 2천 년 교회사에서 사도 바울과 아우구스티누스와 견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그의 신학은 하나님의 신학(theologia Dei)이나 지복자의 신학(theologia beatorum)도 아닌, 유한한 인간이 발견한 순례자의 신학(theologia viatorum)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래서 그의 신학에서 작은 오류와 결함들이 발견될 때 오히려 기쁘다"며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그의 맹종적 추종자가 아님을 보여 줄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에드워즈의 모든 해석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의 신학이 예쁘고 성경적이라는 점도 분명하다"며 "에드워즈 신학의 도움으로, 위대한 세 명의 스승과 한 원천인 개혁파 정통주의에게서 채워지지 못했던 지식의 간격들을 훌륭하게 채워갈 수 있었다"고도 했다.

조현진 교수는 미국의 1차 대각성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조나단 에드워즈가 지녔던, 성령의 은사에 대한 신학적 견해를 점검했다. 그는 "당시 에드워즈는 부흥과 성령의 역사를 오해하는 두 대적과 마주해야 했다"며 "첫째는 이성을 강조해 영적 체험을 외면하고 조롱하기까지 하는 이성주의자들, 다른 한편은 성령의 역사를 인정하지만 주관적인 영적 경험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교회의 권위에 도전하며 영적 혼란을 일으키는 열광주의자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조현진 교수. ⓒ이대웅 기자

▲조현진 교수. ⓒ이대웅 기자

조 교수는 "에드워즈는 목회자로서 부흥운동을 인도하고 개인적으로도 성령의 역사를 직접 체험했지만, 기본적으로 성령의 특별은사에 대해선 은사중단론을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의 은사중단론은 성령의 역사를 부정한다기보다, 당시 열광주의자들인 극단적 새빛파(the Radical New Lights)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드워즈는 성령의 역사를 인정하고 변호하면서도 그 역사를 인간의 표현이나 어떤 형식 또는 틀에 매이게 하는 어떤 방식도 거부하고 있다"며 "우리는 에드워즈가 비록 성령의 특별은사를 일반은사와 구별하고 구원하시는 은혜에 비교해 부정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역시 그 놀라운 성령의 역사 방식을 어떤 신학으로도 쉽게 정리할 수 없기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현찬 원장은 에드워즈의 신학적 지식론을 '교향곡적(다성악적)' 입장에서 고찰하며 21세기 한국교회를 위한 적용점을 모색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반지성주의와 반감정주의로 신앙의 균형을 상실했고, 성경과 신학 지식에 대한 깊이와 총체성 부재로 단편적이고 빈곤한 신학 지식만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 원장은 에드워즈의 신학적 지식론의 특징으로 "에드워즈는 신학을 '하나님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교리'로 여겼고, 그 원천은 성경으로 생각했다"며 "그에게 신학은 지식적 측면과 함께 실천적이자 영적 측면이 있었으며 둘의 균형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신학은 성도를 위한 것이지, 특정 목회자나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요약했다.

그는 "에드워즈의 '신앙정서론'에서 나타난 정서란 매우 인격적이고 통합적인 것으로, 단순한 감정만이 아니라 의지와 지성을 동시에 포괄하고 있다"며 "또 그의 신학적 지식론은 그의 미학과 윤리가 함께 어우러져 삼중적이고 교향악적 특징을 갖고, 한편으로 정서와 삼위일체, 실천성의 삼중성이 교향곡처럼 각기 독립적인 동시에 통일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현찬 원장. ⓒ이대웅 기자

▲심현찬 원장. ⓒ이대웅 기자

 

심 원장은 "이러한 에드워즈의 교향곡적이고 총체적인 신학적 지식론은, 영적 혼란의 시대에 분별과 지혜를 제공하는 이중적 치유제 역할을 제시한다"며 "한편으론 멀리 18세기 혼란의 美 뉴잉글랜드 교계와, 가까이 21세기 한국 교계의 신앙과 신학의 '골룸화' 현상을 치료하는 해독제요 안내자"라고 주장했다.

이승구 교수는 에드워즈의 정통주의적 삼위일체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에드워즈는 의식적으로 개혁파 정통주의적 입장에서 설교하고 글을 썼으므로, 어떤 해석가들이 비판적으로 논의하듯 외적으로 표현한 것과 속으로 생각한 것이 다르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며 "그와 같은 특성은 에드워즈의 사상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며 토대적인 사상이라고들 생각되는 삼위일체 이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도 이러한 정통주의적 에드워즈의 삼위일체론은 또한 관계적 삼위일체론이기도 하고,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 아우구스티누스적 삼위일체 이해와 연관된 것"이라며 "그러므로 에드워즈의 삼위일체론은 아우구스티누스나 칼빈의 삼위일체론과 나란히, 정통주의적 삼위일체 제시가 성경에 가장 가깝게 제시될 때는 '관계적'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예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그의 표현 방식에는 사변적 논의의 문제점이나 일종의 지나친 알레고리가 나타나기도 한다"며 "그의 논의 속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기연을 제공하는 것이 있다 해도, 근본적으로 그가 삼위일체의 신비를 제거하지 않고 겸손히 성경에 근거해 삼위일체를 받아들이며, 그 성경적 계시에 근거해 진정한 관계적 존재론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에드워즈는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좋은 모델을 제시하는 신학자요 참으로 성경적 '관계 신학'을 제시한 분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언약신학 입장에서 에드워즈 신학을 탐구한 정성욱 교수는 "16세기 종교개혁 신학을 계승한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의 꽃은 언약신학(covenant theology)이었고, 에드워즈는 18세기 최후·최대의 청교도 신학자로서 선대 개혁신학자들의 언약신학적 착상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며 "특히 17세기 개혁파 언약신학의 가장 발전적 형태였던 '구속 언약(pactum salutis)-행위 언약(foedus operum)-은혜 언약(foedus gratiae)의 3중 구조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녁 시간 강의한 정성욱 교수와 이승구 교수(앞줄 맨 왼쪽부터)가 강의를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저녁 시간 강의한 정성욱 교수와 이승구 교수(앞줄 맨 왼쪽부터)가 강의를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 교수는 "이러한 에드워즈 언약신학의 긍정적 유산으로는 먼저 종교개혁의 신학적 중심 사상을 구체적으로 적용하려는 노력으로서 '성경 전체로(tota scriptura)', '오직 성경만으로(sola scriptura)', 그리고 '성경 계시의 통일성(Unity of Biblical Revelation)'과 '구속사역의 장엄함(Majesty of the Work of redemption)', 삼위일체 하나님 계시(Revelation of the Triune God)' 등이 있다"고 정리했다.

이후 최근 개혁주의와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전개해 온 하나님나라 신학과 언약신학 사이 '두 지평의 융합(a fusion of two horizons)'을 시도하면서, 그 유익으로 △전통 개혁신학의 3중적 구조와 언약신학이 가진 성경적 강점들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전통 개혁신학의 3중적 구조와 언약신학보다 더 포괄적인 해석학적 틀을 제공할 수 있다 등을 꼽았다.

또 △칼 바르트를 중심으로 한 신정통주의, 톰 라이트와 제임스 던을 중심으로 한 '바울신학의 새 관점' 학파가 개혁주의 언약신학에 대해 제기한 비판을 적절하게 반박할 수 있는 견고한 신학적 근거를 제시해 준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 그리고 설교의 중심이었던 하나님나라 개념을 성경 계시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개념으로 복권시킨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 내 자유주의권이나 에큐메니칼권에 널리 퍼진 하나님나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나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적절하게 밝힌다 등을 제시했다.

콘퍼런스에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김성봉 목사가 설교했다. 이 콘퍼런스는 조나단 에드워즈를 통한 예수 그리스도의 지혜를 따라 청교도적 개혁주의의 경건을 추구하는 신앙과 목회, 나아가 '목회자-학자, 성도-학자' 모델을 사모하는 한국교회의 동역자와 차세대를 격려하고, 나아가 갱신과 개혁을 도모하기 위해 매년 진행되고 있다.

콘퍼런스는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원장 심현찬 목사)과 큐리오스인터내셔널(대표 정성욱 교수)이 주최, 美 예일대 조나단 에드워즈센터(소장 켄 민케마 박사)와 신반포중앙교회, 남서울교회(담임 화종부 목사),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 서창원 교수)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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