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전용차는 2천cc, 관사는 26평 수준으로”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허원배 목사, 과감한 기득권 포기 제안… “교회 지도자가 상위 1%라면 비정상”

▲허원배 목사(왼쪽)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그 옆은 사회를 맡은 손인선 목사. ⓒ류재광 기자

▲허원배 목사(왼쪽)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그 옆은 사회를 맡은 손인선 목사. ⓒ류재광 기자

감리교 지도자들의 권위 회복과 교회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감독회장 급여와 직무 수행 비용을 대폭 감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자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부터 터져나온 것이기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허원배 목사(부천성은감리교회)는 24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소득 상위 1% 감독회장 시대,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리회 창시자인 웨슬리는 연간 소득이 30파운드일 때나 1,400파운드일 때나 자신을 위해서는 늘 28파운드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이웃을 위해 사용했다"며 "목회자들의 평균 급여는 정부가 정한 최저생계비 수준(한국고용정보원에 의하면 국내 622개 직업군 중 546번째로, 월 169만 원. 전도사의 경우 월 86만 원)인데, 교회의 지도자가 상위 1%의 생활을 한다면 정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허원배 목사. ⓒ류재광 기자

▲허원배 목사. ⓒ류재광 기자

허 목사는 "2016년 감리회 본부 예산안 등에 의하면 감독회장은 공식 급여를 포함해 직무 수행을 위해 대략 연간 3억 8천 9백만 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감독회장 겸임제 시대였던 2003년 대비 감독회장 전임제 시대인 2016년 감독회장 사용 지출 경비는 무려 471.9% 증가했다"며 "감리회 최고 지도자인 감독회장과 감독이 먼저 스스로 낮아지고, 자신의 몫을 나누며, 짐을 나누어 지는 희생을 통해 목회자와 평신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감독회장 급여는 대한민국 국민의 중위소득(2016년 440만 원) 이하여야 한다 △감독회장 관사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주거면적이 10평(33.5㎡)임을 감안하면 국민주택(25.7평) 규모면 충분하다 △감독회장 전용차는 2000cc면 충분하다 △급여의 이중 지급을 금지하고,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제는 입법을 통해 제도화해야 한다 등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교황이 방한 시 1600cc급 쏘울, 방미 시 1400cc급 피아트를 사용해 대중의 존경을 받았던 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허 목사는 그러나 이 같은 지적이 특정 개인을 비방하려 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제가 제기한 문제는 감리회에서 최근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있어 왔던 구조적 문제로, 현 감독회장 등에게 책임을 돌릴 수도 없으며 그동안 감리회 공동체가 방관하고 묵인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이런 현실들을 방관하고 묵인하기에는 감리회가 처한 위기가 너무 깊다. 더구나 이런 관행들이 개혁되지 않은 채 앞으로 4년 동안 계속된다면 감리회에 희망은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혼자서 꾸는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임을 믿기에, 감리회의 희망 있는 미래를 위해 차기 감독회장을 꿈꾸는 모든 목사님들이 이 꿈을 함께 꿀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손인선 목사는 "교회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단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며, 그 대책의 핵심은 짐을 서로 나누어 지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감독회장 전임제 도입 이후는 물론 겸임제 시절부터 이어져 오는 경비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해 알리고 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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