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USA 총회서의 무슬림 기도 논란에 국내 선교학자들 지적
PCUSA(미국장로교) 제222회 총회 개회식에서 한 무슬림 지도자가 알라의 이름으로 기도한 사건에 대해, 국내 선교 신학자들은 이것이 단순 실수, 혹은 '해프닝'이 아닌 "에큐메니칼의 위험성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해당 기도가 논란이 되자 PCUSA 서기인 그래디 파슨스(Gradye Parsons) 목사는 "에큐메니칼한 관계 속에서는 때로 실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번 일은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고자 의도된 것은 아니었다. 불쾌함을 느낀 이들에게 사과한다"고 했으나, 이를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 진정성에 의문을 낳았다.
이정순 교수(백석대 선교학)는 이번 사건에 대해 "에큐메니칼이 다른 종교와의 연대와 협력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사안에 따라 그것도 필요한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번 사건처럼 기도 등 본질적인 문제에까지 그것을 적용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승호 교수(한국성서대 선교학)도 "에큐메니칼을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문제는 종교다원주의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이슬람이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미국의 대표적 개신교단이 무슬림을 기도자로 세웠다는 것은 단순 해프닝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아와 난민 등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종교들이 협력해 공동으로 대처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기독교가 지난 2천 년의 역사 동안 지켜온 신앙 위에서 가능한 것"이라며 "기도와 같은 기독교의 본질적인 행위를 타종교인에게 맡긴다는 것은 단순 실수가 아닌 신학의 근본적인 방향성의 문제"라고 했다.
신경규 교수(고신대 선교학) 역시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에는 종교다원주의로 갈 가능성이 언제나 내재돼 있다. 그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위험성을 항상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바로 이번 사건이 그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부정하면서까지 종교 간 대화를 지향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물론 '알라'라는 말 자체는 존재론적 의미에서 하나님을 지칭하고 있기는 하다"며 "그러나 인식론적인 차원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이해하는 하나님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보아도 이번 사건을 단순 실수, 혹은 해프닝으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