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뉴스 칼럼] 한국과 필리핀 '더위'가 달랐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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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년을 마치며... 선교 편지 2016-1호

안녕하세요. 채천석 선교사입니다.

작년 9월 안식년으로 입국했으니 한국에 들어온 지도 이제 거의 1년여가 되어가는군요. 저는 이제 안식년을 마치고 8월 23일 화요일 필리핀으로 다시 출국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제게 놓여있는 일들이 순탄치 않을 것 같아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을 항상 선한 길로 인도하셨던 것처럼 앞으로 다가올 일들도 함께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안식년으로 있는 동안 '크리스찬북뉴스(www.cbooknews.com)'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크리스찬북뉴스'는 독서문화 증진을 위한 서평 사이트로서, 지난 2003년에 설립한 비영리 단체입니다. 제가 2005년 필리핀 선교사로 떠나면서 다른 분께 위임하였으나, 운영이 여의치 않아 그동안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제가 안식년으로 국내로 들어왔을 때 사이트를 접어야 할지 계속 끌고 가야 할지를 운영위원들과 논의하기에 이르렀는데, 사이트를 계속 살려서 가는 것이 기독교계와 출판계에 유익할 것으로 판단하여 제가 다시 대표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크리스찬북뉴스'를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여기고, 국내에 있든지 국외에 있든지 대표자로서 섬기고자 합니다. '크리스찬북뉴스'는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협력하는 공동체이므로, 이 활동이 오히려 저의 선교사역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필리핀에 입국하게 되면 먼저 다바오 사역을 정리하고, 섬기는 교회와 유치원이 있는 바기오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집사람이 다바오에 있는 선교사 자녀 학교인 '페이스 국제학교(Faith International School)'에서 교사로 봉사하였는데, 두 아이가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국내 대학교에 진학했기에 그곳에서 계속 봉사하기보다 교회와 유치원이 있는 바기오로 다시 이동하여 사역을 이어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교사 자녀 학교인 페이스 국제학교 사역은 현재 제 여동생이 집사람을 대신하여 교사로서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두 딸아이 모두 연세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학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다만, 첫째 예진이는 현재 한국 GM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어 다음 학기는 휴학을 할 예정입니다.

두 아이가 성적도 우수하지만, 저희 가정형편이 좋지 못해 소득분위가 낮은 관계로 국가장학금 및 연세장학금을 수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기적과 같은 이 일을 생각할 때마다 저희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가 지극히 크고 높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아울러, 두 아이 모두 본인의 생활비를 아르바이트로 해결하고 있어 저희가 필리핀에서 지낼 때보다 경제적인 부담을 상당히 덜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저희 가정형편이 여의치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가정과 사역에 필요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제 저작과 번역 활동에 의존하였는데, 현재 기독교 출판계의 어려움으로 제가 가정과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도움을 주던 출판사가 어려움에 처함으로써 저희 가정도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이제는 나이가 있어 언제까지 선교와 함께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아무쪼록 저희 형편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좋은 길로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집사람은 지금 건강이 좋질 못합니다. 의사들이 필리핀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에 대해 강력하게 만류할 정도로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본래 그렇게 건강하지 못한데다, 갑상선 기능 저하까지 앓고 있는 집사람이 무더운 날씨의 다바오에 거주하면서 기력을 많이 쇠진한 것 같습니다.

집사람이 지금 치과와 한의원을 비롯해 여러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어서 이번에는 저와 함께 필리핀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만, 힘 닿는 대로 제가 있는 선교지로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두 아이와 아내가 국내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저도 앞으로 안식년을 갖기보다는 석 달에 한 번 정도 국내에 머무는 것으로 안식년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 점 널리 이해해 주시고, 어떻게든 제가 선교사로서의 직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에 국내에 머물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한국의 여름도 필리핀의 다바오 못지않게 무덥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필리핀과 다른 것은 시간이 지나면 이 더위도 오래지 않아 누그러들 것이라는 거겠지요. 아무쪼록 무더운 여름 날씨에 건강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또 물질로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귀한 손길들을 기억하시고 좋은 것으로 갚아주시기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채천석 선교사(크리스찬북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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