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재준 박사 ‘제명 철회’… 63년 만의 ‘포옹’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 등, 기장 찾아 결의 사실 전하며 연대 요청

▲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오른쪽)이 故 장공 김재준 박사에 대한 제명 철회 결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기장 권오륜 총회장에게 전달한 뒤 서로 끌어 안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오른쪽)이 故 장공 김재준 박사에 대한 제명 철회 결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기장 권오륜 총회장에게 전달한 뒤 서로 끌어 안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를 설립한 故 장공 김재준 박사는 1953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제38회 총회에서 제명됐다. 그로부터 63년이 흐른 올해, 예장(통합)은 제101회 총회에서 김 박사에 대한 제명 결의를 마침내 철회했다. 그리고 두 교단의 현 총회장들이 만나 서로를 끌어 안으며 협력과 연대를 다짐했다. 역사적 순간이었다.

통합측 총회장 이성희 목사와 부총회장 최기학 목사를 비롯한 임원진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 있는 기장 총회본부를 찾아 지난 제101회 총회에서 있었던 故 김재준 박사에 대한 제명 철회 결의 사실을 알렸다. 기장측에선 이날 총회장 권오륜 목사와 부총회장 윤세관 목사, 장공기념사업회 이사장 김경재 목사 등이 나와 이들이 맞았다.

이성희 총회장이 해당 결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직접 낭독했다. 다음과 같다.

"본 교단(예장 통합) 제38회 총회(1953.4.24~28, 대구서문교회당)의 故 김재준 박사 제명 결의는 권징 없이 책벌할 수 없다는 헌법을 위반하고 총회가 제명 결의를 한 것이기에 제101회 총회(2016.9.26~29, 안산제일교회당)에서 故 김재준 박사에 대해 제명을 결의한 제38회 총회의 결의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앞으로도 양 교단이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연대 활동에 함께 힘을 모아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목사의 낭독이 끝나자 이 목사와 기장 총회장 권오륜 목사는 서로 뜨겁게 끌어 안았다. 함께 자리했던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기장 권오륜(왼쪽)·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이 故 김재준 박사에 대한 통합측의 제101회 결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기장 권오륜(왼쪽)·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이 故 김재준 박사에 대한 통합측의 제101회 결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후 권오륜 총회장은 "예장(통합) 제101회 총회의 결정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며 "비록 제38회 총회에서 서로 나뉘었으나 돌이켜 보면 예수 안에서 우리는 하나였다. 이제 주님의 말씀으로 하나돼 그의 거룩한 교회를 세워야 할 사명 앞에 서 있다. 연대와 협력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희망의 역사를 이뤄가자"고 화답했다.

이성희 총회장 역시 "저희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기장의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기장과 예장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으나 그런 가운데서도 많은 부분을 함께 해 왔다. 앞으로도 함께 하나님나라 확장에 힘썼으면 좋겠다. 특히 내년 종교개혁 500주년과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를 새롭게 개혁하고 다시 민족을 이끄는 교회가 되게 하는데 협력하자"고 했다.

김경재 목사는 "의미 있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총회든 노회든 그들의 결정은 인간이기에 잘못이 있을 수 있는 시대적 산물이다. 이번 (통합측의) 결의로 인해 장공이 하늘에서나마 기뻐하실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녀들이 받았던 상처와 아픔, 그리고 여러 교제와 선교의 단절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직도 지방에 가면 장공에 대한 터무니없는 오해들이 있다"며 "이런 것들을 직시하지 않으면 교단 차원의 행정적·법적 결의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만남을 마무리 하며 예장 통합 부총회장 최기학 목사는 "기장과 예장이 만나 서로 교제하며 지난 100년의 아픔을 씻고 새로운 100년의 지평을 열어갈 수 있는 자리를 허락하신 것에 감사하다"며 "이제 하나되어 민족과 세계로 향하는 거룩한 예수님의 교회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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