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교회, 1세대가 차세대에 리더십 잘 전수해야”

시애틀=김브라이언 기자  seattle@chdaily.com   |  

[인터뷰] 재미 고신 윤대식 신임 총회장

▲재미 고신 윤대식 신임 총회장

▲재미 고신 윤대식 신임 총회장

재미한인예수교장로회(이하 재미 고신)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제32회 총회를 개최하고 신임 총회장으로 윤대식 목사(워싱턴 새비전교회)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윤대식 신임 총회장에게서 재미 고신의 선교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윤 목사는 "재미 고신은 과거부터 오늘까지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감사하고 새로운 비전과 소망을 품고 다시 한 번 헌신을 다짐하고자 한다"며 "개혁주의 신학과 순교신앙을 바탕으로 하나님나라를 위한 위대한 비전을 품고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위대한 헌신으로 전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거 선배들이 우상숭배를 철저히 거부하고 순교하며 하나님을 섬겼던 신앙과 믿음의 길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척박한 환경 가운데 눈물로 세워 온 신앙의 유산을 잘 간직하고, 우리의 영광을 내려놓고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힘써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목사는 또 "언제나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뜻을 구하고 하나님을 향한 경외함과 겸손을 가지고 한 해 동안 재미고신 총회가 나아가길 원한다"며 "사람의 꿈과 비전을 따라서 일하지 않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도록 하겠다"고 했다.

-재미 고신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재미 고신 총회는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의 정통 위에 세워진 세계교회 건설을 꿈꾸던 선배들에 의하여 출발했다. 31년 전 13명의 목사님으로 시작된 재미 고신은 미주 8개 노회 산하 200명이 넘는 목회자와 150여 개 교회가 속해 있다.

재미 고신은 한국 고신의 신학과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훌륭한 믿음의 선배들이 남겨준 고신 신앙의 특별한 유산들이 있다. 고신은 자유 신학에 대응하는 개혁주의 신학을 꾸준히 확립해 왔고, 일제하에서의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신앙의 정절과 생활의 순결을 지키는 경건운동에도 앞장섰다. 더 나아가 교회 정화와 영적 쇄신운동을 통한 개혁주의 교회 건설에 힘써왔다."

-재미 고신의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가오는 세대는 이전보다 더 치열한 영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지금 깊은 영적 침체에 빠져있으며 국가적으로 새로운 법 제정이나 사회 윤리의 변화 속에서 험한 영적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재미 고신은 성경적인 바른 신학을 더욱 굳건히 확립하고 순전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던 신앙의 정통도 계승할 것이다. 또한 생활에서 참된 경건운동을 통해 생활의 순결도 지키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나타내고자 한다. 한 개인과 교회뿐 아니라 교단적으로 올바른 신학과 신앙 계승을 주도하고 앞장서서 재미 고신이 미주에 새로운 영적 변화와 부흥을 이끌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신앙 전수가 미주 한인교회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재미 고신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재미 고신 총회는 창립총회 이후 10년이 지난 1994년 제10회 총회에 차세대 교육 위원회를 조직했다. 제12회 총회에서는 본 교단에서 안수 받은 영어권 목사들을 차세대 교육 위원으로 세웠으며 차세대 교육위원회와 SFC 위원회가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차세대 교육에 힘쓰기로 결의했다. 제18회 총회에서는 영어권 목사 회원을 육성하기로 결의하고, 이때부터 차세대 위원회 주관으로 차세대 콘퍼런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4회 차세대 콘퍼런스를 가졌다.

제20회 총회에서는 상비부에 '영어권부'를 신설하여 영어권 목사, 장로가 제반 영어권 사역을 관장하도록 함으로써 차세대의 모임과 총회적 활동을 독려했다. 앞으로도 총회가 차세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전문 기구를 구성하여 차세대에 대한 연구와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을 세우고자 한다. 무엇보다 차세대 목회자들을 발굴하고 훈련하며, 개혁신앙을 계승할 다음세대의 목회자나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할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재미 고신 총회에서 차세대의 신앙계승 노력은 SFC 운동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재미 SFC는 노회를 기준으로 6개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2개의 동문회가 조직되어 있으며 매년 여름과 겨울에 지역별로 SFC 수련회를 통하여 바른 신앙과 리더십을 전수하려 노력하고 있다. SFC 전국대회는 약 1,000명 가량 모여 1.5세와 2세들에게 개혁주의 신앙을 전수하는 큰 장이 되고 있으며, 개혁주의의 바른 신앙을 전수하며 특히 차세대 지도자들을 발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SFC는 강령을 구체화 할 수 있는 비전과 목표제시, 전담 사역자 양성, 효과적인 조직 재개편, 리더십의 세대교체, 2세들의 영적인 필요를 채우는 다양한 사역,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복음전도 전략, SFC를 통해 장기적으로 2세 리더를 양성하는 정책, 총회 산하 교회들의 협력과 후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진단하고 살펴서 확고한 신앙 전통과 정신 위에 미주 전체 차세대들을 영적으로 깨우는 운동이 되길 희망한다."

▲윤대식 신임 총회장은 “재미 고신은 성경적인 바른 신학을 더욱 굳건히 확립하고 순전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던 신앙의 정통도 계승할 것”이라고 했다.

▲윤대식 신임 총회장은 “재미 고신은 성경적인 바른 신학을 더욱 굳건히 확립하고 순전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던 신앙의 정통도 계승할 것”이라고 했다.

-미주 한인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1세대의 희생적인 헌신으로 이룬 한인교회들이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잘 이어가기 위해서는 2세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1세 지도자들이 차세대 지도자들에게 리더십을 잘 전수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인교회들과 1세 목회자들은 신앙계승과 리더십 전수를 선교적 사명으로 여겨야 한다."

-신앙 계승과 리더십 전수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차세대를 위한 창조적 목회 모델 제공

"1세 교회가 단순히 성장만을 추구하지 않고 세대 간 계승에 모범을 보일 수 있는 목회 모델이 필요하다. 세대간에 함께 교회를 세우며, 신앙을 전수하는 모습, 둘 사이에 탄탄한 관계를 통해 복음의 확장과 신앙의 계승이라는 두 목적을 함께 성취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교회 모델이 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1세대 목회자들은 세대 간 신앙계승에 관한 목회철학을 가지고 목회 현장에서 실현해 냄으로써 2세들에게 좋은 목회 모범도 물려주도록 하면 좋겠다."

적극적인 멘토의 역할

"훌륭한 지도자 뒤에는 항상 좋은 멘토들이 있었듯이 좋은 2세 지도자를 기대한다면 먼저 1세대들이 좋은 멘토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목회의 모범뿐 아니라 관계의 모범, 그리고 의사소통의 모범을 보이면서 자주 격려와 용기와 용기를 줄 필요가 있다. 또한 1세 목회자의 좋은 영성과 목회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함께 꿈꾸고, 함께 보고, 함께 느끼며, 함께 경험할 수 있게 배려해 주어야 한다.

특별히 경험의 공유와 현장에서의 훈련을 통한 지도력 계승이 필요하다. 그리고 리더십의 계승은 후대를 향한 선대의 깨끗한 승인과 수용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즉 깨끗한 위임도 중요하다. 이러한 1세대의 보다 적극적인 멘토의 역할을 통해 한 세대의 건강한 신앙 유산이 다음 세대로 이어져가게 될 것이다."

단계적인 차세대 지도자 양성

"1세대가 2세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하면서도 거기에는 항상 의사소통의 장애가 있다. 그런 점에서 1세는 1.5세에게, 1.5세는 2세에게 지도력을 계승하는 단계적인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5세대는 징검다리 세대(Bridge Making Generation)라 불린다. 이들은 초·중학교는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는 미국에서 교육 받은 세대들로 한국 문화나 전통을 알면서도 미국의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 이들이다. 이들에게도 정신적 갈등과 가치관의 정립 등의 적지 않은 과제가 있긴 하지만 누구보다도 1세와 2세를 잘 연결할 수 있는 세대이다.

얼마 있지 않아 찾아올 이민교회의 지도력 교체시기에 이들의 준비여부에 따라 이민교회 향방이 달라질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세대들이다. 이들은 분명 이민 2세대를 위한 중간자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또한 미국 주류 사회 진입을 위한 발판 세대이다. 그리고 2세들의 멘토의 사명을 소유한 세대이다. 이들은 벌써 이민 1세대들로부터 역할 분담의 요구를 받고 있다. 그렇기에 더 많은 1.5세대 지도자들 양성이 시급하다. 그리고 이들을 위한 리더십 경험의 무대를 마련해 주고 1세대의 삶과 사역의 노하우를 지혜롭게 전수하면서 가능하면 리더십 이양의 시간을 앞당길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차세대의 신앙이나 리더십 전수는 단기간에 성취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다각적인 연구를 통하여 중장기적인 정책을 세우고 그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차세대 목회를 지원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차세대 목회 자료집을 발간하거나, 차세대 목회 개발을 위한 정기적인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해야 한다. 2세 목회 경험을 지닌 사역자와 한인교회들 간 정보교환의 장을 마련해야 하고, 2세들이 본 교단의 목회자가 되도록 발굴하고 후원하기도 해야 한다. 차세대 목회를 준비하거나 현재 참여하는 사람들을 훈련하고 지도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예장 고신 배굉호 총회장(왼쪽)과 재미 고신 윤대식 신임 총회장

▲예장 고신 배굉호 총회장(왼쪽)과 재미 고신 윤대식 신임 총회장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로서 재미 고신의 세계 선교 비전은 무엇인가?

"재미 고신는 개교회 성장 및 부흥과 더불어 미주에 개척교회를 시작했던 선배들의 비전을 계승하여 세계교회 건설을 꿈꾸며 더 많은 교회들을 세워가길 원한다.

한인교회들의 공통적인 과제가 개교회의 성장이지만 선교에 헌신하는 만큼 교회도 성장해 갈 수 있음에 틀림이 없다. 교회를 확장해 가는 길은 지속적인 교회 개척의 노력밖에는 없다. 재미 고신은 장기적인 교회 개척에 대한 전략과 계획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총회와 유럽 총회, 대양주 총회가 힘을 모아 북미와 남미를 비롯해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세계 교회 건설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선교의 확대를 위해 선교 후원과 선교사 관리 시스템 수립을 비롯해 1.5세, 2세들에게 선교의 비전을 심어 그들을 준비된 선교사로 양육할 것이다. 또한 전문 분야에서 은퇴하는 실버 세대들에게 선교의 길을 열어 남은 생애가 더 보람되고 값진 삶이 되도록 기회를 제공하며 세계 복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보수 교단 및 선교 단체와의 협력강화 및 사회 참여

"하나님나라 확대와 세계 선교는 고신의 사명만이 아니다. 세계 교회를 세우기 위해 같은 신학과 신앙을 추구하는 보수 교단과 건전한 선교단체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함께 사역하는 길을 열 것이다. 또한 복음적인 여러 사회 활동과 개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눔을 실천하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을 돌아보는 일에도 더욱 힘쓸 계획이다. 미국의 잘못된 법 제도화에 대한 대응해 이 사회의 어두운 모습들을 밝히고, 변화시키는 빛과 소금의 역할도 감당하고자 한다."

윤대식 목사는 고신대학교와 고려신학대학원, Philadelphia Biblical University Graduate Studies, Biblical Theological Seminary를 졸업했다. 그는 한국에서 부산 연지교회, 서면교회, 부암로교회, 신흥교회, 필라델피아 합동장로교회에서 사역했으며, 델라웨어 사랑의교회를 개척해 11년 동안 목회하다 2009년부터 새비전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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