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원서 전문서점 라비블의 신간 도서들을 소개합니다. 해당 도서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라비블 구입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편집자 주
1. Hidden Christmas: The Surprising Truth Behind the Birth of Christ
저자: Timothy Keller
출판사: Viking Books
한때 서양에서만 기념되던 크리스마스는 이제 전 세계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슬슬 카페들은 캐롤을 틀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연말 분위기와 맞물려 사람들이 괜히 붕 뜨는 기분을 느낀다고 하죠. 또 크리스마스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가볼까"하는 생각이 괜히 들기도 하고, 원래 다니던 사람들도 예수의 탄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 있습니다. 교회에 나와본 적 없는 사람도, 교회에 오래 다닌 사람도 예수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갖는 의미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어쩌면 실제로 성경의 '진술'들은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팀 켈러는 그래서 여태까지 "숨겨져 왔던(Hidden)" 크리스마스에 대해 알려준다고 합니다. 아마 숨겨졌던 의미를 알고 나면 "놀랄 거라고(Surprising)" 말하면서요! 저는 제목을 보고 바로 이번 성탄절에 저희 교회 성도님들 그리고 믿지 않는 친구들과 이 책 얘기를 나눌 생각에 들떴습니다. 그러면 이 책은 어떤 내용일까요?
저자는 크리스마스를 이해하는 것이 곧 복음의 기초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세속화에 가려진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보여줍니다. 캐롤 속에 숨겨져 있던, 원래 의미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버리고, 수많은 캐롤의 근간이 되는 성경이 성탄절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는지 들려줍니다.
켈러는 자신의 설교에서 그러하듯 성경에 나타나는 단어 하나 하나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성경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쉬울 만큼 자세하게 이야기 들려줍니다. 성경에서 개념을 꺼내 세상의 맥락에서 어떤 의의를 띠는지 알려주지요. 딱딱할 수 있는 복음을 이야기 속에서 그리고 편안한 어조로 성탄절의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에 맞게 들려줍니다.
저자는 성경이 다루는 빛과 어두움을 비교하기도 하고, 진정한 의미의 '왕'은 무엇인지 설명하기도 하고, 마리아나 목동들의 믿음에 대해 다루기도 합니다. 맨 마지막 장에서는 '구원'에 대해서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책은 얇고 가벼우며 저렴합니다. 영어는 간단하면서 세련됩니다. 올해는 작년에 했던 성탄절 설교를 반복하고 싶지 않으신 분, '크리스마스 스피릿'에 매료된 불신자 친구를 둔 분, 그리고 성탄절에 대해 가볍지만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2. Why the Reformation Still Matters
저자: Michael Reeves | Tim Chester
출판사: Crossway Books
마이클 리브스와 팀 체스터 모두 한국인 독자에게 아주 익숙한 이름입니다. 굳이 어떤 책을 썼는지 언급하지 않아도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유명하고 뛰어난 분들이고, 자신이 속한 교단이나 단체 외에서 많은 인정과 존중을 받는 분들이지만, 솔직히 제목을 보고 조금 의심이 들었습니다. 개혁주의자들이 자주 받는 비판이 바로 "자기 잘난 맛에 산다"는 것일텐데, 제목을 보면 꼭 종교개혁의 아름다움을 찬양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저도 평소에 두 분의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지만, 괜히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추천사가 적혀있는 첫 페이지를 보는 순간 의심의 구름이 걷혔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세미너리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시는 마이클 호튼 교수님의 추천사에 바로 이렇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역사신학(Historical Theology)과 열정적인 성경 주해를 풍성하게 엮어내는 논의는 쉽게 찾을 수 없다. 이 책은 종교개혁의 핵심 주장에 대한 따듯하고 목회적이며 정확한 변호라고 할 수 있다."
저는 책을 읽으며 두 저자가 저 작업을 깔끔하게 해냈다고 느꼈습니다. "종교개혁은 무조건 옳아요!"가 아니라, 정말 종교개혁의 배경이 되는 신학이 성경을 어떤 방식으로 읽고 어떻게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석했는지 너무나 깔끔하게 보여줍니다. 리브스와 체스터의 특징에 걸맞게, 학문적인 엄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포인트를 딱딱 짚어주시지요!
두 저자는 칼빈의 주석들과 <기독교 강요>, 그리고 루터의 여러 저서들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지만, 동시에 다른 신학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그러면서 앞서 호튼이 소개한 것처럼, 성경이 각 주제에 대해 어떻게 다루는지 설명합니다.
이 책은 '칭의란 무엇인가, 성경은 어떤 책인가, 죄와 은혜는 무엇이고, 십자가의 신학이란 무엇인가, 그리스도와 연합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성령이란 무엇인가, 성례의 역할은 어떻게 되는가, 교회란 무엇인가, 일상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에게 기쁨과 영광은 무엇인가'에 대해 다룹니다.
이렇게 보면 매우 딱딱해 보이는데,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질문에 대해 답을 달아줍니다. 우리는 어떻게 구원을 받는가?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말씀하시는가?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떻게 떡과 포도주를 취해야 하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교개혁은 오늘날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 논의합니다.
이 책은 종교개혁의 신학에 대해 잘 아는 사람에게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 같습니다. 동시에 개신교인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개신교 신학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실질적 영향을 미쳐야 하는지, 그리고 미치는지에 대한 목회적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에게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3. LHBOTS (JSOTSup) 596: First-Degree Incest and the Hebrew Bible: Sex in the Family
저자: Johanna Stiebert
출판사: Bloomsbury T&T Clark
금년에 출판된 이 책은 히브리 성경(구약)에 나타난 가족간의 성(性)관계, 특히 '제1급 관계'로서 부모와 자녀 간, 형제자매 간의 성관계 문제를 집중 취급하고 있다.
소위 '근친상간'의 문제는 비단 구약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인할 수 없는 인간의 문제이다. 이 문제를 내놓고 공론화하고 공개적으로 논의 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저자는 그러나 구약성경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만나게 되며, 이 문제를 지나칠 수 없다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근친상간'은 금기시되고, 대체로 범죄로 취급된다. 그러나 저자가 연구한 바로는 구약(히브리 성경)에서 근친상간 관계에 대한 기록은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아, 하나의 일치된 견해를 도출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레위기 18장과 20장에 기록된 근친상간 관계금지는 '실정법'이 아니라, 가장의 권위와 통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레위기가 제시하는 '근친상간' 목록은 무조건 범죄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과연 정말 그럴까? 히브리 성경은 제1급 성관계를 명쾌하게 정리하지 않는다(198쪽). 심지어 형제자매 간의 성관계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는 것도 일관성이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와 딸의 상간 관계나 가족 구성원 안에서 '제1급 성관계'를 인정하는 표시도 없다.
어찌됐든 오늘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서도 '근친상간' 문제는 내재하고 있다. 동성애 문제뿐 아니라 '근친상간' 문제도 관심을 가지고 논의할 때가 됐다.
4. LNTS (JSNTSup) 548: Characters and Characterization in Luke-Acts
저자: Frank(ed) Dicken
출판사: Bloomsbury T&T Clark
최근 신약학자들은 성서 본문의 문학적 특성과 그 기능에 대한 연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심화되는 가운데, 여러 학자들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그러한 점을 찾아낸 결과들을 집대성한 전문서가 참신성과 학문성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지고 있는 Bloomsbury T. & T. Clark에서 올 해 출판됐다.
'Characters and Characterization in Luke-Acts'라는 제목이 보여주듯, 책은 누가복음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에 대한 연구와,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나 전승 저자들이 등장인물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그리고 있는지 연구한 결과를 한데 묶은 선도적 전문서이다. 특히 문학비평 서사비평 독자반응비평 등의 방법이 등장한 후 진전되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귀한 내용들을 편집한 Frank E. Dicken과 Julia A. Snyder는 미국 링컨기독교대학 조교수와 독일 레겐스부르그 대학 신약성서와 초기기독교 연구자로 재직하고 있으며, 해석학적 통찰력과 방법론적 창의성이라는 기준에 따라 게재 여부를 결정했다고 밝힌다.
게재된 논문들의 내용을 개괄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누가복음 7장 36-50절에 나오는 예수에게 기름을 부은 여인의 이야기가 내포 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표현의 틈을 메꿔 나가고 임시적인 결론에 이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지, 그리고 세리 레위의 식탁모임(눅 5:29-39)이 어떻게 독자들에게 '의도적인 기능'을 하여 이어지는 부분과 독특한 제자도를 이해하게 하는지, 가브리엘과 사가랴와의 만남(눅 1:8-20)이 어떻게 예수의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질문으로 이어지게 하는지, 탕자의 비유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등에 관해 논하고 있다.
또 누가복음의 여성묘사에서 접촉과 감정의 기능이 무엇인지,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 부자 청년의 비유, 삭개오의 비유에 나타난 누가복음 기자의 경제윤리에 대한 고찰과 같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책 뒷부분에서는 예수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어떤 특징들을 공유하는지, 사도 바울이 고난에 직면한 구원의 증언자로서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어떻게 바울과 베드로가 그리스-로마의 역사와 문헌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비교될 수 있는지, 사도 야고보가 시므온이라는 인물을 사도행전 15장 14절에서 언급하는데, 그와 시몬 베드로나 누가복음 2장에 언급된 시므온과의 문학적 관계성이 무엇인지도 설명한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책은 가장 최근의 관점에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이해하고 해석하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필독서(A Must Read)라고 할 수 있다.
글: 하늘샘(1-2번) / 김중은 교수(3번) / 최재덕 교수(4번)
문의: www.labible.co.k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labible199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