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인구 지난 10년 사이 정말 더 많아졌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옥성득 교수 “2005년 통계 오류 가능성… 실상은 정체” 분석

▲통계청 발표 종교인구 현황.

▲통계청 발표 종교인구 현황.

'기독교 인구 123만 명 증가' 결과가 나온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종교 부문 발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옥성득 교수(UCLA 한국기독교학 부교수)가 "기독교 인구 증가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10년 전인 1995년에 비해 기독교(개신교) 인구가 14만여 명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던 2005년 조사에 오류가 있었고, 그 오류를 수정할 경우 2015년의 결과는 사실 ‘증가’로 해석되기보다 ‘완만한 증가세’ 또는 ‘정체’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결과에서 지난 10년간 불교 인구는 300만여 명이 급감했고 천주교 인구는 115만여 명이 감소했다.

옥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비종교인이 증가했다는 면에서는 유럽이나 미국과 동일한 추세이나, 한국의 3대 종교(기독교·불교·천주교)는 전혀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통계 발표에 대해 "의외의 결과"라고 밝혔다.

▲갤럽이 매년 조사하는 종교인구 통계. 기독교(빨간색)는 완만한 증가 내지 정체, 불교(연두색)는 감소, 천주교(파랑색)는 증가 후 정체 현상이 뚜렷하다. ⓒ옥성득 교수 블로그 캡처

▲갤럽이 매년 조사하는 종교인구 통계. 기독교(빨간색)는 완만한 증가 내지 정체, 불교(연두색)는 감소, 천주교(파랑색)는 증가 후 정체 현상이 뚜렷하다. ⓒ옥성득 교수 블로그 캡처

먼저 그는 "정부 통계의 급격한 변동수치는 매년 갤럽의 조사 결과와는 사뭇 다르고, 특히 2005년 통계청의 전수조사 결과는 다른 여러 조사, 그리고 2015년 결과와 많은 차이가 난다"며 "갤럽은 거의 매년 1,500명 정도의 표본으로 종교인구를 조사하고 있는데, 1995년에서 2005년, 2015년 사이 추이를 보면 불교는 성장 후 감소, 개신교와 천주교는 정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한국종합사회조사 통계에서도 그 결과는 비슷하다. 2005년 전후 기독교는 약간 감소했지만 천주교 역시 급성장하지는 않았고, 불교는 감소 추세라는 것.

옥 교수는 천주교 자체 통계도 인용했다. 그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매년 발표하는 지난 10년 간의 공식 통계는 매년 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나, 많은 냉담자 수를 고려해 허수를 제외할 경우 다른 여론조사들처럼 최근 몇 년간 감소 추세에 있다는 것이 실제 양상이라 생각한다"며 "즉 천주교가 현재 인구의 11%에 육박하는 것이 아니라 7% 수준이라는 것이고, 지난 10년간 급격한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 통계와 다른 양상"이라고 했다.

▲2005년 ‘문제의 항목’. ⓒ옥성득 교수 블로그 캡처

▲2005년 ‘문제의 항목’. ⓒ옥성득 교수 블로그 캡처

특히 지난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설문항 오류와 변동'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1985년 조사에서는 '2번 기독교, 3번 천주교'로 돼 있고 1995년에는 '2번 개신교(기독교), 3번 천주교'로 돼 있었으나, 2005년 조사에서는 '종교가 있다'는 범주 아래 눈이 가는 3번에 기독교(천주교)로 하여, 천주교를 포함한 기독교인일 경우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며 "2번 항의 '기독교(개신교)'는 '종교 없음' 아래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했다.

결론으로 옥성득 교수는 "이상의 여러 조사와 통계를 종합할 때 2005년 정부의 천주교인 통계는 과장됐다고 볼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약 50-100만 명의 기독교(개신교)인들이 '기독교(천주교)' 항에 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옥성득 교수가 자신의 해석을 바탕으로 2005년 수치를 수정한 그래프. ⓒ옥성득 교수 블로그 캡처

▲옥성득 교수가 자신의 해석을 바탕으로 2005년 수치를 수정한 그래프. ⓒ옥성득 교수 블로그 캡처

또 "심지어 약 100만 명의 냉담자를 포함한 천주교 통계도 2005년 교인 수를 466만여 명으로 잡고 있는데 정부 통계는 502만여 명이 나와 40만여 명이나 많이 나왔다"며 "따라서 2005년 정부 통계 천주교인 502만 명에서 적게는 40만, 많게는 100만 명을 기독교(개신교)로 보내 계산하면 기독교는 851만→943만→968만, 천주교는 289만→402만→389만으로 조정된다"고 했다.

이 밖에 이번 통계 결과가 이른바 ‘가나안 현상’과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교회에서 실제 체감하는 것과 달리 지난 10년 사이 기독교 인구가 증가했다는 것은, 기독교 신앙은 갖게 됐으나 교회는 나가려 하지 않는 이들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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