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 등탑, 남북 함께하는 ‘평화와 통일’의 등탑으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통일부 앞에서 진보-보수 교계 공동 기자회견

▲애기봉 등탑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대웅 기자

▲애기봉 등탑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대웅 기자

최전방 애기봉 성탄트리를 남과 북이 동시에 설치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주장은 이른바 진보와 보수가 함께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애기봉 성탄트리는 1954년부터 매년 성탄 전후로 점등돼 왔으나, 북한의 '대북 심리전' 주장 등으로 50년 만인 지난 2004년 노무현 정권 때부터 점등이 중단됐다. 그러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간 갈등이 커지면서 다시 점등됐다. 이후에는 2차례 점등이 성공하고 4차례 실패했다.

기독당(대표 박두식 목사)은 소위 '진보'로 분류되는 민통선평화교회(담임 이적 목사)와 애기봉등탑 및 전단살포반대공동대책위원회 등과 함께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애기봉 성탄트리 분쟁을 종식하고 남과 북 평화와 통일의 등탑 동시 설치를 제안한다'는 공동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번 동시점등은 기독당 측에서 민통선평화교회 등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우리는 애기봉 등탑을 남남갈등과 남북갈등 등 민족 분쟁의 등탑이 아닌, 남북 화합의 등탑으로 견인시켜 나가자는 큰 틀에서 올해도 양 단체가 합의하게 됐다"며 "남북 등탑 건립 비용은 남북 공히 민간 기금을 조성해 사용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우리는 남북 종교인과 민간단체로 구성된 '(가칭) 평화와 상생의 남북 평화와 통일의 등탑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분쟁의 씨앗이 됐던 통일 등탑을 남북 공동으로 설치해 매년 12월과 송년을 '평화와 통일 기원의 장'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남북 당국에 제안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통일부 당국에 제안서를 전달했다.

기독당 박두식 대표는 "평화의 등탑 점등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수용된다면, 분단 이후 민족 최대의 통일 잔치가 될 것"이라며 "애기봉이 더 이상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23일 애기봉 전망대에서 '남북통일 등탑 동시점등을 염원하는 애기봉 평화통일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남북 동시 점등이 실현 가능하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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