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재단이사회 파행으로 관선이사 파송 위기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교육부 지침인 ‘27일까지 후임이사 선출’ 끝내 못지켜

▲김영우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최근 시위를 벌인 총신대 총학생회가 당시 SNS에 게시한 사진. ⓒ페이스북

▲김영우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최근 시위를 벌인 총신대 총학생회가 당시 SNS에 게시한 사진. ⓒ페이스북

총신대학교가 임시이사(관선이사)에 의해 운영될 위기에 처했다. 임시이사는 법인 이사의 결원 등으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법원이 임시로 선임하는 이사다. 종교사학인 총신대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총신대 재단이사회(이사장 직무대행 안명환 목사)는 지난 2014년, 그 소속 교단인 예장 합동(총장 김선규 목사) 제99회 총회 이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당시 총회는 총신대 재단이사들의 임기를 최대 8년으로 제한하고 이를 정관에 반영할 것을 결의했다.

그러나 당시 재단이사장이었던 김영우 현 총신대 총장이 이에 맞서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이 문제가 총회와 총신대 재단이사회 측 사이의 갈등으로 번지면서 지금까지 그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 동안 총신대는 제대로 학교 운영을 할 수 없었다.

현재 이사들도 이미 임기가 만료된 이들이다. 다만 후임이사를 뽑지 못해 긴급처리권을 행사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교육부는 한 시라도 빨리 후임이사를 선임해 학교를 정상화 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세 번에 걸쳐 이런 내용의 통지문을 학교 측에 보냈다. 사실상의 경고문이다.

최근 보낸 3차 통지문에선 12월 27일까지 후임이사를 뽑지 않을 경우 임시이사를 파송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에 총신대 재단이사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소집했으나 총 15명의 이사들 중 7명만이 모여 개회를 위한 과반인 8명을 채우지 못했다. 교육부의 지침을 따를 수 없게 된 셈이다.

일단 이사회 측은 교육부에 기한 연장을 요청할 방침이다. 22일 개회를 못한 것도, 오지 못한 이사들의 건강 문제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이사회 측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칙적으론 27일까지 후임이사를 선임하지 못하면, 법에 따라 청문을 거쳐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을 내릴 수 있고, 임시이사를 파송하게 된다"고 했다.

여기서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은 임원(이사) 간 분쟁 등으로 학교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하는 등 사립학교법(제20조의 2)이 정한 사유에 해당할 경우, 그 책임을 물어 해당 임원의 취임승인을 취소하는 것으로, 이 처분을 받은 자는 그로부터 5년 간 학교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러나 "27일을 넘기고 행정적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그 사이에 학교 측이 후임이사를 선출하면 관련 절차는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더라도 학교측이 단순히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것만으로는 그 수용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교육부 관계자의 말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2년 가까이 총신대 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기다려 왔다"며 "후임이사 선출 등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단순 기한 연장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총신대가 종교사학이라는 점을 고려해 일반 대학에 비해 많은 시간을 줬다"면서 "그럼에도 법인이 파행적으로 운영되면, 정상적인 학사운영 역시 보장할 수 없는 것 아니냐. 우리로선 학생들이 우선"이라고 했다.

현재 학내에선 교수 일부와 학생들이 김영우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교단 내에서도 "김영우 목사가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라리 임시이사 파송으로 총신대가 교단 정치권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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