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핫’했던 미국 최고 신학자의 이 책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나의 아이> 등 크리스천투데이 선정 '2016 올해의 책 10'

▲올해의 책 10권. ⓒ이대웅 기자

▲올해의 책 10권. ⓒ이대웅 기자

본지는 '책 읽는 그리스도인' 확산을 위해 매년 '올해의 책 10選'을 선정하고 있다. 3년째를 맞은 올해는 출판사·저자·서점인·평론가·독자 등 출판 관계자 36명에게 각 5권씩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 출판사 관계자나 저자들에게는 자사(自社) 책을 1권씩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대상은 2015년 12월에서 2016년 11월 출간도서이다. 5표 이상을 획득한 9권과 본지에서 선정한 1권까지, 총 10권을 소개한다.

선정된 '올해의 책' 10권의 저자는 국내 5명과 해외 5명이었고, '벽돌책'부터 '소책자(?)'까지 다양했다. 종류별로는 성경 관련 2권, 역사 1권, 자서전 1권, 교회 1권, 기도 1권, 회개 1권, 여성 1권, 결혼 1권, 인문 1권 등이다. 10권의 책 가격은 38,000원에서부터 6,000원까지 폭이 넓다. 여성 저자가 국내·해외 1명씩뿐인 점은 아쉽다.

'올해의 책'에는 지나치게 학문적인 도서들보다는 누구나 읽을 수 있으면서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에 꼭 필요한 내용들을 담은 도서들이 골고루 뽑혀, 올해 기독 출판계의 특징을 짐작케 했다. 국내 저자들의 경우 목회자·신학자 1명씩을 제외하면 3명이 작가(강사)·만화가·사진가인 점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도서는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회고록' <한나의 아이(IVP)>로, 11명이 추천했다. '이 책은 많은 분들이 추천할 테니 다른 책을 추천하겠다'는 경우도 있었음을 감안하면, '올해 가장 핫(hot)했던 도서'라 할 수 있다. <마가복음 뒷조사(새물결플러스)>는 8명의 추천으로 뒤를 이었는데, 같은 출판사의 <마태복음 뒷조사>까지 합하면 10명의 응원을 받았다. <결혼을 배우다(토기장이)>는 7명으로 뒤를 이었다.

10권 외에 다득표를 얻은 도서들도 말미에 소개하며, 주요 추천인들이 고른 책과 '한 줄 평'은 별도 게재할 예정이다. 이 '선택'은 물론 다른 도서들을 '배제'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올 한 해 기독 출판계의 '분투'에 박수를 보내며, 2017년에는 더 많은 양서들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최고 신학자'가 풀어낸 '정답 없는 삶'

한나의 아이
스탠리 하우어워스 | 홍종락 역 | IVP | 544쪽 | 25,000원

저자가 책에서 즐겨 쓰는 표현대로 하자면, '이 책이 많은 추천을 얻은 이유를 나는 모르겠다'. 추측컨대 늘 그리스도라는 '유일한 정답'에 대한 확신을 품고 살아가기를 요구받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미국 최고의 신학자'가 안내하는 '정답 없는 삶'이라는 새로운 지평 덕분이 아닐까.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나 청소년 시절 건축 현장에서 '조적공'으로 지냈던 일부터 시작해 가족, 공부, 교직, 교회 등 다양한 삶의 궤적 속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하다. 끊임없이 다른 이들과 겪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탐구해 온 신학이 오롯이 드러난다.

가볍지만 묵직... '성경 만화'의 변신

마가복음 뒷조사
김민석 | 새물결플러스 | 214쪽 | 12,000원

성경 내용을 충실히 전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던 '성경 만화'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꾼 작품이다. 만화라서 부담 없이 금방 읽을 수 있지만,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이 '잘 몰랐던' 신학적 내용들을 잘 녹여냈다. 그래서 한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읽으며 곱씹어야 한다.

기독교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판 검사'가 복음서의 허구성을 입증하기 위해 예수가 예루살렘 성에 들어갈 때 탔던 나귀의 후손 '하몰'을 취조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최신 신약신학 논의들을 반영해 복음서와 예수의 역사성을 적극 변증한다. 후속 <마태복음 뒷조사>도 같은 형식이다.

'교훈과 정보' 대신 '따뜻하게 나누다'

결혼을 배우다
이요셉 | 토기장이 | 272쪽 | 14,000원

저자의 말처럼 '더딘 걸음을 걸으며 주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순종한 기록들'이었기에,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대부분의 결혼 관련 도서들이 '교훈'이나 '정보'를 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만, 이 책은 '나눔'을 위해 쓰였기에 관련 서적 특유의 '거부감'이 들지 않는 '선물꾸러미' 같다.

결혼을 두려워하던 저자가 사랑에 빠져 결혼한 이야기부터, 결혼 후 의심하고 갈등했던 모습까지 솔직하게 공개하면서 단편적인 답을 제시하기보다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마지막에는 기독 청년들이 흔히 갖는 관련 질문들에 구체적으로 답한다. 곳곳에 들어간 사진들은 기분을 좋게 한다.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아십니까?

특강 종교개혁사
황희상 | 흑곰북스 | 400쪽 | 25,000원

종교개혁사 중 그간 출간된 도서들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오늘날 장로교회의 다양한 제도와 교리의 토대가 된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다루고 있다. 그간 저작들처럼 초·중학생들과 새신자들까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총회 실제 회의록을 정밀히 분석한 후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엮었다.

장로교회는 한국교회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종교개혁은 '루터와 칼빈'만을 외쳐왔던 점을 감안할 때, '참 반가운 시도'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인 내년, 한국 각 교회에서 함께 공부할 만한 '교과서'. 요즘 교과서는 이렇게 '공부할 맛' 나게 나온다고 한다.

'여성'으로서의 신학과 삶을 말하다

여성이 만난 하나님
강호숙 | 넥서스CROSS | 276쪽 | 13,000원

대부분 교회의 절반 이상이 여성 성도들이지만, 교회는 철저히 '남성 중심적'이다. 여성에게 목사안수를 주지 않는 교단에서 '여성 신학자'로 살아온 저자는 그간 교회에서 감히 말하지 못한 여성의 실존적 필요나 신앙적 질문들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며 '공감하고 위로하기 위해' 책을 썼다.

올해는 사회적으로도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등으로 아직도 존재하는 '여성 차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여성이라서'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았던 저자는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남여 간 '균형'을 맞출 필요가 한다고 권면한다. 무엇보다 각 교회와 교단의 남성 지도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회개하라", 우리에게 가장 기쁜 소식

회개를 사랑할 수 있을까
이정규 | 좋은씨앗 | 120쪽 | 6,000원

예수께서 복음을 전하시며 하셨던 첫 외침이 '회개'이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회개'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평양대부흥 등 역사 속 대부흥들도 성도들의 진실한 '회개'로부터 시작됐지만, 그만큼 쉬운 것이 아니다. 저자는 신앙인들이 쉽게 오해하는 '회개'와 '속죄'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회개란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삶'임을 밝히 드러내고 있다.

저자의 목적은 회개를 단순히 교리적으로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기에, '회개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이라도 매일 회개하고 자신을 돌이키며 살아가기를 권한다"며 회개의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복음·도시·운동, 교회의 '신학적 비전'

팀 켈러의 센터처치
팀 켈러 | 오종향 역 | 두란노 | 800쪽 | 38,000원

서문만 읽어도 가슴이 뛰는 책이다. 슬럼화돼 가는 대도시 한복판에서 목회하면서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저자는 자신의 30년 간의 목회 경험을 이 책에 쏟아부었다. 저자는 교리적 신념보다 실천적이고, 방법론보다는 훨씬 신학적인 그 무언가를 '신학적 비전'이라 부르고 있다.

절대 진리가 사라진 포스트모더니즘의 토대 위에 교회를 세워야 하는 현대 목회자들을 위해, 저자는 복음·도시·운동이라는 '신학적 비전'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우리 시대와 장소에 소통할 수 있게 됨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핫한 저자'답게, <팀 켈러의 설교>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성경적 기도 넘어, 성경으로 기도하기

오늘부터, 다시, 기도
도널드 휘트니 | 김기철 역 | 복있는사람 | 144쪽 | 10,000원

'실천적 기도 안내서'라는 부제처럼 그리스도인들이 기도할 때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을 쪽집게처럼 지적한 다음,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저자의 길지 않은 분량의 책인데도, 이례적으로 출간 즉시 많은 이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 등 화제를 모았다.

많은 기도서들이 '공감'에는 성공했지만 '해결'에는 공감만큼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 책에는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처방전'이 존재한다는 점이 그 비결로 보인다. 판에 박힌 기도를 바꿀 비장의 무기는 '성경 구절', 특히 시편으로 기도하기이다. '기도 생활'을 정말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창조-아브라함-시내-왕정-포로-성전 시대

구약을 읽다
캐롤 카민스키 | 이대은 옮김 | 죠이북스 | 408쪽 | 38,000원

"구약을 전체적으로 쉽게, 신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책(이상갑 목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든콘웰신학교 교수인 저자가 구약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여 년간 연구해 내놓은 구약 개관서로, 우리와 무관한 것처럼 여겨지는 구약을 연대표와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해 이해를 돕는다.

표지에 있는 '구약 연대표'와, 이모티콘에 간단한 설명을 곁들인 '구약 신학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주제'만으로도 구약 역사가 정리된다. CASKET(무덤)이라는 단어로 구약의 여섯 시대를, EMPTY(빈)이라는 단어로 신약을 각각 설명하면서 성경의 정점이 예수의 '빈 무덤'이라고 강조한다.

신앙과 이성의 이분법을 넘어서

구약성서로 철학하기
요람 하조니 | 김구원 역 | 홍성사 | 436쪽 | 33,000원

'하나님 말씀'이라는 틀은 매우 중요하지만, 때로는 우리의 사고를 제한하기도 한다. 저명 유대인 성서학자인 저자는 성경을 '계시'로만 읽는 것이 구약성경 해석에 결정적 방해 요소라고 주장하면서, 이스라엘 선지자들의 시각에서 구약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주장하고 있다.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지만, 기독교 일부에서는 인문학을 인본주의와 동일시하며 '불온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신앙과 이성'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철학을 통해 구약의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며 다소 파격적 내용을 포함해 제시하고 있다.

◈기타 다득표 도서들(8권)

마틴 로이드존스 이후 설교에 관한 최고의 책

팀 켈러의 설교
팀 켈러 | 채경락 역 | 두란노 | 380쪽 | 20,000원

그 시대 보여주면서 성경 읽는 관점 넓히다

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
케네스 E. 베일리 | 박규태 역 | 688쪽 | 33,000원

종말론에 쉽게 미혹당하는 한국교회에 유익

NIGTC 요한계시록(상·하)
그레고리 K. 비일 | 오광만 역 | 1,020·1,040쪽 | 각 권 50,000원

머리 아닌 오장육부로, 교리 아닌 예배로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
제임스 스미스 | 박세혁 역 | IVP | 362쪽 | 17,000원

믿음의 사람답게 죽음을 대면하고 싶다면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김영봉 | IVP | 236쪽 | 11,000원

제도화된 한국 기독교의 왜곡된 정치 참여

한국 기독교 흑역사
강성호 | 짓다 | 312쪽 | 15,000원

루터의 다양한 경험, 현재 성도에게는 도전

루터, 루터를 말하다
헤르만 J. 셀더하위스 | 신호섭 역 | 세움북스 | 512쪽 | 25,000원

따뜻하고 은혜로우며 중요한 교리, 삼위일체

선하신 하나님
마이클 리브스 | 장호준 | 복있는사람 | 210쪽 | 12,000원

◈기타 복수 추천 도서들(출판사 가나다순)

온전한 성화(국제제자훈련원, 고든 스미스)

오늘 살 힘(규장, 이찬수)

당신은 하나님을 오해하고 있습니다(규장, 유석경)

나의 끝, 예수의 시작(카일 아이들먼, 두란노)

디트리히 본회퍼 대표작 세트(복있는사람, 디트리히 본회퍼, 3권)

바울의 기도(복있는사람, D. A. 카슨)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비아,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

다시 쓰는 초대 한국교회사(새물결플러스, 옥성득)

마태복음 뒷조사(새물결플러스, 김영화)

신학공부, 나는 이렇게 해왔다(김남준, 생명의말씀사)

성경과 편견(성서유니온, 랜돌프 리처즈·브랜든 오브라이언)

성령과 신앙(성서유니온, 잭 레비슨)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 이야기(IVP, 엘리자베스 오코너)

영성의 깊은 샘(IVP, 제럴드 싯처)

윤영훈의 명곡묵상(IVP, 윤영훈)

어둠 속을 걷는 법(포이에마,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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