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크리스천투데이 특집, 성경적 결혼관]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께서는 아담이 혼자 있을 때, 여자를 그에게로 이끌고 오셨다. 그리고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4)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결혼의 세 가지 중요한 원리를 알려주고 있다. 첫째, 떠남(남자가 부모를 떠나), 둘째, 연합(그의 아내와 합하여), 셋째, 하나됨(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이다.
첫째,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부모의 슬하에서 떠남으로 시작된다. 행복한 결혼은 결혼 후에 부모를 존중하되,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 얼마나 독립된 가정으로 세워지느냐에 달려 있다. 부모에게서 떠나는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인 아이와 같은 부부생활을 하게 된다. 성숙한 인격이란 부모에게서 떠나 얼마나 독립적으로 되었는가와 사는가가 관건이다.
어떤 딸은 아버지가 외도를 한 경험을 가진 가정에서 자라났다. 이 딸이 부모의 상처에서 떠나지 않으면 새로운 결혼생활을 시작하기 어렵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영향을 받은 부정적인 기억이,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부모에게서 떠난다는 것이 부모를 버리거나 부모의 가슴에 배신과 거절의 상처를 준다는 것이 아니다.
결혼을 한 남녀는 “부모의 입장에서 자신의 배우자를 보는 시각”을 버리고, “배우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부모를 보는 시각”으로 바뀌어야 한다. 부모의 생각과 행동보다는 배우자의 의견을 중요시하여, 부모를 의존하는 습관에서 떠나야 한다. 우리나라 전통적 가족 제도는 효를 기본으로 부자관계를 우선시하여, 부모의 의사를 자신의 의사보다 우선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이것은 부부관계를 수평관계가 아닌 수직관계로 여기기 때문에, 부부 간의 상호 인격존중과는 거리가 먼, 낡은 관습이다. 전통적 가족제도는 결혼을 떠남에서 출발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종속을 영구화한다.
둘째,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연합하는 것이다. 부모에게서 떠남의 다음 단계로, 남녀가 서로 간에 직접적인 관계를 성립시키는 것이다. 남녀 간의 연합은 단순히 본능적인 끌림만이 아니라 감정과 이성, 의지적 서약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연합의 원칙은 서로 간의 전적인, 취소할 수 없는 위탁의 의미를 내포한다.
오늘날의 세태와는 다르게 연합이라는 원리는 영속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수평적인 언약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절대적 언약이다. 하나님의 언약의 의미는, 언약을 파기할 때에는 짐승을 반으로 갈라놓고 제사를 드리는 것과 같이, 서로에게 이러한 죽음을 선고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병들 때나 부할 때나 가난할 때나 어떠한 일이 일어나든지 서로에게 충성하겠다는 공적인 약속이다. 그러므로 결혼생활에 문제가 생길 때 하나님 앞에 도우심을 구하며, 서로 회피하지 않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연합된 모습이다.
셋째,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남녀가 결혼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한 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창조적인 만남을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하나가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나가 되는 것은 영적이며 정서적일 뿐만 아니라 육체적이다. 육체적인 한 몸은 영적·정서적으로 하나된 만큼 가능하다. 정신적 연합 없이 단순히 육체적인 한 몸이 되는 것은 병든 관계이다.
진정한 하나됨을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랑하고 순종할 것이 요구된다. 부부가 하나되면 삶의 많은 영역에서 친밀함으로 연결된다. 마치 두 개의 심장이 하나가 되는 것과 같다. 현대의 결혼이 자기만족이 중심이 되는 이기주의적 행태를 볼 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성경의 고전적인 결혼의 원리를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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