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욱의 갓데이트]
[크리스천투데이 2017 웨딩 & 결혼정보 특집] 연애의 기술 (마음만은 프로!)
얼마 전 30대 초반의 한 자매가 상담을 의뢰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믿음의 형제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앙이 좋다는 형제를 만나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더군요. 인격이 덜 된 형제를 신앙 때문에 애써 만나야 하는지 고민스럽습니다. 얼마 전 신앙인은 아니지만 인성 좋은 형제가 있다며 친구가 소개팅을 해 보라 하는데 예전과 달리 흔들리더군요. 소개팅을 하는 게 맞는지 고민됩니다.”
이성교제를 하는데 있어 신앙과 인성 중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요즘은 여성들이 남성을 볼 때 성격이나 매너를 중요시하는데, 교회도 그 영향을 받는 것 같다. 하지만 기독 청년이라면 이성을 만날 때 쉽게 간과하면 안 되는 점이 있다. 바로 상대방의 신앙 유무다.
이성교제가 꼭 결혼을 전제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좋은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결혼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배우자’를 글자 그대로 서로 ‘배울 수 있는 사람’이라 정의한다. 즉 ‘당신을 본받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사람이 ‘좋은 배우자’인 것이다.
또 배우자는 ‘또 다른 나’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하와를 아담의 갈빗대로 만들었다. 흙이 아닌 아담의 갈빗대로 만든 건 아담과 하와가 한 몸이란 걸 의미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배우자는 ‘내가 아니지만 나와 닮은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일까. ‘살아계신 하나님의 자녀’다. 이것이 기독 청년이 ‘또 다른 나’인 배우자를 하나님의 자녀로 맞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신앙인과 인격이 좋은 사람 중 누구를 만나야 하느냐’는 질문은 ‘신앙인과 종교인을 어떻게 구별하나’란 질문으로 바꿔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신앙인은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사람으로 인격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교회에서 대인관계 안 좋은 청년은 대체 뭔가요? 신앙인이 맞을까요?” 만일 해당 청년이 예수님을 닮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배우자를 찾는 데 있어 현재의 부족한 인격 대신 예수님을 닮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지를 주목해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예수님을 닮으려는 노력도 없이 화를 잘 내는 교회 다니는 지체는 어떻게 봐야 할까. 아마도 이들은 신앙인보다는 종교인에 가까울 것이다. 그저 교회를 ‘다니는’ 사람 말이다. 우리도 인격 성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들처럼 종교인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형욱(갓데이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