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도 박사, 기독교학술원 월례 발표회서 고찰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61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찰스 피니의 성령론'을 주제로 7일 오후 서울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는 원장 김영한 박사의 개회사 후 배정도 박사(창성교회 담임)의 발표, 이어 유창형(칼빈대)·이도영(서울성경신대) 교수의 논평, 토론 및 차영배 박사(전 총신대 총장)의 종합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찰스 피니의 성령론'을 제목으로 발표한 배정도 박사는 "피니는 미국의 교회 역사와 부흥운동에 있어서 조나단 에드워즈와 더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1차 대각성 운동의 중심이 에드워즈였다면 2차 대각성의 중심은 찰스 피니였다"고 했다.
이어 찰스 피니의 성령론의 특징에 대해 그는 "피니에게서 중생과 성령세례는 거의 동시적"이라며 "순서상으로는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중생의 체험이 먼저고 나중에 성령세례를 경험하지만 이것은 한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논리적 순서로는 중생이 먼저이나 거의 동시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배 박사는 또 "피니에게 있어서 성령의 권능이란 기적적인 역사나 은사보다 말씀의 능력, 복음의 능력을 통한 성령 안에서의 회심 사건으로 나타난다"며 "피니는 성령체험 이후 그에게 사라지지 않는 인상이 한 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복음을 전하는 자로 부르셨다는 것이며, 그것도 즉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특히 "찰스 피니는 성령의 능력으로 온전한 헌신과 적극적인 순종으로 온전한 성화를 주장한다"면서 "그는 성화와 온전한 성화를 구별한다. 성화는 순간적인 것을 말하고 온전한 성화는 지속적이고 영속적인 것을 말한다. 피니는 이 땅에서 온전한 성화가 가능함을 주장한다"고 했다.
그는 "그렇다면 피니가 말하는 온전한 성화란 무엇인가? 피니는 이에 대해 '전혀 죄를 짓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성화하면 죄를 하나도 안 짓는 상태 한 가지를 생각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전혀 죄를 짓지 않는 상태란, 온전하고 영속적으로 성화된 영혼은 일부러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배 박사는 "피니는 의지에서 비롯되는 하나님을 향한 최고의 사랑, 단순한 욕구가 아닌 인간을 향한 순수한 사랑 등을 온전한 성화의 상태로 본다"면서 "이러한 성화는 인간 스스로의 힘에 의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의존해야 하는 것임을 그는 또한 믿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피니를 알미니안주의자라고 한 마디로 결론내리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그러한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는 그를 통해 성령께서 행하신 일들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것"이라며 "피니가 예정론을 비판한 것은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과 인간의 책임 및 의무를 강조한 것이지, 인간의 노력이나 선행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점점 참된 부흥이 사라져가고 그리스도의 영광의 빛이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는 심정으로, 한 시대 부흥의 정점에 있었던 찰스 피니에게 부흥의 길을 한 번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앞서 개회사 한 김영한 박사는 "피니는 성화론에 있어서 온전한 칼빈주의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사람에게 회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기에 펠라기우스적이라는 오해도 받았고, 완전주의의 입장을 취했기에 알미니안적 웨슬리안의 전통에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며 "그러나 피니는 삼위일체와 기독론을 거부하는 유니테리언파,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는다는 보편구원론, 그리고 극단적 무저항주의를 거부했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이런 의미에서 피니의 성령론은 칼빈주의적 이신칭의론에 웨슬리의 체험적 성화론을 가미시켜, 성령론을 교회부흥론과 성화론으로 역동적으로 전개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