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차 제기한 반유대주의적 내용, 사실 아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관련 성명서에 대한 ‘옛적 그 선한 길’의 반박문

예수님은 마지막 때 미혹을 조심하라고 하셨습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온갖 음모론이 떠돌고 있습니다. 특히 종말론과 유대인 관련 음모론이 많은데 그 중에는 거짓말과 진실이 혼합돼 그럴듯하게 미혹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탄은 거짓의 아비이기에, 이런 거짓의 배후는 사탄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가 유대인을 6백만 명이나 학살한 배후에는 이런 음모론들을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검증 없이 음모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주 위험하다는 교훈을 줍니다.

예루살렘 함락 후 2천 년 넘게 전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국가와 정치적인 지도자 없이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지켜온 이 놀라운 사람들(유대인들)은 지속적으로 인종차별과 학살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데이비드 차 형제가 쓴 <마지막 신호>와 <마지막 성도>.

▲데이비드 차 형제가 쓴 <마지막 신호>와 <마지막 성도>.

유대인 인종학살은 늘 근거 없는 소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은 기독교 영항으로 오랫동안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2천년에 들어서면서 언론이 반기독교, 반이스라엘, 친무슬림화가 되어 왔습니다. 반유대주의 청정지역이던 한국 기독교 교인들 가운데 데이비드 차의 두 책 영향으로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해 혼돈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유대인들이 역사적으로 늘 이런저런 모함을 받아왔고, 2차 세계대전 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6백만 명이 살해당한 적도 있다는 사실에 비춰, 반유대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음모론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유대인은 세상에 진리의 빛인 성서를 주었습니다. 세상에 복음을 전해준 사도들도 유대인 중에서 배출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인간으로는 언제나 유대인입니다. 기독교는 유대인들에게 이렇듯 복음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 빚을 모함으로 갚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비드 차는 인터넷 자료들과 책 몇 권을 근거로 <마지막 신호>, <마지막 성도>를 3주 안에 썼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차의 <마지막 신호>와 <마지막 성도> 안에는 미국 인터넷에서 떠도는 음모론을 번역한 것들이 거의 주된 자료입니다. 그런 음모론을 뒷받침한다고 제시된 자료들은 부정확하거나 조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비드 차가 3주만에 책을 썼다는 것은 자료 검증이 없었다는 것을 상황적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국어사전은 '음모론'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 수 없을 때, 그 배후에 거대한 권력이나 비밀스러운 조직이 있다고 여기며 유포되는 소문'으로 정의합니다.

음모론은 이렇게 소문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 소문들이 정확한 자료를 통해 입증되었다면 음모론이 아닐 것입니다. 음모론 중에는 학문적으로 연구돼 신뢰할 만한 자료로 신빙성이 입증된 소수의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서 소문 정도로 떠도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소문을 모아 급하게 검증 없이 책을 쓰면서, 데이비드 차는 초판에 "최대한 객관적 입장으로 자료를 정리했으며, 또한 모든 증거자료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문서에 근거를 두었다. 자료의 대부분은 유명한 정계의 명사나 외교관이 쓴 것이며, 신문, 뉴스, 정부 자료 등"이라고 했습니다.

데이비드 차는 초판을 출판하면서 자신의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릴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회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진지한 고민 없이 그런 서문을 쓴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차의 책을 읽은 독자들은 그런 서문을 그대로 믿은 사람들이 많았기에 그의 책이 순식간에 퍼져나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데이비드 차의 책은 WCC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는 순기능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책 안에는 부정확한 음모론과 반유대주의적인 자료들이 들어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가장 크게 문제를 제기한 것은 두 가지 반유대주의적인 음모론입니다. 하나는 '유대인의 80-90%를 구성하는 동북부 유럽을 기반으로 한 유대인의 후손(아슈케나지 유대인)은 혈통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니다'는 음모론입니다. 1970년대에 전직 간호사인 아서 캐스트라가 고대 문헌 몇 개를 근거로 쓴 책에서 기원했습니다. 이런 주장을 입증할 근거가 너무나 희박해 서방이나 중동에서조차 고증학적·문헌학적·역사학적·인종학적으로 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음모론은 <마지막 성도>에서 시온의정서가 유대 자본의 세계 지배 책략서라고 한 내용입니다. 히틀러는 독일 국민에게 반유대주의를 고취시키기 위해 시온의정서를 사용했습니다.

독일 인구의 90%가 개신교인이었지만, 유대인들이 기독교인을 노예로 삼기 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시온의정서로 교육받은 독일 기독교인들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침묵했습니다. 시온의정서는 역사적으로 가장 반유대주의적 문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미래에 유대인 대량학살이 일어난다면 시온의정서가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의 말에서부터 학살이 시작될 것이라고 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무슬림이든 백인 우월주의자든, 반유대주의자들이라면 공통으로 사용하는 음모론입니다.

저는 2014년 이런 사실을 이스라엘 사역단체연합에 알렸습니다. 이에 구기동 한 교회에서 있었던 이스라엘 사역단체 연합모임에서, 제게 데이비드 차의 책 안에 담긴 반유대주의 자료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제 설명을 들은 후 그 자리에 모였던 10여 명의 목회자와 이스라엘 선교사는 데이비드 차의 책 안에 심각한 반유대주의 자료, 그것도 사실이 아닌 자료들, 주장들이 있다는 사실에 동의했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데이비드 차의 멘토였던 목사님도 데이비드 차에게 전화해 그런 사실을 알려주었기에, 데이비드 차도 자신의 책에 반유대주의적이고 왜곡된 자료가 들어있다고 수십 년간 이스라엘 사역을 해온 목회자들이 동의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데이비드 차의 책 <마지막 신호>와 <마지막 성도>는 2014년에 11만 권 넘게 팔렸습니다. 두세 번 데이비드 차에게 진실을 알렸지만, 2017년에도 데이비드 차의 책은 이런 내용이 교정되지 않은 채 여전히 판매되고 있기에, 이 책을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강의를 2017년 3월 동영상으로 제작해 올렸던 것입니다.

데이비드 차는 공적으로 책을 출판한 공인입니다. 공적으로 출판된 책을 검증하여, 그 안에 있는 비진리와 거짓을 밝혀내어 알리는 일은 사회와 교회의 공익을 위한 것입니다. 저는 동영상 강의 중 데이비드 차의 개인적 문제를 언급한 적이 없고, 오직 책 안에 내용이 사실인가에 집중했습니다. 동영상 강의로 경제적으로든 다른 어떤 방식으로든 이득을 얻은 사실도 없습니다.

데이비드 차가 성명서를 낸 후, 그와 대화했습니다. 데이비드 차는 고의로 반유대주의를 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으며, 반유대주의 주장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고 종말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바르고 유익한 책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데이비드 차가 앞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정확한 종말 관련 세계관이 담긴 책을 낼 것을 기대하면서, 늦게나마 용기를 낸 것에 대해 격려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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