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공모전 참고문헌 수상작] 권민수, ‘스크루테이프 편지’에 대한 보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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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읽히지 말아야 할 책들을 알려주마

사순절과 부활절을 맞아 '시앙스 앙피즈', '신학서적 중고장터' 공동 주최로 열린 공모전 '예수 죽음 부활' 심사 결과, 참고문헌 부문 수상작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사랑하는 웜우드에게

아직까지 허무하게 놓친 환자에 미련을 두고 일을 게을리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구나. 이제 정신을 차리려무나. 네가 그렇게 넋 놓고 있는 사이에 대한민국에서는 수많은 영혼들이 원수에 편에 서고 있다. 흙과 진창에서 태어난 버러지들이 원수와 만나 감격을 누리는 꼴이란! 퉷! 배알이 꼴린다.

특히 지금 현재는 우리에게는 매우 끔찍한 패배의 기억인 원수의 죽음과 부활을 환자들이 40일 동안 생각하는 기간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은 원수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의미를 모호하게 만들어 분명히 알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정보국에서 입수한 최신의 자료를 바탕으로 네게 알려줄 일이 있다.

환자들이 원수의 말도 읽지 말아야 하지만, 그에 관련된 책들을 읽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그 의미가 모호해져, 그저 기념일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게 돼. 암튼 정보국에서 넘겨 준 자료를 토대로 내가 보기에 꼭 읽히지 말아야 할 책들을 한 권 한 권 짚어가며 알려주마. 너는 이 책들을 없애든지, 홍보가 안 되게 하든지, 볼품없게 만들든지 어떻게든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게 해야 한다.

▲개리 하버마스와 앤터니 플루가 이야기하는 책 ,<부활 논쟁>과 그 원서.

▲개리 하버마스와 앤터니 플루가 이야기하는 책 ,<부활 논쟁>과 그 원서.

우선 첫 번째 책은『부활 논쟁: 부활은 역사적 사건인가(Did the Resurrection Happen?, Antony Flew & Gary Habermas 지음, 최효은 옮김, IVP, 2012[2009])』이다.

20세기를 주름잡던 철학자이자 무신론자인 앤서니 플루(Antony Flew)와  부활에 관한 권위자인 게리 하버마스(Gary Habermas)의 3번에 걸친 공개토론 중 마지막 토론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부활의 역사성에 대해 논쟁하고 있지.

18-19세기를 통해 원수의 존재와 부활에 관해 역사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많은 동료들이 조작해 왔어. 그런 노력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논쟁으로 흘러가게 되었지.

하지만 이 책에 언급된 논쟁은 위험해. 논쟁자 둘이 매우 친해서 서로 존중하며 논쟁하기도 하고, 중요한 지점들을 정확하게 짚고 있지. 또한 1부의 토론을 지나 2부에서는 플루의 개인 회심 여정을 담고 있어. 우리 편에서 쏠쏠하게 쓸모 있던 자가 원수에 손에 떨어지게 된 셈이지. 그 배 아픈 과정을 진솔하게 담고 있어서 매우 위험해. 더욱이 플루가 제기했던 문제인 부활의 역사성에 대해서 인정해 가는 과정에 잘 담겨져 있어서 매우 위험하지.

3부에서 이 토론에 대해 데이비드 바게트(David Baggett)가 적절하게 해설해 주며, 부활의 의미를 톺아보고 있어 환자들이 매우 환장할 거야. 그러니 절대로 이 책을 읽게 해서는 안돼! 환자들이 원수의 부활에 대한 역사성을 인식하고, 그 의미를 분명하게 받아들이도록 도움은 주는 책임을 명심하고, 적절히 다른 쪽에 관심을 두게 만들어. 예를 들면 금식이라든지 등....

▲리 스트로벨의 책 &lt;예수는 역사다&gt;와 그 원서.

▲리 스트로벨의 책 <예수는 역사다>와 그 원서.

다음으로 소개할 책은 리 스트로벨의『예수는 역사다(The Case for Christ, Lee Strobel 지음, 윤관희 옮김, 두란노, 2002[1998])』란다.

이 작자 또한 원래는 무신론자로 우리 편이었다가 원수의 편으로 돌아선 배신자인데, 법률 전문 기자여서인지 파고드는 데 선수야. 그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품이 그를 원수에 품에 안기도록 한 원동력 같고, 그런 모습들이 책에 자주 드러나고 있어.

아까도 말했다시피, 오랜 기간을 투자하여 원수가 역사 안에 실제로 존재한 인물이 아닌 신화와 같은 인물로 인식하도록 노력해 왔지. 그 중에서도 특히 부활에 대해서는 원수가 살던 당대의 신화들처럼 보이도록 매우 정교하게 작업했어. 그런데 이 자가 우리가 준 믿음에 너무 확신한 나머지, 그 본성대로 세계를 돌며 원수를 연구한 탁월한 신학자와 만나 확인해 보기로 한 거야. 아! 그렇게 망했어. 그 신학자라는 환자들에게 설득되어 원수의 편에 서게 되었지. 그리고 지금은 매우 열심 있고, 영향력 있는 목사로 활동하고 있어.

나 자신이 인터뷰어가 되어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생생함과 또박또박 꼼꼼하게 따져드는 논리가 어우러진 문체가 돋보이지. 이런 점들이 가독성을 높이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해 준다는 말이야. 그런 문체로 원수의 죽음에 관하여서도 분명히 역사 사실임을 밝히고 있고, 부활도 일어났음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있지. 이 능력을 왜 원수에 편에서 쓰고 있는지 모르겠어.

더욱이 부활에 관해서는 이 책을 발췌하여 집약한 책을 내놓았어. 『부활의 증거(The Case for the Resurrection, Lee Strobel 지음, 윤종석 옮김, 두란노, 2012[2012])』라는 책인데, 부활에 대한 것만 보고 싶어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혹자들은 원수를 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예수는 역사다』를 없애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원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까지의 의미와 역사성을 꼼꼼히 드러내고 있기에 매우 위험한 책이야. 나아가 읽는 이들이 각 부분에 관해 어떻게 연구해야 되고, 누구의 책을 봐야 하는지를 알게 되기 때문에 위협이 된단 말이야.

▲유진 피터슨의 책 &lt;일상, 부활을 살다&gt;와 그 원서.

▲유진 피터슨의 책 <일상, 부활을 살다>와 그 원서.

또 다른 책은 현대인에게,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부활의 의미를 짚어주고 있는『일상, 부활을 살다(Living the Resurrection, Eugene H. Peterson 지음, 권연경 옮김, 복있는사람, 2015[2006])』이란 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의 책이야.

일명 '영성신학의 대가'라고 불리는 유진은 목사들의 목사로도 정평이 나있고, 대한민국에도 잘 알려져 있지. 특히 현대 일상 영어로 번역한 성경인 『THE MESSAGE: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성경 옆의 성경(THE MESSAGE: The Bible in Contemporary Language, Eugene H. Peterson 지음, 김순현, 윤종석, 이종태 공역, 복있는사람, 2015[2005])』으로 유명하지.

영성신학의 대가로 불리는 작자답게 신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상에 대한 고민들을 해. 우리로서는 매우 껄끄러운 작자이지. 이 책에서 그는 초대교회가 보낸 부활절에 대해 살피고, 부활을 기념하며 나눴던 식사와 쉼에 대해 집중하고 있어.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의 일상에서 부활을 사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는 원수가 가르쳐 준 기도와 통하는 식사와 안식에 대한 통찰을 통해, 환자들의 일상 식탁이 풍성하고, 부활의 생명이 살게 하는 거지. 원수가 매우 좋아하는 이야기지.

대한민국에서 부활의 역사성이라든지, 안식이라든지, 그날을 기념하는 행사라든지는 매우 잘 되거든. 그런데 이들은 의미는 제쳐두고 그 행사를 치르느라 바빠. 지금까지 우리의 전략이 잘 맞아 들어서 세월호라는 배가 침몰하여 304명이 죽었는데도 부활절을 승리의 기쁨만 만끽하고 전도 축제로 활용하더라고....

3년 동안이나 계속 그러면서, 더욱 발전해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가슴을 후벼파는 독설을 한다던가,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해대거나, 죽음에 공모한 자들을 변호하고, 추종하기도 해. 낄낄낄. 잘하고 있지. 이런 이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면 절대 안 돼! 계속 가짜 뉴스만 퍼 나르도록 해야 해.

마지막으로는 조금 오래되었지만, 부활의 의미를 알려주는 소설이 있어서 알려주고 경계를 삼으려고 해. 오래되고 많이 알려져서 치우기가 매우 어렵겠지만, 반드시 사람들로 하여금 읽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여러 출판사의 부활. 맨 왼쪽부터 박형규 역의 민음사 판, 김학수 역의 문예출판사 판, 열린책들 판, &lsquo;해당화&rsquo;라는 제목의 국내 최초 판 .

▲여러 출판사의 부활. 맨 왼쪽부터 박형규 역의 민음사 판, 김학수 역의 문예출판사 판, 열린책들 판, ‘해당화’라는 제목의 국내 최초 판 .

서설이 길었다. 너도 아는 책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 책은 바로 톨스토이(Граф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라는 인간의『부활(Воскресение, Граф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지음, 박형규 옮김, 민음사, 2003[1899])』이다. 톨스토이는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иха́йлович Достое́вскийФёдор) 투르게네프(Миха́йлович Достое́вски)와 함께 러시아의 3대 문호로 러시아의 자랑이야. 그 인간의 소설은 대한민국에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등의 단편들이 입소문으로 다양한 이야기로 많이 퍼져 있어.

톨스토이는 이 소설을 통해 당대의 문화 및 사회에 대한 풍자를 통해 기독교를 국교로 하는 러시아를 통렬하게 비판하지. 농노의 딸이었던 매춘부와 귀족의 한 순간의 불장난과 사랑 이야기를 통해서 정신, 또는 영의 부활을 나타내고 있는 이 소설은 부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사람들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게 하지.

대한민국의 다석 유영모는 톨스토이의 생각에 깊이 동감하더라고. 영의 부활만을 믿는 다석과 톨스토이의 생각이 부활에 대해 사람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서 어쩌면 좋지만, 부활의 삶과 사회의 부활에 대해 환자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는 능력이 있어. 그러니 반드시 어렵게 느끼도록 하여 멀리하게 해.

전 세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힌 『부활』은 대한민국과도 인연이 깊어. 톨스토이 소설 중에 가장 먼저 소개된 책이 『부활』이야. 근대소설이 들어오던 시기에 벌써 『해당화』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어. 그 후로도 많은 번역들이 나왔지.

개인의 취향으로 열린책들의 표지나 판형이 마음에 들지만, 많은 이들이 민음사의 박형규 번역을 추천하더군. 문예출판사의 김학수도 톨스토이 번역 1세대라고 홍보하지만, 민음사에서 발간된 책이 번역과 판형 모두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듯해. 참고해서 우선순위를 정하여 처리해.

그 외에 부활에 관한 신학 서적을 꼽자면, 구약성서와 연관으로는『구약으로 읽는 부활신앙: 신실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김근주 지음, SFC출판부, 2014)』을, 신약성서에 관련해서는 『하나님 아들의 부활(The Resurrection of the Son of God, N. T. Wright 지음, 박문재 옮김,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5[2003])』을, 조직신학의 입장으로는 『죽음과 부활의 신학 : 죽음 너머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김균진 지음, 새물결플러스, 2015)』을, 현대 과학과 연계해서는 『11차원 우주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신준호 지음, 새물결플러스, 2015)』을 우선 처리해야 할 거야.

그리고 부활의 짝인 십자가와 관련해서는 새물결플러스에서 나온 차재승의 두 권의 책 『십자가 그 신비와 역설: 예수님은 자신의 십자가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셨는가(2013)』, 『7인의 십자가 사상: 십자가 그 자체로부터 넘치는 십자가로(2014)』와 새라 코클리(Sarah Coakley)의 『십자가: 사랑과 배신이 빚어낸 드라마)(The Cross and the Transformation of Desire: The Drama of Love and Betrayal, 정다운 옮김, 김진혁 해설, 비아, 2017)』을 신경 써서 관리하고 제거하는 게 좋을 게다.

거기다가 『십자가 위의 예수: 예수님이 남기신 일곱 마디 말씀 묵상(Cross-shattered Christ, Hauerwas, Stanley 지음, 신우철, 새물결플러스, 2009[2007])』도 잘 살펴보렴. 사순절 묵상집들 중 주목해야 할 책일 거야.

모쪼록 보내준 자료를 참조하여 환자들이 양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게야. 제발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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