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920년대, ‘잃어버린 세대’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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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옥 박사 기독문학세계] 밥 딜런과 미국의 꿈, 인간의 꿈(4)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는 일반적으로 제1차 세계대전 후 '재즈 시대'에 환멸을 느낀 미국 지식계급 및 예술파 청년들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F. 스콧 피츠제럴드(Francis Scott Key Fitzgerald, 1896-1948)는 헤밍웨이 등과 함께 이 세대에 속하는 작가이다.

사실 '재즈 시대'라 불리는 미국의  1920년대는 '광란의 시대'라 할 만큼 번영과 환락이 극에 이른 시대였다. 당시 겨우 스물세 살의 나이로 미국 문학 최고 작가의 반열에 들었던 스콧 피츠제럴드는 그 시대를 '기적의 시대, 예술의 시대, 풍자의 시대'로 보았다. 하지만 시대의 혼란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재즈 시대의 특성은 '정치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이다. 시대적 불안감은 안정적인 황금빛 포효에 가려 더 이상 들리자 않았고, 파티는 더 크게, 공연은 더 거창하게, 건물은 더 높게, 도덕 규범은 더 느슨하게, 술은 더 싸게 변해갔다. 시대 정신은  파티와 지동차외 촬스턴 춤으로 대변 되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우리 시대에 회자되고 있던 술에 대한 그의 조크가 생각난다. "처음에는 네가 술을 마시고, 다음에는 술이 술을 마시고, 다음에는 술이 너를 마신다(First you take a drink, then the drink takes a drink, then the drink takes you)."

한편 찰스턴은 동작의 격렬함으로 인해 보수층의 격렬한 반감의 대상이 되었다. 양쪽 발을 안팎으로 돌리면서 발가락을 안으로 오므려 균형을 잡아, 몸을 이쪽 저쪽으로 흔드는 동시에 손으로 미친듯이 무릎을 치면서 "춤을 춥시다"라고 외치다, 보스턴의 한 댄스클럽이 무너져 44명의 춤꾼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어떤 댄스클럽들은 "우리 건물은 찰스턴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경고장을 붙였다고도 한다.

사실 그 시대는 무엇 하나 격렬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그간 억눌렸던 쾌락의 욕구가 자유분방한 재즈와 더불어 찰스턴과 같은 광란의 춤으로 이어졌고, 이를 즐기기 위해 여성들은 빅토리아 시대의 속옷을 벗어던지고 짧은 스커트를 입기 시작했다.

라디오 대중화 역시 재즈 음악과 춤이 시대를 휩쓸도록 하는데 일조했다. 대중들은 재즈클럽에 가지 않고도 재즈를 즐길 수 있게 되고, 젊은이들은 재즈를 전통 문화에 대한 저항으로 여기게 됐다.

그러니 미국의 지식계급 및 문학·예술 작가들이 이러한 시대 상황에 환멸을 느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소위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의 탄생이었다.

특히 흔히 '길 잃은 세대'로 일컬어지는 일군의 작가들은 당시 미국 사회의 단면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들은 대부분 제1차 세계대전을 몸소 경험한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은 전쟁을 통해 인간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1920년대 미국에 팽배해 있던 물질만능주의는 그들의 회의를 한층 더 악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 대다수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유럽에 머물러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의 살롱에 출입했다. 스타인은 이들을 기존 사회로부터 소외돼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방황한다는 의미에서 '길 잃은 세대'라고 칭하였다.

송영옥 박사(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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