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지지 이면에 경제 논리와 세속주의 있어”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성누가회, ‘연명의료와 안락사’에 대한 기독의료인 입장 모색

▲김수정 의학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성누가회

▲김수정 의학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성누가회

의료선교회인 성누가회가 지난 8일 '연명의료와 안락사'에 대한 기독의료인의 입장을 모색하는 제4회 대한기독의료인 리더십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 강사로 나선 김수정 의학박사(혈액종양내과 전문의)는 지난 1997년 일명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8년 '김할머니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연명의료와 안락사 논쟁에 불이 붙은 뒤 지금까지 이에 대한 다양한 찬반 의견들이 존재해 왔다고 소개했다.

특히 기도삽관이나 인공호흡기 부착, 심폐소생술, 투석 등과 같은 연명의료로 인해 인간의 생명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졌지만,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 논란이 보여주듯, 그에 따른 여러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명의료는 개인의 자기결정권 및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고려해 시행해야 한다"며 "각 사례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기독의료인은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또 안락사에 대해 "선진국에서는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에 대해 '소극적 안락사'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며 "안락사라는 용어는 의료인이 환자의 임종을 유도하거나 환자의 자살을 도와주는 행위에만 국한해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완화의료로 인해 안락사의 근거가 약해진다. 안락사의 안전장치는 무너지고 있다"면서 "안락사 지지의 이면에는 경제 논리와 세속주의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무의미한 연명의료와 안락사의 대안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치료에도 불구하고 질병 상태가 계속 진행되어 죽음이 예상되는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적, 정신적, 영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완화적이며 지지적인 의료를 행하는 것이 바로 호스피스 완화의료다.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성누가회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성누가회

김 박사는 "이는 신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영적 고통까지 고려하는 전인적 돌봄"이라며 "의사, 간호사는 물론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성직자 등이 치료에 동참하고, 환자와 그들의 가족까지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람의 생명은 사명과 관련되어 있다. 고통과 자기 비움을 통해 영혼의 성장과 확장이 가능하다"며 "그러한 고통의 완화와 진정한 공감, 그리고 돌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누가회(Saint Luke Society)는 복음주의 의료선교회이며, 진정한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자 힘쓰고, 그리스도를 닮아 세상을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인들을 양성·배출하는 신앙공동체다.

△그리스도를 닮은 의료인 양성 배출 △병원복음화 △의료봉사를 통한 사랑 실천 △전인치유를 이루는 병원 설립 △의료사회 내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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