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교육개혁, 종교개혁 구현 위한 통로의 하나였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종교개혁과 책 1] 종교개혁과 교육개혁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나오고 있는 종교개혁 관련 도서들을 순차적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종교개혁과 교육개혁
양금희 | 예영커뮤니케이션 | 320쪽 | 15,000원

"종교개혁은 단순히 교회의 개혁이나 신학의 개혁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새롭게 하면서 세상을 바꾼 사건이었고, 그것은 무엇보다 종교개혁이 시작한 교육의 개혁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책 <종교개혁과 교육개혁>은 1부에서 종교개혁가들의 교육개혁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2부에서 위기에 처한 오늘날 한국교회의 교육개혁 방향을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종교개혁 과정에서의 교육개혁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오늘날에 적용하고 실천하고자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루터와 칼빈의 교육개혁과 교육목회, 그리고 종교개혁기의 교육생태계 개혁, 코메니우스의 평화교육 등에 대해 살핀 다음, 오늘날 교육개혁의 방향으로 '생명력 있는 말씀을 회복하는 교육, 만인제사장 개념을 통한 평신도교육' 등을 제시했다.

먼저 루터의 교육생태계 개혁에 대해 "그의 이신칭의 신학은 '믿음으로 의롭게 됨'을 말하면서 종교개혁의 시작을 알렸지만, 믿음이 중요해진 순간 믿음의 내용이 중요해졌고, 그와 아울러 믿음의 내용을 '이해하는 신앙'과 이를 위한 '교육'이 중요해지게 됐다"며 "그의 만인제사장 개념은 계시의 자리를 교회에서 개인에게로 옮겼고, 이것은 모든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말씀을 바로 알고 배워야 한다는 교육적 차원의 개혁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그의 종교개혁은 교회 안에서의 개혁만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통전적 개혁이었고, 교육개혁은 그것을 구현하는 통로들 중의 하나였던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그의 교육개혁 없이 통전적 개혁으로서의 종교개혁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역으로 그의 종교개혁적 정신 없이 그의 교육개혁은 개혁의 추동이나 분명한 방향성도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그의 교육개혁은 가정과 학교, 교회 전반을 아우르는 통전적 개혁이어야 했다. 저자는 "단순히 교육 방법이나 내용 같은 미시적 문제들에 대한 변화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왜 가정이 일차적 교육기관이 돼야 하는지, 학교는 왜 모든 시민들에게 개방돼야 하는지, 교회는 왜 교육하는 교회여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방향에 대한 개혁이었다"며 "이 개혁의 정신이야말로 각각의 교육의 장에서 일어나야 할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개혁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마틴 루터의 동상 ⓒpixabay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마틴 루터의 동상 ⓒpixabay

저자는 "루터 이전에는 '가정'이 기독교교육의 일차적 장소가 아니었고, '학교' 또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공교육기관이 아니었으며, '교회'는 교육하는 곳이기보단 예전이 이뤄지는 장소였다"며 "루터는 하나님이 자녀를 가정 안으로 주셨고 또한 자녀에게 부모를 공경하라는 의무를 주신 순간, 가정의 본질이 교육에 있게 됨을 새롭게 천명했다"고 전했다.

학교와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학교는 교회의 소속으로서 성직자만을 양성하는 특수기관이 아니라, 국가 안으로 태어나는 모든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육함으로써 영의 나라와 세상 나라에 하나님의 통치를 가져와야 할 통로로서의 교육기관이 돼야 함을 천명했다"며 "그의 교회가 '말씀의 교회'가 되는 순간 교회는 교육하는 교회가 됐으며, 이전에는 예전으로만 머물렀던 예배가 그 자체로 회중들에게 말씀을 깨우치는 교육의 통로가 됐다"고 했다.

저자는 "이처럼 루터의 개혁은 교육의 내용이나 방법과 같은 미시적 개혁이 아니었고, 교육이 일어나는 생태계 자체를 개혁함으로써 교육 전체를 개혁하는 교육개혁이었다"며 "루터의 교육개혁은 그의 종교개혁 정신을 바탕으로 새롭게 획득된 교육생태계 자체의 정체성 개혁이고, 그런 의미에서 그의 교육개혁은 교육생태계 자체의 개혁을 통한 개혁"이라고 정리했다.

▲저자 양금희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저자 양금희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오늘날에의 적용으로는 '오직 말씀으로! 생명력 있는 말씀을 회복하는 교육'을 제시한다. 저자는 '생명력 있는 말씀 회복' 방안으로 ①교사가 먼저 하나님 말씀을 읽는 운동(하나님의 교육 이야기) ②말씀을 육화하는 삶의 운동(예수님의 교육 이야기) ③말씀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는 운동(성령님의 교육 이야기) 등 3가지를 제안하면서 "도덕적·윤리적 가르침보다 성경 이야기 자체에, 말씀의 해석보다는 말씀 자체에, 성품과 엔터테인먼트보다 성경 이야기에 초점을 두는 가르침을 통해, 어린이·청소년들이 말씀을 품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평신도교육 개혁에 대해선 "목사는 평신도를 언제까지나 교회의 보호나 간섭 아래 있을 미성숙한 신앙인으로 여기거나 혹은 성장하더라도 교회 안의 충실한 일꾼으로 머물러주기를 원하는 입장, 즉 평신도를 목회의 수단이나 대상으로만 보는 이해에서 벗어나 하나님으로부터 영적 권세를 받은 '평신도 제사장'으로 인정하고,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각자의 목회적 사명을 수행하면서 동역하는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며 "예배, 친교, 봉사, 교육, 선교가 모두 평신도가 세상 속에서 제사장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상 속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능력을 부여하는 '평신도목회'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쉬운 건, 루터를 계승하여 현대식 대학교육의 초석을 놓아 '현대교육학의 아버지'로까지 불리는 종교개혁가 필립 멜랑히톤(Philip Melanchthon)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다.

루터가 태어난 종교개혁의 본고장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 전공으로 박사학위(Dr. Theol)를 받은 저자는 이 책의 모태가 된 <종교개혁의 교육사상>을 비롯, <근대 기독교교육 사상>, <교회학교 진단: 침체와 부흥>, <기독교 유아 아동교육> 등을 썼고, <말씀으로 태교하는 엄마>, <미래세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기독교교육>, <기독교교육의 새모델들> 등을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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