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서 “대선 때 등장한 ‘동성애’, 상처 받았지만 희망도”
최초로 '커밍아웃'했던 방송인 홍석천 씨가 용산구청장 출마설에 대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홍 씨는 2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용산구청장이 돼서 내 아이디어들을 갖고 내가 사랑하는 동네를 위해 일해보고 싶다"며 "내 인생의 과업은 '한국사회에서 동성애자도 이렇게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성애자인 내가 선출직에 출마하는 것은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석천 씨는 "요즘은 주변 사람들이 나한테 출마하라며 더 난리"라며 "다만 내년 지방선거에 나갈지는 모르겠다. 시간을 좀 더 두고 생각해보고 있다. 나가면 무소속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나갈지는 좀 더 생각해 보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지금은 내 개인적 사명감보다는 내 가족, 내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크다. 그런 부분들이 정리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볼 것"이라며 "정계에서 날 자주 찾아오긴 하는데, 그때마다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홍 씨는 자신이 '대한민국 대표 동성애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 "동성애 이슈를 말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미디어가 나를 동성애자로만 비추는 것은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사업가, 요리사, 여행가 등으로 꾸준히 변모하려는 이유"라며 "내가 노력하면 방송환경의 차별적 분위기가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노력해서 다음의 누군가가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도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발언은 우리(동성애자들)에겐 직격탄이었다. 실제로 당시 문재인을 지지했던 많은 동성애자들이 투표 직전까지 고민했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통령 선거에 '동성애'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것 자체다. 동성애가 사회적 의제로 제시됐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상처도 받았지만,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에 희망을 갖기도 했다"고 했다.
'성평등 개헌' 움직임에 대해선 "내년 개헌에 그 내용이 포함되긴 어려울 것 같지만, 이른 감이 있다고 하고 싶진 않다"며 "최근 칠레에선 동성애 결혼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라고 왜 못하겠는가. 이번 개헌을 계기로 우리사회가 진지하게 동성애에 대해 얘기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