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컴퍼니 경영] “경쟁보다 배려로 지속적인 기업 성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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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경영과 배려의 원리(上)

배려는 왜 필요한가

배려는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타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헤아리는 사랑의 능력이자 실천이다. 기업세계에서 성공이란 경쟁자를 쓰러뜨리거나 밟고 일어서야 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려가 없는 세상은 파멸로 이어진다. 기업이 종업원과 고객을 배려하지 못해 실패한 사례들이 많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이나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횡포'와 같은 일은 고객이나 거래처에 대한 배려의 부족에서 왔다. 배려가 부족한 기업의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실추되며, 고객은 외면하게 된다. 이로 인한 기업의 손실은 막대하다.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유전자를 타고난 우리는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어렵다. 배려한다는 것은 희생과 손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배려하지 않을수록 나의 승리, 이익, 그리고 성공이 올 거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특히 기업이 배려의 경영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들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약한 거래처를 배려하기 위해 우선거래, 거래대금현금지급, 기술과 경영지도 등을 하다 보면 품질저하, 현금유동성 악화, 비용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이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과다한 사회공헌비용을 지출한다든가, 사업 외적인 선행에 관심을 쓰다 보면 경영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마음속에서는 정말 남을 배려하는 경영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기에 어렵다.

우리나라의 기업은 그동안 빠른 시간 내에 급속한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이익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하였다. 그 결과 고객과 종업원을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이 사회를 진정으로 배려하지 못하였다. 조직의 문화, 시스템, 그리고 전략은 남과 경쟁하여 이기는 것만을 강조하는 식으로 구축되고 실천되었다. 이미 저성장 시대에 돌입한 지금은 지나친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고객, 종업원, 다른 조직, 그리고 이 사회를 배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고,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경영자의 신념과 실천이 필요하다. 슬로건으로 주창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배려의 정신이 조직의 문화, 시스템, 그리고 전략에 정착되고 구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배려는 기독교 정신

성경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의 사례가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룻기에는 과부가 된 룻에 대한 보아스의 배려가 나온다(룻 2:14~17). 그 결과, 보아스와 룻은 결혼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잇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구약을 통틀어 과부와 고아, 그리고 나그네를 돌보고 환대하라는 배려의 정신과 실천을 명하셨다. 예수님의 포도원 품삯에 대한 비유에서도 일한 시간보다는 일꾼의 필요, 즉 가족들의 생계를 고려한 임금을 지불하는 주인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마 20:1~13).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눅 10:30~37)도 강도 만난 자를 극진히 배려하는 장면으로 가득 차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사랑을 베풀고 섬기는 것은 기독경영의 기본이다. 배려의 원리란 기업경영에 있어서 열린 자세로 상호 협력하고 상생을 추구하되 사회 전체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즉, 기업경영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는 왜 배려의 경영을 해야 할까? 우리는 치열한 적자생존의 전쟁터에서 자칫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사랑과 호혜의 경영을 추구해야 하는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엄청난 배려를 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 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요한1서 4:11)의 말씀과 같이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죄인 되었으나, 그리스도 십자가 구속으로 은혜를 입은 우리는 타인을 포용하고 배려해야 한다. 관용과 사랑을 경영에서 드러내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 할 수 있을까?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의 말씀처럼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 또한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롬 13:10)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크리스천의 경영에서 사랑과 선행, 온유와 관용이라는 배려의 원리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는 기독경영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랑과 용서는 하나님의 중요한 성품이다. 기독경영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사랑을 베풀고 섬기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배려의 원리란 '하나님의 사랑으로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섬기는 원리'를 말한다. 즉,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사랑으로 고객, 주주, 종업원 거래처, 그리고 일반 공중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섬기는 경영원리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배려를 강조하는 경영학계의 추세

이 세상도 사랑과 선행을 실천하는 기업을 원하고 있다. 미국의 필립 코틀러 교수도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마케팅 3.0을 실행해야 하는데, 이는 영성을 가지고 인류애를 실현하는 것이며, 이때 고객들은 그 기업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즉, 기업이 사랑받는 기업(브랜드)이 되기 위해서는 사랑을 베푸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속한 공동체와 고객을 진정성을 가지고 따듯하게 배려하는 기업에게 고객들이 지지를 보낸다. 다시 말하면 사랑과 선행은 그 기업이 경쟁력 원천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 공유가치 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을 주창한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도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기업은 지속가능하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기업은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선을 위해 노력하는 가치와 더불어 경제적 가치를 추구할 때, 즉 경제와 사회적 가치가 교집합을 이루는 공유가치를 창출할 때, 지속가능한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수익만을 추구해서는 안 되고, 종업원, 고객, 사회, 자연환경 등 다른 사람과 조직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함께 나누는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하였다.

경영학자 마르크 건서는 이윤보다는 도덕적 신념과 영적가치를 지켜야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을 진정으로 배려하여 그들을 동기부여 시키고, 즐거움과 의미를 주어야 하며, 지역사회와 가난한 자들을 배려하고, 환경을 배려하는 기업을 만들고 이끄는 영적기업이 되어야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세속적인 경영학 이론에서도 최근 사랑, 공감, 관용, 배려의 정신이 있어야 기업은 지속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려의 원리 구성

배려의 경영을 할 수 있어야 진짜 경영자이다. 배려의 경영은 결국 이 사회를 아름답게 하고 기업에게도 이익이 된다. 종업원, 고객, 사회, 환경을 배려하는 기업은 궁극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지지를 받게 되어 지속가능하게 된다. 포용하고, 호혜하며 나누는 행동이 배려이다. 배려란 남을 위한 것이지만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기업이 배려의 경영을 하게 되면 종업원 만족도가 증가하고, 기업 이미지가 상승하며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요인은 기업생산성의 증가, 고객만족도와 브랜드 자산의 증대로 이어져 결국 경영성과를 높이고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크리스천 경영자가 배려의 원리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이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며, 구원받는 자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경영에서 배려의 원리를 실천하는 것은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하고, 성과를 향상시켜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려의 기독경영 원리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섬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철 기독경영연구원장(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박철 기독경영연구원장(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배려의 원리를 구성하는 요소는 포용, 호혜, 나눔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서 태도가 형성되며, 태도가 행위를 유발시키게 된다. 배려의 행위를 위한 태도는 '포용'이다. 포용이란 열린 마음으로 다양성을 수용하고 감싸주며, 관대함을 가지는 것이다. 포용의 태도는 '나눔'의 행위를 유발하게 된다. 나눔이란 기업의 자원이나 수익을 사회의 필요를 위해 기꺼이 내어놓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작동되도록 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한데, 그것은 서로 유익이 된다는 '호혜'이다. 그러므로 배려의 경영은 크게 공감, 포용, 호혜, 그리고 나눔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한다.(계속)

박철 기독경영연구원장(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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