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만 안 읽다, 성경만 읽는’ 방송인 조혜련 집사(上)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애써 진리를 찾아 헤맸지만, 공허했다. 그랬던 그녀가 드디어 '마음의 보금자리'를 찾았다. 성경을 통해서다.
'성경만 안 읽다, 성경만 읽는 사람', 개그우먼 조혜련 씨는 요즘 '성경에 빠져 산다. 매일 성경을 5장씩 읽고 녹음해서 공유한다. 지난 9월 27일에는 찬송가 앨범을 발표하고 감사예배를 드렸다. 조 집사가 발표한 앨범이 다른 이들과 다른 것은, '말씀이 함께하는 찬송'이라는 점이다. 조 씨는 찬송 전주와 간주 부분마다 관련된 성경 구절을 낭독해 담았다. 누구보다 '말씀'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나 '말씀'을 펴서 읽기를 바라는, '성경 바람잡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품게 됐다. 지난 9월 28일, '유쾌 상쾌 통쾌'한 방송 모습 그대로 내내 은혜를 전한 조 집사와의 인터뷰.
-다른 종교를 믿고 계셨지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었어요. 하나님을 만나기 전, 진리를 찾기 위해 많이 고민했어요. 예를 들어 법륜 스님도 쫓아다녔고, 데이비드 호킨스의 <의식 혁명>도 읽어 봤습니다. 삶을 어떻게 이뤄 나가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국 아무리 수준이 높아도, 하나님이 만든 것이 아닌 낮은 단계였지만요.
그러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남편이 크리스천이었어요. 남편이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저는 내 의, 자기계발에 대해 강연을 다니는 사람이었잖아요? 그래서 그때 오히려 남편을 가르쳤어요. '모든 종교와 진리는 하나야, 기독교도 좋지만 내게는 강요하지 말라'고요.
알고 보니 남편은 어떤 여성 분이 세례받고 간증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사랑하는 조혜련도 간증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를 위해 남편이 중보기도에 들어갔다고 해요.
물론 그 전부터 개그우먼 이성미 언니는 오랫동안 저를 위해 새벽기도를 해 오셨어요. 저는 그 사실을 알고는 '내 이름 빼 달라'고 했었지요(웃음). 아 참, 이성미 씨가 예전에 살던 캐나다 밴쿠버에 잠시 갈 일이 있었는데, 제가 쓴 편지를 찾았대요. '언니, 새벽기도 때 내 이름 빼 주세요'라고 써 있었던 편지요. 하하하. 그래서 다음에 가져와 달라고 했어요. 너무 재밌잖아요."
-남편의 '존댓말 사건'이 교회에 나간 계기였다고 들었습니다.
"두 살이 어린데 반말을 하길래, 존댓말을 해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교회에 한 번 가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 다니던 교회를 가게 됐어요. 다들 찬송을 부르는데, '아 하나님의 은혜로'였어요. '이 쓸데 없는 자 왜 구속하여 주는지 난 알 수 없도다 ... 내가 믿고 또 의지함은 내 모든 형편 잘 아는 주님...' 하는 가사가 나왔어요.
저는 그때 상당히 힘들고 피폐한 상태였어요. 제 어려움과 고초를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주님은 아신다는 거에요. '알긴 뭘 알아' 하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은혜로웠어요. 그래서 성경을 접하게 됐습니다.
44년간 살면서, 많은 책을 읽고 종교를 접했지만 '성경만' 안 읽었던 거에요. 저는 신을 믿지 않았어요. 원숭이로부터 인류가 진화됐다고 생각했고, 불교의 법화경도 읽고 윤회도 믿었었어요. 믿든 안 믿든, 이 성경을 한 번 읽어보리라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하시고 쓰시기 원하는 건 이런 거 같아요. 크리스천들이 성경을 안 읽잖아요? 하나님 말씀도 모르면서, 상상 속의 예수를 믿고 있는 거에요. 우리가 예수님을 믿지만, 예수가 어떤 존재인지 물어보면 '날 구원하신 분'이라는 간단한 것 외에 말하지 못해요. 하나님께서 '정말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구나' 하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욕하다 돌아온 사도 바울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제게 하나님께서는 크리스천, 그리고 넌크리스천들에게 제가 보는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바람을 잡아라'고 하시는 것 같아요. '네가 누구니? 딴따라 아니니? 삐에로 같은. 그러니 진짜 성경이 재밌다고 여기저기 다니며 털어서(이야기해서) 성경과 함께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도와라' 그런 마음이신 듯 해요."
-그래서 앨범까지 발표하셨네요.
"이 앨범은 '성경 찬송집'이에요. 다 '자비량'으로 만든 거에요. 요새 누가 CD를 듣나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런 과정 속에서 송솔나무라는 하나님의 연주자를 붙여 주셨고, 성경을 계속 읽어왔던 습관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전주와 간주마다 성경 구절을 낭독했어요.
찾아보니 찬송가가 1800년대에 많이 만들어졌더라고요. 각 찬송가마다 옆에 보면 뿌리가 된 성경 구절이 나오잖아요. 대충 만든 게 아니라, 그 관련 성구들을 낭독했어요. 예를 들어 '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419장)'는 시편 말씀(17:8)인데, 적들이 압제하는 속에서 자신을 구원해 달라는 다윗의 시에요. 이 찬송이 너무 재미있는 게, 이런 내용인데 정작 멜로디는 경쾌한 거에요. 최근 가장 좋아하는 찬양은 '나의 갈 길 다 가도록'입니다.
제가 듣고 부른 것들 중 좋아하는 찬송가가 대부분이고, 4곡은 송솔나무 선생님 등의 창작곡이에요. 어노인팅 김사무엘 선생님이 작사한 곡도 있어요. 김 선생님이 제 간증을 죽 듣더니 작사를 먼저 하셨어요. 세상의 것들 찾았는데 너무 절망했지만, 하나님을 만나 살아났다는 내용이에요. '세상에서 볼 수 없던, 세상에서 찾을 수 없던 주님, 그 손길이 날 찾았네... 나 살았네 주 보혈 안에서 나 살았네'. 후배 개그맨에게 노래를 보내줬더니, 이런 답이 왔어요. '이거 선배님 이야기 아닌가요?'"
-앨범 제작 과정은 어땠나요.
"재미있는 이야기 해 줄께요. 처음엔 노래를 제 스타일로 했어요. '아나까나' 하듯이 음을 막 꺾은 거에요. 그러다 '예수 나를 위하여'를 불렀어요. 열한 곡째였어요. 부르는데, 송솔 선생님이 마이크를 켜셨어요. '변화음 주지 마세요'. 저는 '감정 넣은 건데요' 라고 했어요. '악보를 보시라'고 했어요. 그렇게 3시간을 끌었어요. 그런데도 못 알아들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직접 이야기는 못하고 혼자 투덜댔어요. 선생님 들으라고요. '하나님, 제가 CCM 가수도 아니고 못하겠다'고요.
결국 다시 하라는 대로 했지요. '그냥 해 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예수 나를 위하여...' 하면서 끝까지 변화음 없이 갔는데, 송솔 선생님이 마지막에 우시더라고요. 아, 이 이야기 하면 지금도 막 소름 돋아요(웃음). '이걸 어떻게 알아들으셨어요?' 이렇게 된 거에요. 그 다음부터는 그 '변화음'을 못 넣었지요. 한 곡 녹음하는데 꼬박 하루가 걸려요. 그런데 앞에 녹음했던 10곡이 떠오르는 거에요. 부끄러워서 안 되겠더라고요. 잠이 안 왔어요.
주님께서 노래 가운데서도 '너 자신을 버리고, 예수님의 마음을 담는거야' 라고 하시는 것 같았어요. 제 고집스러운 소위 노래 스타일도 버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제가 EBS에서 라디오를 하루에 7시간씩 녹음하는데, 목이 다 간 상태였어요. 송솔 선생님은 시간이 촉박하니 이미 녹음했던 걸 그냥 넣자고 하셨는데, 다른 녹음날 김사무엘 선생님이 오셨길래 부탁했어요. 이전 10곡도 다시 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하루에 10곡을 다 불렀어요. 끝나고 보니 새벽 6시 반이었어요. 다시 하려고 악보를 미리 다 보고 갔었어요. 송솔 선생님은 플루티스트 이하엘과 바수니스트 김새미 앨범 녹음도 있었기 때문에 많이 지치고 바쁜 상태이셨어요.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주신 것이지요(웃음).
이 두 장의 앨범이 그렇게 나온 거에요. 목이 간 상태에서, 그래서 제가 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나님께서 다 하셨어요. '갈보리산 위에'만 약간 음률이 출렁거려요(웃음). 그래도 나쁘진 않아요. 이 곡 외에는 모두 저를 버리고 변화음 없이 불렀어요."
-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찬송은 어떤 것인지요.
"요즘에 좋아진 찬송이 '나의 갈 길 다 가도록'입니다. 이건 깨끗하게 녹음됐어요(웃음). 이 찬송에 관련된 성경 구절이 디모데후서 4장 말씀이에요. 사도 바울이 곧 순교할 것을 감지하고 사랑하는 제자 디모데에게 '속히 내게로 오라'고 하는 말씀입니다. 바울이 A.D. 64년 로마 화재 이후 화형을 당해 죽거든요.
'너는 모든 일에 신중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다하라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조혜련 씨는 이 찬송을 부르면서 디모데후서 4장 4-9절을 낭독했다)'. 이 고백을 앞뒤로 붙이고 노래했는데, 하루 20번씩 들어요. 찬송이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아요. 아마 전에 제가 부르던 창법으로 했으면 곧 지루해졌을 거에요(웃음). 정말 하나님께서 하셨어요. 제가 부른 게 아니에요."
-제작 과정에서도 하나님의 은혜가 넘쳤네요.
"송솔나무 선생님 댁이 녹음실이었어요. 녹음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켤 수 없었지요. 녹음하면서 예레미야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스무 살 어린 나이에 하나님께서 '내가 너에게 가라면 가고 전하라면 전하라'고 하셨지요.
그렇게 순종하는데 하나냐라는 거짓 선지자가 나타났지요. 예레미야는 유다가 망한다고 했고, 하나냐는 2-3년 안에 모든 게 해결된다고 했지요. 누구를 더 이뻐하겠습니까? 예레미야는 그렇게 구덩이에 갇히고 감옥에서 두드려 맞고, 3년간 벌거벗은 채로 다니고.... 많이 배운 고귀한 학자가 그럴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물론 비교할 순 없지만, 저도 녹음하면서 힘들기도 했어요. 제가 하도 헤매니, 선생님이 밖으로 나가셨어요. 원래 제작자들은 완벽을 추구하잖아요. 근처 산으로 올라가셨대요. '앨범을 만들까 접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는데, 하나님께서 음성을 들려 주셨대요. '조혜련 1·2집 완성해. 명령이야.'
송솔나무 선생님은 5년 전에 '일본에 선교 가지 않겠니?' 하는 음성을 듣고 곧장 일본으로 건너가 4년간 사셨던 분이에요. 그런 분에게 하나님께서 직접 음성을 들려 주셨는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살다 살다 40년 동안 이렇게 강한 소리로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건 처음'이었대요. 급하게 내려와서 다시 녹음을 시작하셨어요.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 녹음을 하는데, '제가 뭐라고 선생님에게 명령까지 하셨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노래도 잘 못 하는데 말이에요. 눈물이 났지요. 너무 감사했고, 책임감이 막중해졌어요. 그래서 새벽 6시 반까지 녹음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하나님께서는 '네가 목이 가더라도, 피곤하더라도 이끌어 가겠다'고 하신 것이지요. 그러니 무조건 무릎 꿇어야지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