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의 말씀, 불완전한 인간 언어로 다 못 옮겨”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신년 대담] ‘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박사(2)

▲이어령 박사는 “하늘의 말과 지상의 말이 같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령 박사는 “하늘의 말과 지상의 말이 같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신년를 맞아 10년 전 세례를 받고 '문지방에 선' 이 시대의 '지성' 이어령 박사를 최근 영인문학관에서 만나, 교회와 기독교, 성경 읽기, 부쩍 다가온 인공지능(AI) 시대 등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전편에 이어 성경 읽기에 대한 두 번째 일문일답.

[대담=김진영 국장, 정리=이대웅 국장, 사진·영상=김신의 기자]

-비록 '문지방'에 서 있다고 고백하시지만, 아예 문지방 바깥에 계셨던 과거와 비교해 성경 읽기에 있어 혹 달라진 점이 있으신지요(이어령 박사는 세례를 받은 후 '문지방을 넘어 열린 문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여전히 '문지방 위에 서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편집자 주).

"변한 건 없어요. 하지만 예전에는 성경에 이러저러한 모순이 있어서 믿지 않았다면, 지금은 여전히 모순이 있기 때문에 거꾸로 믿는 거에요.

전에는 그랬지요. '일점일획도 못 고친다면서? 그런데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이 왜 다 다른가? 그럼 그중 어느 쪽은 틀린 것 아니야?' 이렇게 공박했다면, 지금은 틀린 걸 보니 이게 진짜라는 것이지요.

대개 범인(犯人)들이 말하는 걸 보면 정확합니다. 입을 맞추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진실이라면, 자신이 한 말조차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범인이 심문을 받는데, 피해자를 만난 시각을 정확히 기억한다? 꾸민 것이지요.

그러니 성서가 무오류이고 정말 이치에 닿는 소리만 나와 있다면, 가짜입니다. 그런데 정말 진실하게, 아무것도 삭제하지 않고 고치지 않고 뒀다는 자체가 진짜라는 것이지요.

성서를 보면 삼척동자도 웃을 이야기들이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의 말로 정확히 옮겨진다면, 그것이 진정 하나님의 말씀이겠습니까? 어떻게 절대자의 말이 불완전한 사람의 언어로 다 옮겨질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말씀을 남기셨지만, 인간에게 번역된 말이 남은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행위로 보여주셨지요. 그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의 일생을 통한 드라마, 행위는 '사건(事件)'입니다. 물건(物件)은 보이지만, 사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행위는 물건처럼 남지 않기에 이야기로 남거나 동영상으로 찍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말씀, 예수님 말씀보다 더 신빙성 있고 믿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말 중에 번역 안 되는 게 얼마나 많아요? 프랑스에 있을 때, 병원에 갔는데 '배가 따끔따끔하고 욱신욱신하다'는 게 표현이 안 되는 거에요. 한국 의사 같으면 말만 해줘도 낫겠는데(웃음). 배가 쓰리다. 배가 쌀쌀 아프다. 배가 더부룩하고 묵직하다, 번역이 됩니까? 사람의 말도 다 번역이 안 되는데, 하나님 말씀을 어떻게 인간의 말로 옮기겠습니까?

예수님께서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하니, 니고데모가 '어떻게 거듭납니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하고 묻지요. 그렇게 거듭난다는 이야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예수님께서 밤낮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라고 답답해 하시면서, 비유로만 말씀하셨습니다. 성서에 나오는 건 전부 비유에요."

-그러면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하늘의 말과 지상의 말이 같을 수 없습니다. 번역 가운데 이상한 것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저는 그러니 성서를 낱말의 부분으로 읽지 말고 전체적 행위의 언어로 읽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가 막힙니다.

실제적인 이야기를 해 봅시다. 제가 믿기 전에 가장 거부반응을 가졌던 것이 '노아의 방주'입니다. 첫째, 배는 물이 들어오면 뜨기 마련인데, 왜 산꼭대기에서 만들라고 하셨을까요? 심술이라면 몰라도, 물 들어오면 알아서 뜨는데 말입니다.

둘째, 짐승 암수 두 마리씩 넣었다면서요? 그러면 암수 없는 단성 생물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리고 초식·육식 동물을 다르게 만드셨는데, 두 마리씩 넣는다 해도 토끼와 늑대, 호랑이와 사자가 어떻게 같이 살 수 있겠습니까? 남극·북극에 사는 동물들이 어떻게 노아가 사는 곳의 동물들이랑 같이 들어갈 수 있습니까?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방주가 커도, 지금의 동물원처럼 분리해 놓지 않으면 함께 살 수 없습니다. 초식동물에겐 지푸라기 넣는다 쳐도, 육식동물에게 고기를 넣어주려면 씨가 마를 거에요. 그리고 물고기는 생물 아니에요? 하늘 아래 생물은 전부 멸하겠다고 방주를 지으라고 하셨는데, 물고기는 방주에 넣으면 다 죽을텐데.

성서를 문자 그대로 읽으면 안 걸리는 게 없어요. 그렇게 많은 비가 어디서 왔는지 물으면 '그때는 하늘의 물과 땅의 물이 다르고...', 육식동물 이야기하면 '옛날 육식동물들은 없었고 풀을 뜯어먹었다'고 합니다. 그 말을 곧이 들어도, '풀은 하나님이 만드신 것 아닌가?' 라고 비웃었던 것이 중학생 시절 읽었던 성경이었지요.

제가 기호학을 했지만, 성서를 '메타언어(대상을 직접 서술하는 언어 자체를 다시 언급하는 한 차원 높은 언어- 두산백과)'로 읽으면 노아의 방주는 '제2의 창조'를 하셨다는 말씀입니다. 먼저 만드시고 안 되니까 쓸어버리고 다시 새 질서(코스모스)를 세우신 것이지요.

제1창조 때는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하면서 시간을 만드신 것입니다. 그리고 노아의 방주, 제2창조는 공간을 만드신 것입니다. 노아의 방주는 생물들을 분류하여 칸막이를 해놓은 서랍장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우주의 시간을 만드셨다면, 이번에는 공간의 칸막이(분절)을 만드셨습니다. 너는 호랑이, 너는 사람 하면서 '분류'를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분류하시는' 분이십니다. 혼돈이란 분류되지 않은 거에요. 창조란 무질서했던 우주에 질서를 부여한 것입니다. 첫 창조가 시간적 질서, 노아의 방주는 공간적 질서, 이렇게 하면 이야기가 끝나는 거에요.

하나님께서 우주의 혼란 상태에 시간적·공간적 질서를 주심으로써 남자·여자, 하늘·땅, 유형·무형 등 모든 걸 만드신 것이지요. 그것이 '로고스(logos)'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요 1:1)고 하셨습니다. 태초에 물건이 있었던 게 아닙니다. 로고스, 즉 이성은 전부 차이를 만드는 것입니다.

차이를 나타내 준다는 것이 어려운가요? 예전 전쟁 때 서울 종로가 다 폭격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종로가 없어졌나요? 아니지요. '종로'는 물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을지로'와의 차이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게 물질도 에너지도 아닌 상징 즉 로고스의 언어입니다.

하나님을 자꾸 물건 만드시는 분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아담에게, 만드신 창조물에 이름을 지으시라고 하신 분이십니다. 그렇게 해서 '서울'이 생긴 것이지, 빌딩을 계속 지어서 서울이 태어난 게 아닙니다.

로고스, 빛과 어둠을 갈라놓는 거에요. 뭍과 물을 갈라놓으셨지요? 두루뭉술한 을지로와 종로를 갈라놓으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서울, 종로 하면 집만 보러 다닙니다(웃음)."

▲이 박사는 “인간 홀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도 하나님과 동행하면, 엠마오 가는 길에서 두 제자가 느낀 것처럼 밤길이 어둡지 않고 험하지 않다”며 ‘하나님과의 동행’을 강조했다.
▲이 박사는 “인간 홀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도 하나님과 동행하면, 엠마오 가는 길에서 두 제자가 느낀 것처럼 밤길이 어둡지 않고 험하지 않다”며 ‘하나님과의 동행’을 강조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물질과 정신도 간단합니다. 여기 아버지가 남기신 도끼가 있습니다. 그런데 도끼 자루가 다 썩어서 새 것으로 갈았어요. 완전히 다 바꿨지만, 여전히 우리는 뭐라고 합니까? '얘, 아버지 도끼 가져와' 안 그래요?

유물론자와 유신론자가 자꾸 왜 싸워요? 무식해서 싸우는 거에요. 마르크스도 사실 유물론자가 아니라 유신론자입니다. 영국 도서관에서 책 보고 <자본론>을 쓴 것입니다. '정보'가 물질입니까?

오늘날 유신론과 무신론,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을 말하지만, 해당 분야에서는 '특별한' 일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따뜻한 가슴으로 공감하고, 사람이 다치면 울고 때리면 말리는 바보가 더 똑똑할 수 있습니다.

예전 군대에 특별한 계급인 '특무상사(特務上士)'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특별'한 것 같지만, 장군은 '제너럴(General·보편적, 일반적, 넓은)', 다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스페셜'이 아니라) '제너럴'입니다. 위대한 사람도 '제너럴'입니다. 뭐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스페셜리스트)은 '제너럴'이 아닙니다.

제 성서 해석이 달라진 게 아닙니다. 동그란 구멍으로 바깥을 내다보면, 동그랗게밖에 안 보입니다. 성서는 넓은데,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의 프레임 안에서만 성서를 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체험이나 지식만으로 하늘을 재단한다면, 하늘에게 잘못이 있는 게 아니라 그 프레임 속에 들어간 우리의 시선이 문제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목사님 골탕먹이느라 성경 속에서 설명 못할 것들만 계속 따와서 질문했습니다. 왜 그런 말만 했을까요? '똑똑하다'는 이야기가 듣고 싶었거든요(웃음). '너는 특별한 신자다' 하는 사랑을 받고 제 존재를 드러내고 싶었지요. 그러니 저는 당시 성서의 잘못을 지적했다기보다, 성서의 잘못을 지적함으로써 제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려 했습니다.

이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휴브리스(hubris·자만심, 오만)'입니다. 오만하게 잘난 체 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죄악이라는 것입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보다 오만, 자신이 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죄악입니다. 그 죄악을 범했다는 것이지요.

저는 요즘 성경 읽기가 너무 재미있습니다. 지금까지 읽히지 않던 것이 읽힙니다. 예수님께서 '하늘 나는 새와 땅에 핀 백합화를 보라, 거두지 않고도 먹고 길쌈하지 않고도 아름다운 옷을 만든다. 그런데 너희는 왜 먹을 것 입을 것 걱정하는가'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주택 이야기는 안 하셨을까요? 우리 같으면 '새도 둥지가 있지 않느냐'고도 하셨을텐데 말입니다.

아, 역시 예수님은 '노마드(nomad·유목민)'이셨구나. 사는 집은 별 문제가 없으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농경 민족이니 먹고 입는 게 없어도 집은 있어야 하지요. 저번에 어떤 분과 이 이야기를 했더니 '기독교 30년 믿고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하셨지요.

읽다 보면, 성서가 너무 재미있습니다. 주기도문의 기도에서 '일용할 양식'이 영어로는 '데일리 브레드(Daily Bread)'인데, 우리는 슬쩍 '양식'이라고 했지만 원래 '빵'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요? '매일 먹는 떡?' 떡은 어쩌다 한 번 먹는 것이라, 절대 안 되지요. 그러니 '웬떡이야!' 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사람이 떡으로만...'은 최악의 번역이지요. '밥만으로는 살 수 없다'고 해야 하지만, 사탄이 '돌'로 음식을 만들라고 했으니 밥보다는 빵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요. 모래였다면 밥이 될 수 있겠지요. 이 구절은 도저히 번역이 안 되는 거에요."

▲그는 &ldquo;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보다 오만하게 잘난 체 하는 것, 자신이 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큰 죄악&rdquo;이라고 전했다.
▲그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보다 오만하게 잘난 체 하는 것, 자신이 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큰 죄악”이라고 전했다.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머리말에서 '문학비평가 시점으로 성경을 읽었기에, 종교적 해석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종교에서까지 '학(學)' 자를 붙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신학자가 아닙니다. 기독교만은, 믿음만은 제가 믿는 거지, 남의 이야기를 믿는 게 아니잖아요? 제 머리로 읽고 생각한 성경, 주님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개신교가 생겨난 것이지요. 신부나 교황이 권위로 해석한 게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과 대면해서 일대 일로 해석해야지요.

물론 우리 사이에 매개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하지만 나를 대신해서 남이 해놓은 걸 다 믿어선 안 되지요. 그래서 신학(神學)의 '신'에서 '니은(ㄴ)' 받침을 뺀, 시학(詩學)적으로 성경을 읽었습니다. 거룩한 책, 성경(聖經)이 아닌 그저 텍스트로 보고서 읽은 것입니다. 시를 평론하듯, 글로써 선입견 없이 읽어보니,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성서(聖書), 바이블(Bible)이라는 말이 원래 '종이, 책'이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성스럽다는 말이 없었어요. 그냥 책, 정확하게는 '종이로 만든 책'입니다. 처음 기독교 성경이 쓰여졌을 때는 '종교'라는 이름도 안 붙었고, 그저 유대교의 한 지류로 봤습니다.

종교와 믿음은 다른 것이거든요. '종교(宗敎)란 이미 제도화된 것입니다. '종'이라는 글자도 불교에서 나왔습니다. 영어로 종교(Religion)라는 말은 '이어준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과 나의 끊어졌던 관계를 이어주는 것이지요. 원래 그 책 제목이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였습니다. 한 기독교 방송에서 '내가 읽은 성서'에 대해 12회 동안 아나운서와 주고받은 이야기를 편집한 것이지요.

▲이어령 박사는 &ldquo;종교에까지 &lsquo;학(學)&rsquo;을 붙이고 싶지 않다&rdquo;며 &ldquo;저는 요즘 성경 읽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rdquo;고 말했다.
▲이어령 박사는 “종교에까지 ‘학(學)’을 붙이고 싶지 않다”며 “저는 요즘 성경 읽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많이 읽지 않더라고요. 빵만 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였을까요(웃음)? 그런데 이번에 제목을 바꾸니 또 많은 분들이 읽으세요. 물론 책 내용을 지금 쓰라고 하면 참고문헌도 넣고 다르게 쓰겠지만, 오히려 진실한 목소리는 여기에 더 담겨 있으리라 보고 그대로 냈어요.

그 안에는 전통적인 신학자나 목회자들이 보시면 '이단'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내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원래 문학자가 기독교에 대해 쓰면 다 이단으로 걸렸어요(웃음). 톨스토이도 그렇고 릴케도 그랬고.... 예술가들이 뭘 쓰면 대부분 파문당하거나 판매금지를 당하거나 기독교인 친구들이 떨어져 나가거나..., 이 책에도 아슬아슬한 대목이 참 많습니다."

-항의하는 분은 없었습니까.

"우리나라 교회가 상당히 진보적인가봐요(웃음). 누구 하나 제게 말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저는 그게 이상했습니다. 완고한 교조주의처럼 '성경의 글자 하나도 못 고쳐' 하는 분들이 기독교의 전통을 지켜오는 것이거든요. 그래야 그것을 비판하고 '프로테스탄트(저항, 개신교)'하는 건데.

제 해석을 비판하고 완고하게 나오는 교회나 신학자들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으면 시대적으로 앞선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거꾸로, 그런 완고하고 고집불통인, 꼬장꼬장한 옛날 선비 같은 분들이 남아있어서 제게 '이렇게 쓴 게 뭐요?' 라고 해야 저항도 하고 새로운 해석도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해석이든 옛날 그대로이든 별 반응이 없어요. 그게 슬픕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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