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탄절과 새해 첫날 '성소수자 특집' 2부작 방영으로 비판을 받았던 교육방송 EBS <까칠남녀>에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은하선 씨가 질타를 받고 있다. 일부에선 그의 행동을 두고 "사기"라고까지 하고 있는 상황.
은하선 씨는 <까칠남녀>의 '성소수자 특집' 1부 방송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12월 25일, 방송에 항의하는 한 SNS 글에 댓글을 달았다. '#'이 앞에 붙은 전화번호를 언급하며 "(이 번호로) 문자보내면 까칠남녀 피디에게 바로 간다고 합니다. 문자 하나씩 꼭 넣어주세요. 긴급 상황입니다. 방송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라는 내용이었다.
은하선 씨가 이 댓글을 단 원문은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반동연) 대표 주요셉 목사의 SNS 글이었다. 주 목사에 따르면 당시 은 씨의 댓글을 본 여려 명이 그가 알려준 번호로 항의성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은 씨가 "까칠남녀 피디에게 바로 간다"며 댓글로 남긴 전화번호는 사실 퀴어문화축제 후원 번호였다. 그러니까 <까칠남녀> 피디에게 항의하기 위해 그 번호로 문자를 보낸 이들은 의도치 않게 퀴어문화축제에 문자당 3천 원을 후원하게 된 셈이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들은 격분했다. 급기야 반동연 주요셉 대표는 은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주 목사는 "소위 보이스피싱과 전혀 다를 게 없다"며 "동성애 비판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이런 식의 부도덕한 행동까지 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은 씨를 질타했다.
이에 은 씨는 1부 방송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 27일 자신의 SNS에 일종의 해명성 글을 남겼다.
그녀는 "2017년 12월 25일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에게 항의 전화와 문자가 수십통 왔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항의문자 등을 보내지 말라는 뜻으로, 퀴어문화축제 후원 번호인 #0000-0000가 제작진의 전화번호라고 제 개인 SNS에 글을 올렸다"고 했다.
그녀는 "#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개인 번호라 생각할 가능성이 없다고 여겼고, 해당 글 댓글만 봐도 저 번호가 진짜 제작진의 번호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걸 진짜 제작진 번호라고 생각하고 문자를 보낸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특히 은 씨는 "더 이상 까칠남녀 제작진들의 업무를 방해하지 말라는 뜻으로, 일종의 장난으로 쓴 글에 진심으로 대응하는 분이 있을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댓글을 통해 은 씨 행동의 경솔함을 지적하고 있다.
"여러사람 낚아서 의도하지 않는 후원을 하게 만들었다." "성소수자도 아니고 종교인도 아닌 제3자 입장에서 봤을 때 글쓰신 분이 잘못한게 맞는데 그냥 인정을 안하는 걸로밖에 안보인다." "진심이 아닐지언정 정중하게 사과하는 글 하나 정도는 올리는게 세련된 대처법이 아니었을까" 등이다.
그 중에는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내가 뿌린 전화 누가 들어도 보이스피싱같은데 왜 넘어갔냐? 내 전화번호 검색해보면, 요즘 나온 어플로 돌려보면 위험하다고 뜬다'라고 말하고 완전히 용서받는 케이스가 있는지 저는 의문"이라는 댓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