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석 박사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이와의 갈등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아이와 부모는 서로 다른 욕구를 갖고 있다. 조화롭게 만들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는 당장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부모는 장기적으로 어떤 일이 도움이 되는 지에 마음이 간다"면서 "두 사람이 상반된 욕구를 갖고 있으면 갈등이 생긴다. 갈등의 기반이 모순이라는 조건에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면 모순을 해소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모순을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박사에 따르면 아이는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행동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두뇌가 그런 사고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부모 역시 이런 시절을 거쳤지만 다 잊어버렸거나 오히려 과거의 자신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때 내가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가졌다면 지금 더 나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그런 부모라면 아이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고 둘의 욕구는 더 큰 모순관계에 놓이게 된다.
서 박사는 "부모는 아이보다 오래 산 사람이다. 더 많은 경험이 있고 시야도 넓다.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힘도 낫다. 아이와의 갈등 상황에서 한발 물러나 전체적인 상황을 조망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쪽은 아무래도 부모"라면서 "부모는 아이가 자기 내면의 모순을 발견하고, 그 모순된 욕구 사이에서 길을 잡아가도록 이끄는 존재다. 부모는 아이와 싸우는 사람이 아니다. 아이와 힘을 합쳐 아이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 싸우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부모는 갈등을 인정하기보다 갈등을 없애려 든다. 갈등을 해결하느라 시간을 들일 여유가 없기에 아이가 당장 자신의 말을 들었으면 싶다. 그러니 갈등을 인정하고 충분히 대화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빠르게 갈등을 조정하려 든다. 물건으로 회유하고, 권위로 압박하고, 주지 않겠다고 위협하고, 때로는 폭력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서 박사는 "이때 갈등은 눌려 있을 뿐 사라진 것이 아니기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증폭하고 어느 순간 터져 나오기도 한다. 부모들의 악전고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모든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는 없다"면서 "매일매일 터지는 문제를 다 밑바탕부터 파헤칠 수도 없다. 가볍게 처리할 일은 가볍게 처리하고,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박사는 "다만 이 상황에서 아이가 불평하지 않을 수 없음은 인정해야 한다. 나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일 뿐, 아이와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사람이 아니다. 화가 난 아이가 무슨 말을 하던 그것은 아이의 좌절감의 표현일 뿐 내게 속한 말이 아니다. 정말 속상하구나, 안타까워하면 된다"면서 "대신 아이의 화가 가라앉으면 이야기해야 한다. 부모의 욕구가 무엇인지, 아이에게 왜 그것을 바라는지 말해줘야 한다. 그 욕구가 사랑에 기반한 것임을 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