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직영신학교’로의 정관 복원까지 계속할 것”
총신대 신대원 학생들이 김영우 총장 측의 일방적인 학사행정에 항의해 사당캠퍼스 본관 4층 전산실 앞 로비를 점거하며 29일 농성을 시작했다.
점거에 나선 학생들 30여명은 "'총회 직영신학교'로의 정관 복원까지 점거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부정입학에 연루된 자들의 보직해임 및 면직 출교"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인으로 시작한 '총신대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에는 총 8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이 전산실 앞을 점거한 것은, 각종 학사행정 마비를 위한 학교 서버 다운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신대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총회 직영신학교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교 측에서 '합동'을 빼고 '개혁주의 신학'을 표방하는 것으로 정관을 변경했다"며 "총신대학교는 예장 합동 총회의 목회자가 되기 위해 들어오는 학교였지만, 지금은 초교파 대학이므로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진행되는 각종 학사처리는 사기와 기망"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김영우 총장 측은 학교와 총회를 분리시키고, 재단이사회를 영구적으로 장악하기 위한 모든 절차를 마친 상태"라며 "그러나 학교 정관을 바꿀 수는 있어도 교수회의를 통하지 않고는 학칙과 학사내규를 바꿀 수 없는데, 신대원 학사내규는 졸업요건을 '소속노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92조 5항)'고 규정하고 있어 변경된 정관에 따라 운영되는 신대원 재학생들은 노회 인준을 받을 수 없고, 졸업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강도사 고시와 목사 고시 응시가 불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또 "김영우 총장 측은 교수회의를 통한 입학사정 대신 지난 12월 신대원 위원회를 만들어 몇몇 교수들과 입학·졸업 사정을 완료했다"며 "신대원 위원회는 만들어지자마자 학생들의 징계부터 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점거에 참가한 학생들 중에는 지난달 김영우 총장 측 교수들로 조직된 신대원 위원회에서 징계한 신모 전도사도 참석했다. 신 전도사는 "작년 3월 개강수련회 때 김영우 총장이 성찬을 집례하려 하자 한 학우가 항의했고, 저는 '동의합니다'라고 외쳤다가 예배방해죄로 처벌하겠다는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교수회의에서는 처벌하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며 "그런데 최근 신대원 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내용증명을 보내 항의한 학우는 1년 정학, 저는 3개월 근신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모 전 총학생회장 관련 입시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비대위 측은 "이 학생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시험에서 합격 평균 점수를 상회해 합격했고 전산상에도 합격자로 분류돼 있었으나, 신대원 위원회 모임 후 불합격 처리됐다"며 "이에 대해서는 담당 직원의 육성 진술이 녹취돼 증거로 확보돼 있다. 또 이것이 문제가 되자, 최모 학생에게 담임목사의 확인과 반성문을 제출받아 조건부 입학시켰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총신대 사유화를 위해 지난 10여년간 사학법을 이용해 재단이사회를 장악하고 준비해 온 김영우 총장의 만행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부역하고 있는 일부 교수들은, 마치 이 모든 상황이 '총회의 정치 싸움'인 것처럼 프레임을 만들어 호도하고 있다"며 "저희는 정치를 모른다. 만약 정치싸움이기 때문에 끼어들지 않는다면, 이미 그 자체가 정치적 행동"이라고도 했다.
또 "저희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 긴 시간 동안 기도하고 준비하여 입학한 뚜렷한 목표에 따라, 일단 학교를 합동 총회의 목회자 양성기관으로 정상화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며 "교수님들 중 덕망이 높으신 분이 총장이 되고, 총회는 양질의 목회자 양성을 위해 적극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하나님의 선지학교가 되기만을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