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복음은 너무도 단순하여(so simple) 아주 작은 어린아이들 마저 그것을 이해할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은 너무도 심오하여(so profound) 가장 지혜로운 신학자들에 의한 모든 연구들도 그 복음의 부요함을 결코 다 소모시키거나 고갈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이것은 19세기 프린스턴의 저명한 신학자 찰스 핫지(Charles Hodges)의 평가입니다. 복음이란 우리가 믿는 모든 것에 더해 절대적으로 근본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복음은 그리스도인들로서 우리가 누구인가란 문제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고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아직도 "복음이란 무엇인가(what is the Gospel)?"라는 단순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금도 여전히 답답해하며 씨름하고 있습니다. 제가 신학대학교와 신학대학원에서 교수사역을 하며 가르칠 때 1) 정말 무엇이 복음이며, 2) 무엇이 과장된 복음이고, 3) 무엇이 복음이 아닌가에 대해 성경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확인하고 내심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만일 우리가 정말 복음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면, 어쩌면 우리들이야말로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비참한 사람에 속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만일 우리가 그 복음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면, 정말 그렇다면 우리는 복음전도에 있어서 그 복음을 선포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구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들마저 여전히 구원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거기에다 우리 시대에는 교회 안팎에 무수한 가짜 복음이 판을 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텔레비전에 나타나는 것 중 많은 것이, 또한 기독교 서점들의 서가에 꽂아놓은 수많은 책이 완벽하게 '바로 그 복음', 즉 '성경 안에 있는, 있는 그대로의 복음'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전혀 다른 복음을 만들어냅니다. 짝퉁 복음들이지요. 사탄은 그 복음 자체를 파괴시켜 버릴 수 없기 때문에 라일(J C Ryle)이 적시했던 방법으로 가짜 복음들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사탄)는 너무도 자주 1)덧붙임에 의해서(by addition) 2)빼버림에 의해서(by subtraction) 또한 3)대체시켜 버림에 의해서(by substitution) 그 복음을 중화시켜 능력을 상실케 해 온 것이다!"
전도자나 설교자가 단지 예수와 십자가와 하늘나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생명력이 있다고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그가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단지 모든 도시 거리의 코너마다 교회건물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도시 동네 구석구석에 복음이 전파되고 있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에 전국적으로 5만여 개의 교회가 존재한다고 해서 복음이 전파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근본적으로, 그 복음은 '소식(News)'입니다. 그것은 '좋은 소식(Good News)' -우리의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위하여 은혜롭게 완성해 오신 것에 관한 '온 백성들에게 미칠 (큰 기쁨의) 유일한 좋은 소식(The Good News)'- 입니다. 즉 유일하신 아버지 하나님의 그 아들을 보내심, 성육신하신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율법을 완벽하게 살아내시고 완성하시기 위하여, 그리고 우리 죄를 속죄하시며 희생적으로 죽으시고 성령의 능력에 의해 죽은 자로부터 그분을 부활시키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입니다.
그리고 "회개하고 믿으라" "자기를 부인하라" "네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를 따르라" "내 계명들을 지키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이 그 복음의 선포를 직접적으로 따르는 필수적인 명령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그 자체 안에 "예수께서 이미 완성하셨다"는 것에 대한 "유일한 좋은 소식"입니다. 그 복음이란 하나님께 도달하기 위하여 더욱 힘들여 열심히 일하라고 우리들을 소환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바로 그 복음은 우리에게 도달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도록 어떻게 역사(일)하셨는지에 대한 유일하고 장엄한 메시지입니다.
그 복음은 좋은 충고가 아니라 좋은 소식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레샴 메이첸(J. Gresham Machen)은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내가 필요한 것은 권면이 아니라 복음이며, 나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지침들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구원하셨는지에 대한 지식이다. 당신은 어떤 좋은 소식을 가지고 있는가? 바로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묻는 질문이다!"
신현필 목사(한국오픈도어 공동대표, 임마누엘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