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일꾼들 3] ‘너는 아직 올 때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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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은 충북 맹동면 중리입니다. 6살쯤 동네에 개척교회가 문을 열었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어느 추운 겨울날, 어머니 손에 이끌려 저는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시골 마을의 개척교회는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이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항상 북적거리는 교회에 가면 마냥 신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믿지 않으시던 저희 어머니도 저를 데리고 교회에 나가시는 것을 만족해하셨습니다.

꼬마였던 저는 교회에 갈 때마다 받는 과자와 선물, 그리고 또래들과 노는 것이 좋았습니다. 일반 연필 길이의 두 배 정도 되는 기다란 연필을 선물로 받은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동네에 유일하던 그 교회가 문을 닫았고, 그다음부터는 교회에 갈 엄두도 못 냈습니다.

"상원아, 우리 교회 갈 건데 같이 갈래?"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학교 후문에 위치한 교회에 친구들을 따라갔습니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오후 3~4시쯤 수업이 끝나면, 막차 버스 시간인 7시쯤까지 교회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점점 교회 문화에 익숙해졌고, 하나님을 더 알고 싶은 마음도 자라났습니다.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중학교 3학년 때부터는 주일마다 교회에 다녔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청주에서 자취 생활을 하며 보낸 고등학교 3년은 또다시 하나님을 멀리 떠나 있는 시기였습니다. 성당에서 결혼하는 이종사촌 형을 보고 '내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불편한 마음이 들었지만, 잠시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고등학교 3학년 때 연탄가스에 중독되는 사고가 났습니다.

"아드님은 가망이 없습니다."

"아니요, 그럴 리 없습니다. 이번 한 번만 더 치료해 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이렇게 절대 보낼 수 없습니다."

병원에서는 포기한 저를 아버지께서는 포기하지 않고 재차 고압산소 치료를 강경하게 요구하셨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1~2번 들어가는 고압산소실에 저는 5번이나 들어가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꿈을 꾸었습니다. 돌아가신 친할아버지가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친구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었습니다. 저도 친구들과 놀고 싶어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할아버지께서 입을 여셨습니다.

'너는 아직 올 때가 안 됐다.'

그렇게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런저런 핑계로 교회도, 하나님의 존재도, 두 번째 주어진 삶에 대한 감사함도 잊어버린 채 제 마음대로 인생을 즐겼습니다. 그러다 1993년 5월, 당시에는 경기도 용인에 있던 향상공업(3G테크놀러지 전신)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크리스천 회사네. 일주일에 한 번씩 예배를 드리는데 어떤가."

당시 이장우 대표님(현 3G테크놀러지 회장)의 첫 말씀을 듣고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돌아보면, 이미 그때 제 영혼은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세례를 받은 때는 그로부터 2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나서였습니다.

당시 저희는 회사 지하 식당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항상 맨 뒷자리는 제 차지였습니다. 간절한 목마름으로 예배를 드린다기보다, 한 번쯤 들어봤던 찬송가가 나오면 조금씩 따라 부르며 만족해하는 정도였습니다. 특히 통일찬송가 9장(새찬송가 8장) 가사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여, 이른 아침 우리 주를 찬송합니다...'는 저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와 신기했습니다.

▲김상원 ㈜3G테크놀러지 생산기술부 차장

▲김상원 ㈜3G테크놀러지 생산기술부 차장

어린 시절, 또 청소년 시절 교회를 다닌 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하지만 믿음이라는 것은 한순간에 다가오는 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랬습니다. 6~7년간 용인에 있던 본사와 공장이 모두 충북 음성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그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혼자서 기도하는 제 모습을 자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김상원 ㈜3G테크놀러지 생산기술부 차장(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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