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서신] 십자가로 드러나는 인간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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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을 통하여 사람의 됨됨이가 드러나듯,
십자가 처형의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인간이란 존재의 됨됨이를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십자가 앞에선 대제사장들은
율법의 정신에 따라 인간을 구원하고, 진리를 가르치며,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만을 지키고,
배 채우기와 대접받기를 즐겨하는
회칠한 무덤임을 드러내었습니다.

이들은 성전을 정화하고 하나님의 뜻과 그 진리를 가르치는
예수를 끝내 죽이고자 모의를 하고 무섭게 일을 저질렀습니다.

빌라도는 공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를 못 박아 죽이는 권력자의 간계함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예수에게서 죄를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하고서도,
결국 채찍질을 하게 하며 십자가에 못 박도록 내어주었습니다.

민중들은 정의와 진실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요구와 권력자들의 부추김,
그리고 그들의 음모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중심 없는 무리들임을 드러내었습니다.

실로 민중들은 예수께서 입성할 때에는 호산나를 외쳤다가,
마지막에는 예수를 못 박으라고 외쳤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지구 위에 십자가를 세움으로
권력화된 종교와 세속 권력의 감추어있던 악을 드러나게 하셨고,
십자가에 못을 박음으로 인간의 이중성과
진실하지 못함을 폭로케 하셨습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 인간 자신들의 모습임을 알고
참된 믿음의 길, 진리의 길을 가도록
우리의 양심과 영혼을 일깨우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2007.4.7. 다시 묵상함. 이주연>

*오늘의 단상

사랑을 받고자 하면 먼저 사랑하십시오.
아름다운 사랑의 메아리가 찾아들 것입니다.
<이주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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