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이 정한 목사 요건 갖추었다 볼 수 없어”
대법원이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에 대한 '위임결의무효확인' 소송에서 12일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 소송은 사랑의교회 갱신위원회 측 교인들이 예장 합동 동서울노회가 지난 2003년 10월 오정현 목사를 사랑의교회 위임목사로 결의한 것의 무효를 주장하며, 오 목사와 동서울노회를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2016년 2월 "목사 자격에 대한 기준과 해석은 고도의 종교단체의 자율권에 속한다"며 원고의 소를 기각했다. 이에 원고 측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법은 지난해 5월, 이 역시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 오정현은 미국 장로교 교단의 목사 자격으로 (총신대 신대원) 편목과정에 편입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교단(예장 합동)의 목사후보생 자격으로 일반편입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그렇다면 연구과정을 졸업한 후 강도사 고시에 합격하고 강도사 인허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아직 이 사건 교단 소속 노회의 목사 고시에 합격해 목사 안수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교단이 정한 목사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예장 합동 헌법 정치편 제15장 제1조는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업 후 강도사 고시에 합격하고 1년 이상 교역에 종사한 후 노회 고시에 합격해 목사 안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한 다른 교단 목사 자격으로 편목과정에 편입한 것이 아니라면 피고 오정현은 여전히 미국 장로교 교단의 목사일 뿐 교단 헌법 제15장 제13조에서 정한 이 사건 교단의 목사가 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예장 합동 헌법 제15장 제13조는 "다른 교파에서 교역하던 목사가 본 장로교회에 속한 노회에 가입하고자 하면 반드시 본 장로회 신학교에서 2년 이상 수업한 후 총회 강도사 고시에 합격하여야 한다. 한국 이외 다른 지방에서 임직한 장로파 목사도 같은 예(例)로 취급한다"이다.
대법원은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 오정현이 이 사건 신학대학원에 목사후보생 자격으로 편입학 시험에 응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이 목사 자격으로 응시할 수 있는 편목과정이라고 성급하게 단정한 후, 피고 오정현이 편목과정을 졸업하고 강도사 고시에 합격했다는 이유만으로 교단 헌법이 정한 목사 요건을 갖추었음을 전제로 한 피고 노회의 결의가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교단 헌법을 적용함에 있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한 잘못 또는 이유에 모순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서울고법으로 하여금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