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입장 밝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이하 한기총)는 11년 만에 다시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성명을 4월 30일 발표했다.
한기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이 실질적으로 이행되어,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이어서 있을 북미 정상회담 또한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기를 바라고, 한반도에서 시작된 평화를 위한 대화가 세계로 확장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들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북한의 비핵화였던 만큼,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합의는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며 "그 후 북한에서 핵실험장을 폐쇄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후속 조치 역시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핵 실험장뿐 아니라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완전히 사라져야 비로소 완전한 비핵화가 됨을 견지하고, 끝까지 합의를 이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기총은 "고위급 회담과 더불어 민간 교류, 각계각층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려는 노력은 적극 환영한다"며 "다양한 접촉은 정전 후 벌어진 남과 북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서로를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교류가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북 간의 분위기가 좋을 때는 활발했던 교류가 도발이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악화되고 중단되었던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며 "따라서 외부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교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려되는 '민족 자주의 원칙'이라는 것은 과거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나왔던 부분으로, 미군 철수와 전시작전권 환수 등과 관계있는 내용"이라며 "만일 미군이 철수하고 전시작전권 환수가 이루어진다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 당시의 환경이 다시금 한반도에 펼쳐지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합의를 깨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분명한 대비책 없이 '종전'이나 '항구적 평화'를 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확실한 전쟁억지력이 없다면 전쟁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이고, 남북한의 군사력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외부의 협력은 절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총은 "이러한 면에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작이고 첫걸음이라 할 것"이라며 "이제부터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나 하나 시행해 나가면서 국제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는 단계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65년의 정전 기간이 남과 북의 간극을 만들었다면, 차분하고 차근히 간극을 메워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와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