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일꾼들 12] “왜 교회 다녀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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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좋은 곳이야. 다녀야 해."
"왜 교회가 좋지? 왜 교회 다녀야 하지?"

고향인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에서 자란 저는 주변에 항상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이 한두 명은 있었습니다. 여러 친구가 저를 전도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제 기억 속에서 저를 교회에 이끌려고 한 친구들의 세 유형이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종교 문제로 언쟁까지 벌이면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다른 것은 다 나쁘고 우리 것만 좋다"는 식의 배타적인 태도는 오히려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걸게 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들은 "교회를 다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궁금해서 "왜 교회가 좋은 곳이야?"라고 물으면 시원한 대답을 들려주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친구는 대부분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었습니다. 저와 가장 친한 그 친구는 제게 "교회에 가자"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꺼냈습니다. 못 이기는 척 몇 번 교회에 나가보기도 하고 교회 동아리에도 참석했지만, 저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제가 교회에 대해 늘어놓는 부정적인 말들을 다 들어주며 "그래, 그럴 수 있지. 힘들겠다"고 공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교회는 꼭 다녀야지"라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0년 만에 만난 그 친구는 부산에 살고 있었는데, 교회서 만난 분과 결혼해 목회자 사모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교회란 그저 착한 사람들의 모임이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교회에 가고 싶고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 부모님께 혼나고 간 곳도 교회였습니다. 당시는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동네 교회였죠. 문이 비스듬히 열려 있어서 들어갔는데, 십자가가 있고 강대상이 꾸며져 있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장의자에 앉았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왔습니다.

조금 더 철이 들어선 교회는 대부분 문이 닫혀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주일이 아닌 평일에는 내가 힘들고 위로받고 싶을 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었죠. 때때로 문이 열려 있어도 들어가면 안 될 것만 같았습니다. 어릴 때처럼 마냥 신나서 가는 곳이 아니라, 기독교는 하나의 종교이고, 종교를 선택해야 하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래서 믿음이 없으면 함부로 교회에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교회의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교회 또한 보통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사람들은 어딜 가나 똑같기 때문에 문제들이 있어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했습니다. 3G테크놀러지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종교에 대해 그다지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죠.

▲박순춘 3G테크놀러지 관리부 계장

▲박순춘 3G테크놀러지 관리부 계장

대학 졸업 후 저는 강원도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친오빠를 따라 서울에 와서 직장을 구했습니다. 보수적인 저희 부모님께서는 저를 서울에 보내는 것을 내키지 않아 하셨지만, 제 의지를 꺾진 못하셨습니다. 취업해서 모아놓은 돈으로 신림동에 지하방을 얻어 오빠와 머무는 조건으로 서울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1년 여름, 충북 음성으로 내려왔습니다. 지역 센터의 추천으로 3G테크놀러지를 소개 받아 2012년 3월 입사했습니다. 믿음이 없던 저는 회사에서 매주 예배드리고 소모임 하는 것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때마다 열리는 찬송대회, 성경암송대회 등에도 참여하는 것은 슬슬 부담되었습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이고 좋은 의미를 부여한 것은 감사한 일인데, 신앙에 대한 부담을 넘어 거부감과 양심을 속이는 것 같은 불편한 마음도 싹텄습니다. <계속>

박순춘 3G테크놀러지 관리부 계장(4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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