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개혁측 성도 ‘여전한 교회 구성원’임을 재차 확인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가 감독으로서 임명한 지역예배당 담임이 또다시 법원에 의해 불인정됐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10민사부는 지난 18일 성락교회 안산예배당 김모 목사 등 5인이 채무자 이모 목사 등 8인을 상대로 제기한 '예배방해금지 가처분(2018카합50024)' 사건에서 채권자 김모 목사 등의 신청을 기각했다.
김 목사 등은 김기동 목사 측 목회자와 성도들로, 개혁 측을 지지하는 이모 목사 등이 자신들의 예배 행위를 방해했다며, 가처분으로 이에 대한 제재를 구했다. 안산예배당 내 개혁 측 성도들은 이 목사 집례 예배에 참석하고, 김 목사를 거부해 왔다.
이번 판결은 지난 5월 1일 나온 구리예배당 가처분 사건과 비슷한 맥락이다. 김기동 목사가 감독으로 복귀한 후 자신을 반대하는 개혁측 목사를 해임·파면하고, 그 자리에 김기동 목사 측 목사를 임명하면서, 분쟁이 발생한 사건에 대한 것이다.
김기동 목사는 지난 2017년 4월 3일 개혁 측 이모 목사를 파면하고, 3일만인 4월 6일 김모 목사를 담임으로 발령했다. 그러나 개혁 측 성도들은 김기동 목사의 감독 복귀가 절차를 무시한 불법이었으므로, 김기동 목사가 감독으로서 집행한 모든 결정이 무효라며 김 목사의 담임 임명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크게 세 가지를 주목했다. 먼저 김 목사 측이 주장하는 폭력과 폭언, 협박 등에 대해 양측의 다툼이 있었지만, 김 목사 측 주장대로 이 목사 측의 일방적 행위가 아닌 상호간 충돌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본 다툼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채무자 측의 일방적 폭력으로 보기 어렵고, 오히려 상호간의 충돌로 봄이 타당하다"며 "다툼의 원인도 개혁측에 비해 소수인 김 목사 측이 더 많은 예배시간을 확보하면서 다툼이 불가피하게 야기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둘째로 김기동 목사가 행한 파면 및 임명 등의 인사조치도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기동 목사가 감독 취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직무를 수행하고, 이 목사를 파면하고 김 목사를 안산예배당 담임으로 발령했기에,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김 목사만이 안산예배당의 정당한 담임이고, 김 목사 집례 하에서만 예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채권자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일 비슷한 구리예배당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성락교회 전 대표자인 김기동 목사가 아무런 권한 없이 윤 목사를 담임목사로 임명했다"며 김기동 목사의 감독 권한 자체를 부정한 바 있다.
지난 구리예배당과 이번 안산예배당 판결은 김기동 목사의 인사조치에 의한 분쟁이라는 점에서, 성락교회 현재 상황에서 가장 큰 쟁점인 개혁 측 목회자 31인의 '파면효력정지가처분'에 대한 결과도 비슷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개혁 측은 이변이 없는 한 가처분이 무난히 인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재판부는 이 목사 등 개혁 측 교인들이 여전히 성락교회 소속임을 확인했다. 당초 김 목사 등은 "채무자(개혁 측)들은 성락교회의 정당한 대표자인 김기동 목사의 권한을 부인하고, 핵심 교리와 다른 교리를 추구하면서 별도의 신앙적 공동체를 형성함에 따라 채권자 교회를 탈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목사 등이 김 목사의 교회 운영이나 인사권 행사를 반대하는 행동을 넘어 새로운 교리를 추구하거나 기존 채권자 교회의 기본 정체성과 배치되는 신앙적 공동체를 새로이 형성함으로써 채권자 교회를 탈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했다. 개혁 측 성도들이 성락교회의 여전한 구성원이라는 점이 법원에 의해 재차 확인된 것이다.
이번 판결은 성락교회 법적 분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기동 목사 측은 꾸준히 개혁 측에 대해 '교회를 탈퇴하고 새로운 교회를 구성했기에, 더 이상 성락교회의 일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개혁 측이 교회 탈퇴나 새로운 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교개협이 김기동 목사를 반대하는 것을 넘어 교회에서 탈퇴했다거나 교개협만의 새로운 교회를 설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성락교회 교회개혁협의회 대표 장학정 장로는 "성락교회 분쟁은 김기동 목사의 불법적 감독 복귀에서 비롯됐다.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한 것도 모자라, 무능력한 운영으로 아들이 감독에서 물러나자 아버지가 다시 감독으로 복귀하는, 끝을 모르는 욕심과 불법이 오늘의 사태를 불러왔다"며 "여태까지 모든 판결이 김 목사의 복귀가 불법이고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식이 파괴된 교회를 사회와 국민들이 지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성락교회는 다시 하나님의 공의가 넘쳐 흐르고, 은혜와 행복이 가득한 생명의 교회로 한국교회와 국민 앞에 우뚝 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상식이 통하는 교회, 세상과 함께 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