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남편 보낸 아내, ‘동병상련’ 겪는 이들 위한 ‘눈물겨운’ 애도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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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참된 애도를 위한 조언과 통찰

애도 수업
캐시 피터슨 | 윤득형 역 | 샘솟는기쁨 | 184쪽 | 12,500원

이 책은 암 판정을 받은 남편을 먼저 보낸 아내가 유사한 상황에 처한 이들과 그 주변 사람들을 위해 마음을 다해 쓴 '눈물겨운' 기록이다. 병상에 있는 분을 돌보는 이들과 환자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친절하고 적절한' 조언이 책에 가득하다.

저자에 의하면, "병원 치료를 받기 전에 무엇을 준비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처음 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 같은 마음이었다.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몰라서 당혹스럽고 두렵기 때문이다(27쪽)".

처음에는 큰 변화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신입생의 경우처럼 병원에 입원할 때도 준비물이 필요하다. 가장 필요한 것은 볼펜과 스프링노트 혹은 링바인더이다. 또한 달력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치료받는 날, 병원 예약이나 입원 날짜 등을 기록하여 체크해야 한다.

저자는 여성으로서의 감수성과 섬세함으로 독자에게 자상하게 조언한다. "상상력을 동원하라. 환자를 재미있게 만드는 일을 하라! 당신이 보낸 카드가 그날의 더할 나위 없는 큰 기쁨이 될 수 있다. 환자는 당신의 카드를 읽고 또 읽고,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자신을 아끼고 돌보는 친구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느낀다. 가능하면 전화통화를 짧게 하라. 말을 많이 하려 하지 말고 듣는 자세로 그의 말을 경청하라(37쪽)". 특히 조심해야 할 일이 있다. 당신 주변의 어떤 사람에게 일어난 부정적인 사례들을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책은 병실을 장식하는 일에 대해, 환자에게 필요한 기쁨과 웃음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적은 비용으로도 큰 기쁨을 선물할 수 있는 예를 들기도 한다.

저자는 병원에 있으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필요한 거 있으면 전화해"라고 말하는 백 명의 사람들보다, 친절한 행동을 실천하는 한 사람이 훨씬 소중하다는 것이다. 때로는 간병하는 가족에게 혹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비극적인 일을 겪거나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이 여성이라면, 그를 위해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예를 들면. 자동차 등록 혹은 점검 만기일과 면허증의 만기일 점검하기, 자동차 덮개를 열어 느슨해진 선이나 호스가 있는지 점검하기, 매주 쓰레기차가 쓰레기를 비우고 난 후 쓰레기통을 수거하기, 꺼진 전구들이 있다면 교체하기 등이 그것이다.

병원을 방문할 때 지나치게 매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조미료가 너무 많이 첨가된 음식도 좋지 않다. 야채가 많거나 국물이 있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자칫 오히려 입맛이 없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저트는 지치고 힘든 가족들의 입맛을 돋구어 줄 수 있어야 한다(88-89쪽).

남편과 30여년 간의 결혼 생활을 지낸 저자는 남편을 떠나보내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마지막 인사는 예상하지 않은 순간, 첫눈이 내리듯이 다가왔다. 아름답고 평안했으며, 남편의 침실은 거룩한 성전 같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처참한 순간이 가장 심오한 순간이었다. 나는 비밀스러운 통과의례, 영적 신비의 목격자가 된 것 같았다. 사랑의 하나님이 초자연적인 평안으로 나를 감싸는 듯한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이 책은 환자와 환자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준다. 40여 가지를 제안하고 있다. 그 중에는 '집 출입문에 격려의 메모 쪽지 붙여놓기', '영감을 주는 책을 선물하거나 유쾌한 영화 DVD를 선물하기', '집에 아무도 없는 낮 시간 동안 애완동물에게 음식주기', '방과 후 아이들 돌보기', '병원에서 퇴원할 때 축하 케이크 준비하기', ' 방문객이 기록을 남기도록 방명록 준비하기', '남성을 위한 화려한 색상의 편안한 옷 선물하기', '환자가 좋아하는 빵이나 쿠키, 사탕 선물하기' 등이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조언이 이 책에 있는데, 그것은 '상처를 주는 말'에 관한 내용이다. "대부분 격려하고 위로하려는 말 중에 때때로 상처를 주는 말이 있다. 이러한 말은 마치 꿀벌 같아서 진심에서 우러나온 유익한 말이고 위협적일 리 없는 말이라고 해도 실제로 듣는 사람에게는 가슴을 쏘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그는 더 좋은 곳에 있어" 같은 말이다.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상실은 고통스럽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다. 가족들은 더 좋은 곳에 그가 있다고 해도 가족과 함께 있기를 원할 것이다(137쪽)". "너의 마음을 바쁘게 하도록 다른 곳에 관심을 쏟아야 할 거야"라는 조언은 사별자의 마음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그러면 가장 좋은 말,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은 무엇인가? "제가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기도해야 한다.

저자는 "애완동물이 애도와 회복의 과정에서 귀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작은 강아지가 그에게 위로와 동반의식, 무조건적 사랑, 그리고 밤에 안전함을 제공해 주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면에서 강아지와 함께 있으면서 그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

끝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신이 직면했던 어려움'이 이제 사람들을 돕는 도구가 된다는 점이다. 당신은 어떻게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지, 언제 응답하고, 언제 말하지 말아야 할지를 잘 알고 있다. 당신은 돌봄에 있어서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직감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저자는 사별과 애도의 과정, 그리고 이후의 일상을 진솔하게 풀어놓고 있다. 독자는 "아!"하고 감탄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속으로 "이크!"라고 말하면서 지난날의 실수를 돌이켜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이 놀라운 책은 참된 애도를 위한 조언과 통찰을 선물해줄 것이다.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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