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만 아니다… 신학대 파고드는 동성애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아직’ 비공식이나 학생들 모임 하나 둘 생겨

이젠 신학대도 동성애에 안심할 수 없다. 최근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가 잇따른 동성애 논란으로 그 중심에 있지만, 다른 신학대들도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그 흐름에 있어선 마찬가지다. 동성애가 신학대를 파고든다.

▲장신대의 한 학생이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 ⓒ학생 SNS 캡쳐

▲장신대의 한 학생이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 ⓒ학생 SNS 캡쳐

장신대

지난 17일 있었던 교내 공식 채플 시간에 일부 학생들이 동성애를 지지하는 듯한 퍼포먼스를 벌여 물의를 일으켰다. 친동성애자들 사이에서 이날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아이다호 데이)이기도 했다. 의혹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학생들은 무재개를 이루는 각각의 색상의 상의를 저마다 입고 예배를 드렸다. 이들 중 한 명은 예배 도중 아예 무지개색 천을 몸에 둘렀다. 무지개 깃발을 들고 십자가 아래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이틀 만에 학교 측이 이례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학교와 교계에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는 입장도 아울러 밝혔다.  

이 일이 있기 전에도 장신대에선 종종 동성애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 '암하아레츠'라는 동아리는 지난해 교내에서 '목회현장에서 만난 성소수자들의 신앙과 삶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계획했다가 취소했다. 최근에도 비슷한 논란을 야기했다.

또 지난해 장신대 학교신문사가 발행하는 '신학춘추' 114호(5월 30일자)는 '퀴어신학 토크마당' 취재 기사를 게재해 찬반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신학춘추' 주간 하경택 교수(구약학)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신대는 동성애와 관련하여, 교단신학교로서 교단의 입장을 따른다"며 "금번 신학춘추 기사 중 신학적 성찰 없이 단순 소개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들이 게재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후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지도하겠다"고 했었다.

▲총신대 ‘깡총깡총’의 깃발

▲총신대 ‘깡총깡총’의 깃발

총신대

친동성애 모임인 '깡총깡총'이 있다. 물론 비공식 모임이다.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총신대는 동성애에 반대한다. '깡총깡총'은 학교 분위기상 장신대처럼 그 존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못하지만, SNS 등 온라인에서는 나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6년,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가 공개적으로 '깡총깡총'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었다. QUV는 "총신의 성소수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와 교류해 왔다"고 했다. '깡총깡총'도 당시 SNS를 통해 "우리는 외부인이 아니라 재학생·졸업생으로 구성된, 교내에 실존하는 모임"이라고 했다.

총신대 신대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과거 인터넷 게시물에서 한 동성애자 고등학생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퀴어신학을 확립시키기 위해 총신대 신학과에 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기타

백석대에도 비공식 친동성애 모임인 '백설기'가 있다. 이 학교 한 신대원생에 따르면 백설기는 지난해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부스까지 설치했다. 백석예술대에도 '퀴어'라는 모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감신대에는  '무지개 감신'이 있다. 지난 2013년 최초의 '커밍아웃 주교'를 다룬 다큐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상영회를 학내에서 가져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밖에 한신대의 '고발자', 성공회대의 '무아지경'이 친동성애 모임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총신대에서 반동성애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한 신대원생은 "신학대 내 친동성애 모임은 그것만 따로 떼어놓고 볼 게 아니라 신학에 있어서 지나친 자유주의 경향과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교수들의 영향, 점점 복음의 능력을 상실하는 한국교회의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요즘 대학들에서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대나무숲'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설화에서 착안한 '대나무숲'은 대학 구성원들의 '말 못할 사정'을 대신 전달해 주는 SNS 페이지. 익명성을 강점으로 각 대학의 공식 커뮤니티를 대체하며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총신대 대나무숲 SNS 페이지에선 요즘 &lsquo;페미니즘&rsquo;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총신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총신대 대나무숲 SNS 페이지에선 요즘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총신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문제는 이 '대나무숲'에서 형성되는 여론이 대부분 한 쪽으로 편향돼 있다는 것. 총신대의 이 학생은 "(총신대 대나무숲이) 반동성애 관련 내용은 잘 올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총신대 대나무숲에선 '페미니즘'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감신대 학부를 졸업한 뒤 현재 총신대 신대원에 재학 중인 다른 한 학생 역시 학내의 신학적 분위기가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그는 "감신대의 경우 신학의 토착화를 강조하는 등 자유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했다.

이 학생은 "현재의 신학대 상황이 미래의 한국교회 모습"이라며 "비록 아직은 친동성애 활동의 영향이 크지 않지만, 그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만은 확실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현재 총신대와 백석대 등에는 일부 학생들이 뜻을 모아, 이런 흐름에 대응하는 '반동성애'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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