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회에서 행복한 목사로 살기를…”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 (9)-주님의교회 오정택 목사

미국 캘리포니아의 싱그러운 햇살 아래서 미소가 아름답고 가슴이 따뜻한 오정택 목사를 만났다. 동료 목회자와 성도들이 전하는 오 목사는 '사람 좋은 목사'다. 오 목사는 화내는 법이 없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법이 거의 없다. 그는 많은 목회자 모임에서 총무다. 소위 총무 주특기다.

기자가 오정택 목사와 만나 삶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가 인기 좋은 총무 목사가 된 이유를 알았다. 대화 내내 미소가 입가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을 나누면서도 상대방을 좋게 표현하려고 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워낙 좋은 성품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더욱 너그럽고 여유있는 목회자로 살아가는 모습이 보여 참 좋았다. 한 잔의 차와 함께 나눈 그의 삶과 사역 그리고 그의 비전을 지면에 담는다.

▲오정택 목사

▲오정택 목사

어머니 서원기도가 고백적 소명으로

오정택 목사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다. 믿음의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란 착하고 성실한 아들이었다. 소년 오정택은 초등학교부터 장래희망란에 목사라고 적었다. 어머니로부터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들었다. 어머니의 '서원기도'로 얻은 아들이다. 아들을 얻기 위해 드린 새벽제단에서 뜨거운 서원기도 후 응답으로 얻은 아들이다. 오정택 어린이는 어느 순간부터 목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린이 예배 후 아이들을 모아놓고 설교를 했다. 물론 어른들을 흉내 내는 것이었지만 오정택 어린이는 목사 연습 중이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오정택 학생은 딴 꿈을 꾼다. 신학교에 진학하는 선배들 모습을 보니 대부분 예비고사에 낙방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그런 신학교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의사가 되어 하나님을 섬기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의대를 지망한다. 오정택의 의대 지망은 현실적 선택이었다. 그는 더 이상 목사 후보생은 아니었다.

그런데 생각지 않게 의대 입학 시험에서 낙방했다.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서원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로 느껴지기도 했다. 재수 준비를 하며 고민이 많았다. 마침 갈보리교회 강문호 목사님의 부흥회가 있었다. 목사님의 간증을 들어 보니 강문호 목사님이 의대 낙방 후 신학교에 진학한 것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강문호 목사님께 상담을 했다. 상담 후 오정택은 신학교 진학에 확신을 얻었다. 재수생 생활을 하면서 주일학교 교사를 했다. 그때 맡았던 초등학교 5학년 담임은 큰 보람이었고 소명을 다시 확인하는 축복이었다. 특히, 여름성경학교에서 세족식은 감동이었다. 세족식 후 개구쟁이들이 완전히 변화 되었다. 개구쟁이들이 예배와 전도의 모범을 보였다. 지금은 그들이 목사가 되고 전문인이 되어 교제하며 협력하고 있다.

하나님의 선물, 부르심의 확신

부르심에 대한 확신을 갖고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런데 입학하자마자 학내사태 같은 문제들을 목도하면서 신학교와 신학에 대해 크게 갈등한다. 하지만 신실한 하나님께서는 신학생 오정택을 여러 사건과 경험으로 붙잡아 주셨다. 특히 군목 후보생 시험 합격은 확신과 기쁨을 준 큰 선물이었다.

한국의 20대 남자라면 누구나 갖는 군대 문제도 해결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다시 확인하는 축복이었다. 모범 신학생으로 돌아온 오정택은 착실하게 신학 수업을 받고 목회 실습을 했다. 당시 감리교회는 군종목사로 입대하더라도 단독 목회 경험이 있어야 목사 안수가 가능했다. 오정택 전도사는 지하 전세를 얻어서 3년간 개척교회를 했다. 총각 전도사의 목회 현장을 하나님께서 축복하셨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전도되었다. 초년 목회에서 목회 결실을 경험하며 다시 부르심을 확인하고 건강한 목회자로 성장하게 되었다.

공군 군종목사와 광림교회 부목사

공군 군종목사로 보낸 세월은 행복 이상이었다. 보람과 기쁨 풍성한 시간들이었다. 물론 아픔도 있었고 불편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제복을 입고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증거한 날들은 긍지와 보람으로 남아 있다. 특히 공군 교육사령부 교회에서 훈련병들에게 복음을 증거하고, 결신시켜 세례를 주었던 일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이다.

군종목사로 전역하면서 광림교회 부목사로 사역하게 되었다. 광림 교회에서 대학부와 청년부 지도 목사로 섬기게 된 것은 오 목사에게 큰 축복이었다. 강남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목회하면서 젊은이 예배를 도입하여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다. 청년 부흥 시대를 경험한 것이다.

유학과 이민교회 부교역자

젊은이들을 섬기면서 보람도 있었지만 많은 도전도 받았다. 오 목사는 좀 더 준비된 목회자가 되고 싶었다. 좀 더 깊은 인간이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교육학적인 접근의 필요성도 강하게 느꼈다. 오 목사는 돌파구로 유학을 택했다. 신학교 교수나 목회자들을 섬기는 목회자가 되고 싶었다. 유학생활은 보람된 시간이었다. 나름대로 교육목회를 정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좋은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일했다. 교회와 담임 목사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아직도 좋은 관계를 갖고 다양한 모습으로 동역하고 있다.

오 목사에게 담임목회의 기회가 왔다. 웨스트레이크한인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게 된 것이다. 11년 6개월의 목회에 은혜가 많았다. 여기서 그는 이민교회의 성장과 부흥을 경험했다. 찬양예배를 도입하고, 제자훈련과 영어권 예배 활성화 그리고 한국학교를 통한 지역 봉사와 세계 선교 등 균형잡힌 사역들을 통해서 성장과 부흥을 경험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하게 사임을 하게 됐다. 사임 과정은 아팠다. 갈등들도 많았고 상처도 많았다.

주님의교회 개척과 행복한 목회

교회를 사임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이민 목회를 포기하고 한국을 가려 했다. 한국행 결심 후 짐을 싸는데 분쟁으로 흩어졌던 성도들이 오 목사를 찾아 왔다. 그들이 교회개척을 제안했고 오 목사는 고심 끝에 그들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주님의교회'를 개척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은혜도 컸다. 교회를 개척하며 드린 기도는 "주가 주인 되신 행복한 교회가 되게 하소서"다. 오 목사는 목회적 부담이나 목회적 성취도 주께 다 맡기고 목회한다. 진정한 행복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비전과 기도의 제목

오 목사는 품고 기도하는 기도 제목들이 있다. 오랜 세월 품고 기도해왔던 숙성된 기도다. 첫째 기도는 행복한 목회다. 행복한 성도들이 모인 행복한 공동체를 세우기를 기도한다. 주변에 행복하지 못한 교회, 행복하지 못한 성도, 행복하지 못한 목회자가 너무 많다. 오 목사는 하나님의 기쁨을 누리는 행복한 교회를 세워 행복한 목사로 살기를 기도한다.

둘째 기도는 예배자 세우기다. 또 오정택 목사는 예배자를 세우는 목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오 목사는 바른 예배를 오래 고민해 왔다. 군종목사, 광림교회 부목사, 그리고 웨스트레이크한인교회 담임목사 시절도 늘 예배 갱신을 도모하며 기도했다. 오 목사는 '신앙인은 예배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시공을 초월한 참예배자를 세우는 목회에 힘을 모은다.

셋째 기도는 선교다. 그는 C국 전문 선교 공동체 '비전 50'의 총무다. 그는 2050년까지 상당한 선교적 교두보가 마련되어 C국을 통한 세계 선교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협력하는 선후배 목회자들과 종종 모여 기도하며 시간, 마음, 그리고 물질을 모은다. 귀한 후원의 손길이 있어 감사한 일이지만 더 많은 후원과 협력이 필요해서 더욱 기도한다.

하나님 앞에서는 우리는 평생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오 목사도 많은 일들을 경험하며 더욱 더 신실하고 성숙한 목회자가 되어 가고 있었다. 꿈과 비전을 고백하는 그의 눈빛이 빛났다. 따스한 미소에 담긴 그의 결의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주님의교회와 더불어 아름답게 쓰임받고 있는 오정택 목사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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