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서 여송빌딩과 목회비 관련 팽팽한 공방
총 100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의 첫 공판이 지난 8월 24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지팡이를 짚은 채 법원에 출두한 김 목사는 약 2시간여 진행된 재판을 피고인석에서 지켜봤다.
이날 재판은 검찰이 기소한 부산 여송빌딩 사건과 목회비 횡령 중 주로 여송빌딩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으며, 검찰과 변호인의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다.
먼저 목회비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을 놓고 검찰은 개인적 사용이 불가한 공금 횡령으로, 변호인은 사례비 대신해 지급한 것으로 개인적 용도 사용이 가능하다며 맞섰다.
여송빌딩과 관련해서는 사건 당시 교회 실무를 맡았던 김모 전 사무처장이 증인으로 나와 당시 정황에 대해 구체적인 증언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여송빌딩 거래 및 명의 이전 과정에 김 목사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에 중점을 맞춰 심문을 펼쳤으며, 김 전 사무처장은 김 목사의 지시로 대부분의 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증언했다.
여기에 여송빌딩이 사무처에서 관리하는 교회 재산이었으며, 과거 성바협 사건 당시 김기동 목사가 스스로 직접 여송빌딩에 대해 교회 재산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고 확인했다.
이날 심리는 첫 재판인 만큼 사건의 정확한 파악에 주력했다. 오는 10월 말까지 예정된 앞으로의 재판에서 혐의 입증을 위한 검찰의 증거 자료와 반박할 김 목사 측의 자료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본 사건은 앞으로 약 7차례 더 재판을 진행한 후 오는 10월 말경 판사의 최종 선고가 예상된다.
이날 재판에는 성락교회 김 목사 측 성도와 개혁 측 성도들이 대거 참석해 재판을 참관했으며, 재판 직후 김 목사 측 일부 성도들이 방송 취재진과 폭행 시비를 벌여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한다.
재판을 참관한 교회개혁협의회 대표 장학정 장로는 “첫 재판인 만큼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기 곤란하다”며 “재판부가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혀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재판은 그가 살아온 지난 행적에 대한 민낯이 온전히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더 이상 추악한 거짓으로 진실에 눈 뜬 우리 성락교회를 속일 수 없다. 우리가 재판을 통해 마주할 진실은 우리 성락교회가 다시 회복하고 개혁할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기동 목사는 지난해 12월 40억원대의 부산 여송빌딩에 대한 배임 혐의로 검찰에 처음 기소됐으며, 지난달 교회로부터 받은 목회비 69억원(매월 5,400만원)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 외에 법원은 지난 3월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사건을 통해 김기동 목사의 ‘담임감독’ 직무를 정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