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기념교회 퇴임 이재철 목사가 7개월 앞당겨 은퇴한 이유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후임 공동 담임목사님들에게 걸림돌 되지 않도록”

▲이재철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재철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재철 목사는 지난 6월 17일 주일예배 설교에 앞서 조기은퇴에 대해 교인들에게 설명한 바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행 28:23-28)’라는 제목의 설교 전 이 목사는 “올해 첫째 주일 설교에서 저는 남은 임기 동안 네 분의 후임 공동 담임목사님들을 중심으로 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그 분들이 제 퇴임 이후 100주년기념교회 공동 담임목사직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게끔 그 분들을 앞세우고, 저는 그 분들을 위한 밑가지가 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목사는 “그 일환으로 저는 금년도 상반기에는 주일 설교를 한 달에 두 번, 그리고 하반기에는 한 달에 한 번 할 계획인 것도 밝혔다”며 “제 퇴임 후에는 정한조 목사님이 1-3째주, 4째주 김광욱 목사, 5째주 이영란·김영준 목사님이 번갈아 설교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현재 네 분의 후임 공동 담임목사님들은 제 예상대로 훌륭하게 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제 제 마지막 남은 소임은 후임 공동 담임목사님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제 공식 정년퇴임일인 내년 6월 셋째주일 이전에 교회를 떠나는 것”이라며 “은퇴를 7개월 앞당겨, 금년 11월 셋째주일에 100주년기념교회를 떠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 계획을 상임위원회에 지난 4월 초 밝혔다. 그러나 건강이 악화되어 조기 퇴임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제가 올해 첫째 주일에 하반기부터 한 달에 한 번 설교하겠다고 밝힐 때 이미 짐작한 분들도 계시겠으나 사실 부득이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는 한, 후임 공동담임목사들의 새로운 시대가 조속히 개막될 수 있게끔 금년 11월 셋째 주일에 퇴임할 예정이었다. 제 입장에서 보자면 이것도 조기 퇴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재철 목사는 “2005년 우리 교회 창립 후 처음으로 제정된 정관에는 담임목사 정년이 만 70세로 돼 있었다. 그러나 2009년 정관 개정 당시 제가 정관개정위원들에게, 담임목사 정년을 만 65세로 단축해 달라고 부탁했다. 제 자신의 정년을 5년 단축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100주년기념교회 초대 목사로서 제 관심사는, 처음부터 제가 퇴임한 이후에도 교회의 교회다움이 더욱 든든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바른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목사는 “제 후임목사는 필경 저보다 훨씬 젊은 분이 될텐데, 젊은 분이 만 70세가 되기까지 제가 오랫동안 담임목사직을 지키는 것은 당사자에게도 교회에도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을 것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위원들도 모두 제 의견에 동의해 줬으나, 65세로 단축할 경우 제 연령상 10년도 채우지 못하고 교회를 떠나게 될 것을 우려한 개정위원들이 정관 부칙 ‘초대 담임목사에 한하여 70세까지로 한다’는 경과 규정을 뒀다”고 보고했다.

그는 “경과 규정에 대한 저의 반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저 개인적으로는 늦어도 우리 교회 창립 10년째인 2015년에는 퇴임할 작정이었다”며 “그러나 뜻하지 않게 2013년 4월 전립선암 말기 선고를 받은 저는, 암 제거 수술과 31차례의 방사선 치료 2년간 호르몬 치료를 받느라 사실상 교회 업무를 떠나 있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그 후 2년만에 교회 업무에 복귀하고 보니, 안타깝게도 여러 부분에 걸쳐 기강이 해이해져 있었다. 창립 초기부터 교회가 지키려 했고 또 반드시 지켜야 할 정신과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었다”며 “이를테면 교인들의 헌금을 급여로 받는 목회자들과 직원들은 교인들에 대한 채무감을 지닌 소명인으로 섬김의 본이 되어야 하고, 오래된 교인들일수록 새로운 교인들을 떠받쳐주는 밑가지가 돼야 한다는 등의 정신이 흔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느헤미야는 아니지만, 포로에서 돌아온 유대인들이 느헤미야와 함께 무너진 예루살렘 성을 복구하고 대대적인 영적 부흥을 경험했음에도 느헤미야가 약 1년간 예루살렘을 떠나 있는 동안 그들의 영적 기반이 붕괴된 것과 같았다”며 “무엇이든지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일은 처음 세우는 것보다 더 힘들다. 2015년 4월 교회 업무에 복귀한 제가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는데 올해 초까지 근 3년이 소요됐다”고 했다.

이재철 목사는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공동 담임목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은혜를 입었다. 주님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해 주셨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그로 인해 제가 금년 11월 셋째 주일 퇴임하더라도, 2년간의 투병 기간을 제외하면 제 재임 기간이 무려 11년 4개월이나 된다. 이미 10년을 훌쩍 넘긴 셈이므로, 제 퇴임을 7개월 앞당겨 금년 11월 셋째 주일에 교회를 떠나게 되는 것을 부디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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