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산상수훈… 그것을 따라 사신 한경직 목사”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김명혁-림인식 대담] “온유와 겸손 사랑과 섬김의 성자”

▲대담을 진행한 김명혁 목사(왼쪽)와 림인식 목사 ⓒ김진영 기자

▲대담을 진행한 김명혁 목사(왼쪽)와 림인식 목사 ⓒ김진영 기자

김명혁 목사(한복협 명예회장, 강변교회 원로)와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 노량진교회 원로)가 19일 오전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담임 이수환 목사)에서 故 한경직 목사를 주제로 대담했다. 사회는 김철영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가 맡았다.

먼저 림인식 목사가 故 한경직 목사에 대해 발표했다. 아래 그 주요 내용을 옮긴다.

"한 목사님을 가까이서 대해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그를 '예수님을 닮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특히 예수님 가르침의 핵심이 산상수훈에 있는데, 한 목사님의 삶이 바로 그와 같았다. 산상수훈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십자가의 생활화'다. 예수님의 삶은 그 자체로 십자가였다.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사신 것이다. 한 목사님도 마찬가지셨다. 오직 구령에 초점을 맞춘 십자가 생활이셨다. 그래서 한 목사님은 언제나 자신이 아닌 타자를 위한 교육을 하셨다. 많은 학교와 신학교를 세우셔서, 참 그리스도인의 정신을 가르치셨다.

산상수훈이 또한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유기체 의식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에겐 모두가 한 몸을 이루는 지체라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다른 이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 이 사회 또한 건강해 질 것이다. 한경직 목사님도 이런 자세로 목회하셨다. 강단의 설교와 일상의 말씀이 다르지 않으셨다. 늘 하나님의 말씀을 몸소 실천하며 사셨다. 오늘날 우리는 이런 한 목사님의 삶과 신앙을 본받아야 한다."

이어 김명혁 목사도 생전 한경직 목사를 회고하며, 그의 삶과 신앙에 대해 존경을 표했다. 마찬가지로 아래 그 주요 내용을 옮긴다.

"1938년, 제가 태어나 1살이 되었을 때, 제 아버지께서 한경직 목사님의 초청으로 신의주제일교회로 부임하셨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경직 목사님에 이어 담임목사가 되셨다. 한경직 목사님께서 어린 절 많이 안아주셨다고 아버지께 듣기도 했다. 이후 6.25 한국전쟁 발발 2년 전 서울에 왔을 때도 전 한경직 목사님에게서 지극한 사랑과 도움을 받았다. 제게 역사를 공부할 것을 권하셨던 분도 한 목사님이셨다. 돌아보면 그 분의 말을 따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목사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제게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셨다.

한경직 목사님의 삶과 신앙은 다름 아닌 온유와 겸손, 사랑과 섬김으로 압축된다. 그 분은 평생 하나님 앞에서 약하고 겸손하셨다. 또한 병들고 소외된 많은 이들을 도우셨다. 여러 자선기관들을 세우셔서 가난하고 지친 이들을 품으셨다. 한 목사님은 단지 한 민족과 나라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와 인류를 향한 사랑을 드러내시고자 하셨다. 그런 그분에 대해 기독교는 물론, 타종교의 지도자들까지 존경을 표하고 있다. 저 또한 한경직 목사님을 닮아 온유와 겸손,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고 싶다."

▲림인식 목사와 김명혁 목사의 발표 후 김철영 목사(맨 오른쪽)의 사회로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림인식 목사와 김명혁 목사의 발표 후 김철영 목사(맨 오른쪽)의 사회로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어 김철영 목사의 사회로 대담이 진행됐다. 역시 그 주요 내용을 아래 요약한다.

-故 한경직 목사님과의 개인적 일화가 있다면.

림인식 목사: "제가 대구 영락교회 담임목사로 있을 때 한 목사님을 가까이서 뵐 수 있었다. 그 후엔 주로 총회에서 함께 일했다. 특히 한국교회가 선교 100주년을 기념했을 당시, 각 교단의 증경총회장들이 한경직 목사님께 개신교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연합기관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그 때 만든 것이 바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다. 당시 한국교회는 한 목사님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화목한 가운데 모든 일을 진행했다."

김명혁 목사: "한경직 목사님께서 26년 동안 남한산성에 계실 때 아마 저만큼 그 분을 많이 찾아뵌 사람도 없을 것이다. 때론 청년들을 데리고 가기도 했었다. 그 때마다 한경직 목사님께서는 제게 무언가를 가르치시려 하기보다 그저 들어주시고 격려해주셨다. 한 목사님이 돌아가신 다음에도 많은 이들을 데리고 그 분이 사셨던 집, 그 분이 기도했던 곳을 찾곤 했다."

-오늘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한 목사님처럼 산상수훈의 삶을 실천할 수 있을까?

림인식 목사: "환경이 편안하기만 하면 하나님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경험하기 어렵다. 한 목사님도 결핵에 걸리셨을 때 그 누구와도 가까이 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셨다. 저도 여러번 사선을 넘으면서 하나님과 깊은 만남을 가졌다. 저는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한 번도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하나님이 제 목숨을 살려주셨기에 그저 모든 것이 감사했기 때문이다. 지금 목회자들도 그런 경험이 필요하다."

김명혁 목사: "예수님은 가난하셨고 고난을 받으셨으며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 성 프란시스는 '가난이 나의 애처요 고난은 나의 스승이며 죽음은 나의 자매'라고 했다. 이렇게 가난과 고난, 아픔을 몸에 지닐 때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다. 이건 세상적 사고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대부분은 편안하고 부유한 삶을 바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목회자들은 고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끝으로 후배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

림인식 목사: "모세 없는 광야, 엘리야 없는 이스라엘 민족은 생각할 수 없다. 과연 지금의 목회자들이 모세와 엘리야가 될 수 있느냐, 이것이 한국교회의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목회자들이 한경직 목사님의 발자취를 간절히 사모하며 그분의 삶을 따라 살았으면 좋겠다."

김명혁 목사: "히브리서 11장에는 많은 열조들의 믿음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손양원, 주기철, 길선주, 한경직 등 우리 신앙의 선배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그들의 삶을 사모하면서 그들의 글도 읽고 하다보면 우리의 삶도 점점 그들을 닮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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