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들에게 ‘교회 재출석 의사’ 물었더니 48.5%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경선 박사, 가나안 성도 관련 설문조사 및 결과 분석

서울신대 전도전략연구소(소장 하도균 교수) 제19회 정기세미나에서 ‘가나안 성도’에 대한 최신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를 수행한 이경선 박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나우앤서베이’에 의뢰해 지난 1월 31일부터 3월 20일까지 50여일간 온라인에서 응답한 133명과 개별 초청된 가나안 성도까지, 총 19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이 박사는 설문 결과를 토대로, ‘가나안 성도에 대한 최근 연구와 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전도전략에 관한 연구’라는 글을 발표했다.

기독교인으로서 현재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들 19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남여 비율은 53명 대 143명으로 3대 7 정도였고, 나이별로는 20대 94명(48%), 30대 57명(29.1%), 40대 30명(15.3%), 50대 이상 15명(7.6%)이었고, 온라인 조사의 특성답게 20-30대가 77.1%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들의 교회 출석 기간은 4년 이하가 35.2%(69명), 5-9년 21.9%(43명), 10-14년 19.9%(39명), 15-19년 5.6%(11명), 20년 이상 17.3%(34명) 등이었다. 10년을 기준으로 나눠보면, 10년 미만이 57.1%, 10년 이상은 42.9%였다.

가나안 성도들의 교회 이탈 시점은 고교 이전이 21.9%(43명), 20대 52.0%(102명), 30대 17.3%(34명), 40대 6.6%(13명), 50대 2.0%(4명)이었다.

이 박사는 “2013년 정재영 교수의 연구에서 가나안 성도의 교회 출석 기간이 10년 미만 30.3%, 10년 이상 69.7%로 10년 이상 비율이 더 높게 나온 것과 다른 결과”라며 “이번 연구에는 20대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20대가 10년 이상 교회에 출석한 비율이 31.9%였고 선행 연구(정재영)에서는 55.8%였는데, 이는 20대의 교회 출석 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교회 이탈 후 경과 시간’은 2년 이하가 33.7%(66명), 3-5년 34.2%(67명), 6-9년 11.7%(23명), 10-15년 12.8%(25명), 16년 이상 7.7%(15명)이었다. 이에 대해 “모든 연령대에서 5년 이하 비율이 많았지만 20대에서는 77.7%로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20대의 교회 이탈이 더욱 높아졌음을 증명할 수 있는 연구 결과”라며 “선행 연구 역시 5년 미만인 비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고 했다.

‘교회를 떠나기 전 고민 기간’은 1개월 이내 17.3%(34명), 2-5개월 22.4%(33명), 6-11개월 9.2%(18명), 1년 이상 15.3%(30명)이었고, ‘고민 안함’이 35.7%(70명)으로 가장 높았다. 정리하면 5개월 이하가 39.8%, 6개월 이상 24.5%, ‘고민 안함’이 35.7%였다. 그는 “선행 연구에서는 5개월 이내가 38.4%, 6개월 이상이 32.1%, ‘별로 고민 안함’이 29.5%였다”며 “5개월 이하 비율은 비슷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6개월 이상 비율이 낮아지면서 고민 기간이 더 짧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설문 결과 중 일부. 그들의 ‘교회 이탈 원인’에 대한 응답이다.
▲설문 결과 중 일부. 그들의 ‘교회 이탈 원인’에 대한 응답이다.

‘교회를 떠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2가지’를 복수 선택하도록 한 결과, 가장 많은 24.3%(93명)가 ‘개인적 사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가 22.3%(85명), ‘교인간의 간섭과 갈등’이 13.4%(51명), ‘목회자의 인격과 설교’가 10.7%, ‘교회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불만’과 ‘신앙에 대한 회의’가 각각 10.2%(39명), ‘교회 내 분열과 문제’가 8.9%(34명)였다.

나이별로는 20대가 ‘개인적 사정’을 가장 많이 선택(20.4%)했고, 30대(28.3%)와 40대(22.4%)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50대 이상은 ‘교회 시스템과 프로그램 불만’과 ‘교회 내 문제와 분열’을 각각 가장 많이(20.0%) 골랐다.

이 박사는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를 개인적 이유와 교회적 이유로 나눠 살펴보면, 개인적 사정이나 자유로운 신앙생활 등 개인적 이유는 46.6%이고, 교회 시스템이나 목회자에 대한 불만 등 교회적 이유는 43.2%로 둘이 비슷했다”며 “선행 연구에서도 개인적 이유가 42.8%였고, 교회적 이유가 43.4%였다”고 소개했다.

▲앞서 표에서 ‘교회 이탈 원인’으로 응답한 7가지가 그들의 ‘이탈’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우선순위에 대해 질문했다.
▲앞서 표에서 ‘교회 이탈 원인’으로 응답한 7가지가 그들의 ‘이탈’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우선순위에 대해 질문했다.

교회 이탈 이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피고자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의 문제점’이라고 느끼는 7가지 항목이 교회 이탈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1-3위까지 우선순위를 정해보도록 했다.

설문 결과 ‘전도와 선교를 강요하는 분위기’를 1순위로 꼽은 사람이 31.6%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이 항목에는 ‘지나친 구원의 확신에 대한 강요’도 포함돼 있었는데,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것이 ‘자유로운 신앙생활’이었다”며 “다른 말로 하면 ‘신앙에 대한 강요’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구원의 확신에 대한 강요’에 매우 큰 부담을 드러내고, ‘폭력적’이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1순위는 이 외에 ‘강압적·일방적 의사소통’ 13.8%, ‘교회 내 권위주의적·비민주적 분위기’ 12.8%, ‘종교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해서’ 11.2%, ‘교회 밖에 배타적이고 무관심한 태도’ 10.7%, ‘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 10.2%, ‘지나친 봉사와 훈련 강요’ 9.7% 순이었다.

그는 “전도와 선교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전도와 선교를 강요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복음 전파를 통한 영혼 구원이라는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 자기 교회의 외형을 확장하기 위해 전도와 선교에 몰입하고 그것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교회 밖으로 나가도록 하는 큰 요인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순위는 ‘교회 밖에 배타적이고 무관심한 태도’가 23.5%로 가장 높았고, ‘권위주의적·비민주적 분위기’ 17.3%, ‘종교적 욕구 충족하지 못함’ 14.3%, ‘지나친 봉사와 훈련 강요’ 12.2%, ‘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 11.7%, ‘전도와 선교를 강요하는 분위기’ 11.2%, ‘강압적·일방적 의사소통’이 9.7%였다.

이경선 박사는 “결과를 보면 교회 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앙에 대한 강요는 강압적·일방적 의사소통과 권위주의적·비민주적 분위기로 이어진다”며 “다양한 교단과 교파가 존재함에도, 한국교회 안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수용되지 못하고 목회자의 말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가나안 성도들이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 교회를 떠난다는 것은, 단지 구속받기 싫다는 개인주의적 성향이라기보다 교회 내 강압적·일방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전도 내용과 그에 대한 반응’을 교차 분석한 결과, 내용과 관계 없이 ‘설득력은 있지만 와 닿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교회와 목사님이 좋다’는 전도 내용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권유가 부담스럽다’는 대답이 더 높게 나왔다.

전도 내용이 ‘복음 전달’과 ‘신앙적 고민 나눔’일 경우에도 ‘일방적인 권유가 부담스럽다’가 각각 20.0%와 19.2%였다. 이 박사는 “복음을 성경적으로 나누는 것과 신앙적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나누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도의 내용이 됨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나안 성도들의 교회 재출석 의사’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8.5%가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교회에 나가고 싶다(①)’고 답했다. 다음으로 ‘교회를 다시 나가고 싶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다(②)’가 28.1%, ‘교회에 다시 나가고 싶지 않지만 불안하다(③)’가 15.8%, ‘가능한 한 빨리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다(④)’가 7.7%였다.

성별에 따라 분류하면 여성들은 57.3%, 남성들은 52.8%가 ‘교회 재출석 의사(①+④)’를 보였지만, ‘빨리 나가고 싶다’는 응답은 남성들이 13.2%로 5.6%에 그친 여성들의 배가 넘었다. 연령별 교회 재출석 의사(①+④)는 20대 51.1%, 30대 57.9%, 40대 63.4%, 50대 이상 66.6%로,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가나안 성도들에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시간이 없고 바빠서’가 28.6%로 가장 높았다. 이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 21.4%, ‘자신에게 맞는 교회를 찾지 못해서’ 18.4%, ‘신앙의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서’와 ‘교회 안 나가도 종교적 삶 유지 가능’이 각각 12.2%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시간이 없고 바빠서’가 40.4%,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이 29.8%로 둘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간이 없고 바빠서’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수치가 낮아지며,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맞는 교회를 찾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 박사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와 ‘교회 안 나가도 종교적 삶 유지’를 합하면 33.6%나 된다. 필요성도 못 느끼는데, 나가지 않아도 신앙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왜 교회에 다녀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내어놓지 못한다면, 가나안 성도들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나안 성도들에게 ‘지금 다시 교회를 나간다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소’를 3순위까지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1순위로 ‘지역사회에 대한 섬김과 봉사’를 절반에 가까운 48.5%가 선택했다. 이어 ‘신앙생활과 일반생활과의 조화’ 14.3%,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 12.2%, ‘교회 구성원들의 분위기와 신앙 성숙도’ 8.2%, ‘성경적 가르침과 기독교 본질에 대한 헌신’ 6.6%, ‘교회의 크기와 시스템’ 6.1% 등이었으며, ‘목회자의 인격과 설교’가 의외로 가장 낮은 4.1%였다.

2순위의 경우 ‘교회의 크기와 시스템’ 20.4%, ‘목회자의 인격과 설교’ 18.9%,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 18.4% 등으로 1순위의 역순 형태였다. 3순위는 ‘교회의 크기와 시스템’을 21.1%, ‘신앙생활과 일반생활과의 조화’ 15.8%, ‘목회자의 인격과 설교’와 ‘교회 구성원들의 분위기와 신앙 성숙도’가 각각 15.3%였다.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경선 박사. ⓒ이대웅 기자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경선 박사. ⓒ이대웅 기자

1·2순위를 합치면 ‘지역사회에 대한 섬김과 봉사’가 51.1%,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 30.6%, ‘교회의 크기와 시스템’과 ‘신앙생활과 일반생활과의 조화’가 각각 26.5%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박사는 “그만큼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교회 생활을 통해 얻고 싶은 것’으로는 ‘마음의 평안과 문제 해결’이 33.8%, ‘삶의 의미와 목적 발견’ 19.7%, ‘신앙 성장’ 17.5%, ‘구원의 확신’ 13.4%, ‘성도들과의 교제’ 10.0%, ‘종교적(영적) 체험’ 5.6% 순이었다.

이경선 박사는 “한목협 조사 결과 가나안 성도 아닌 일반 기독교인들은 관련 조사에서 ‘구원과 영생’ 42.5%, ‘마음의 평안’ 37.0%, ‘건강·재물·성공 등의 축복’ 3.7% 등으로 응답한 것과 조금 다른 결과”라며 “‘마음의 평안’은 양쪽 모두 중요시하지만, 가나안 성도들은 ‘구원의 확신’을 네 번째로 선택한 점에서 이들에게 구원의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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