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사생활, 성정체성으로 인해 침해돼선 안돼”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학교의 10대 학생들이 대법원에 학교의 트랜스젠더 욕실 및 라커룸 정책을 바꾸고 '신체적인 사생활'을 보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보수적인 비영리 단체인 '자유수호연맹'(Alliance Defending Freedom; ADF)에 속한 학생들은 지난 19일 대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보이어타운 에어리어 학군(Boyertown Area School District)을 지지하는 제3순회 항소법원 판결을 뒤집을 것을 요구하면서 항의했다.
이 학군에서는 지난 2016-2017학년도 트랜스젠더 학생들에게 욕실과 라커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즉 생물학적 성별보다는 성 정체성에 근거한 성별에 따라 이러한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같은 교육구의 정책 변화는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016년(이후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폐지된) 전국 공립학교에 보낸 안내 책자에 따른 것이었다.
이 안내 책자에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여자라고 생각하는 소년이 여자화장실을 비롯해 여성용 라커룸, 샤워실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ADF에 따르면 보이어타운 에어리어 학군 당국이 학부모나 학생에게 알리지 않고 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같은 라커룸에 있던 다른 성별의 학생이 탈의하자 비로소 정책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지난 6월, 몇몇 학생과 학부모들은 제3순회 항소법원에 소장을 접수했지만 당시 재판부는 학교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당시 "학교가 매우 사려깊고 신중하게 조정된 정책을 채택해 모두가 배우고 번영 할 수 있는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매우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 항소를 제기한 학생들은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워 학교 당국자들에게 갔지만 '자연스럽게 행동하라'는 주문 뿐이었다"면서 "일부 학생들은 옷을 갈아입지 못해 체육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으며 결국 학교를 완전히 떠나야 한다고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에 제출한 항소장에서 ADF는 "탈의실, 화장실 및 샤워실에서 남자와 여자 학생을 분리해야 할 필요성을 오랫동안 인식했기 때문에 제3순회 항소법원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3순회 항소법원은 자신을 여성이라고 하는 남성은 사실 여성이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결정했다"면서 "10대들에게 다른 이성과 탈의실이나 화장실을 공유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특히 성폭력의 피해자인 학생들에게 당혹스러움과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DF 수석 변호사인 존 버쉬는 성명서를 통해 "학교가 남자와 여자 학생들을 샤워실, 화장실 및 탈의실에서 분리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신체적인 프라이버시를 인정받고자 하는 학생의 권리가 다른 학생의 성정체성으로 인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3순회 항소법원의 판결은 신체적인 프라이버시와 '타이틀나인'(Title IX; 미국의 어떤 사람도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교육과정에서 성별로 인해 제외되거나 혜택을 거절당하거나, 차별의 대상이 되어선 안된다는 내용의 법률-편집자주)의 원칙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 판결은 대법원의 검토를 거쳐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보이어타운 에어리어 학군 측 변호인 마이클 레빈은 현지언론인 모닝콜과의 인터뷰에서 "항소법원의 판결은 타당했고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대법원에 답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른 순회 법원도 트랜스젠더 신원을 확인한 학생은 성정체성에 따라 욕실과 라커룸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제7순회 항소법원은 위스콘신의 커노샤 통합 교육구는 학생들이 생물학적 성별에 맞는 시설을 사용하도록 요구함으로써 트랜스젠더 학생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대법원은 제4순회 항소법원이 트랜스젠더 학생이 그들의 성정체성에 따라 학교 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결한 후 버지니아 교육구가 제기한 유사한 항소를 검토를 위해 하급 법원에 다시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