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PA, ‘교단’인가 ‘독립교회’ 운동 기관인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KUPA는 ‘교단’과 ‘총회’라고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KUPA는 ‘교단’과 ‘총회’라고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Korea United Protestant Association, KUPA)가 최근 출범한 가운데, 한국교회 내에 교단 외에 ‘제3의 목사안수 기관’까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한기총)와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한교연)으로 분열돼 있으며, 둘을 통합하겠다며 교단별 4인이 공동회장을 맡은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까지 보수 연합기관만 3곳이 난립하고 있다.

이에 교계에서는 연일 연합기관들의 ‘통합’을 주문하고 있으나, 최근 한기연과 한교총은 통합에 합의했으나 결렬됐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 교단 외 목사안수를 주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과 국제독립교회연합회(국독연)에 이어 KUPA까지 설립되면서 ‘독립교회 운동’마저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KUPA는 무슨 목적으로 설립됐을까.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서로 교단과 교파의 벽을 헐고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엡 4:3)을 힘써 지키어,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겔 37:17)’는 사역 연합과 동역의 절대 명령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르도록 열방과 나라와 민족들을 복음의 말씀과 생명의 빛으로 덮어줄 거룩한 통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이한 것은 카이캄이나 국독연과 달리, KUPA의 경우 정관 제1조에서 ‘본 기독교 교단은 사단법인 한국개신교미래연합이라 칭한다’고 돼 있다는 점이다. 독립교회 운동을 한다면서 ‘교단’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명칭부터 ‘총회’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정관의 ‘목적과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독교 교단의 고유 업무와 법인의 사업 업무를 구분할 것”이라며 “기독교 교단의 고유 업무인 목사안수 사역, 교회가입 및 지원에 관한 사역을 위해 ‘대한예수교독립교단 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를 설립했다”고 밝히고 있다. KUPA는 연혁에서 지난 1월 17일 교단본부 사무실을 개소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바로 뒤에 “선교단체, 기독교 NGO 목회기관의 사역은 사단법인 한국개신교미래연합의 ‘사업영역’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모든 가입단체들은 KUPA 법인회원으로서 범교단, 초교파, 국제적 목회활동에 자유롭다”고 덧붙이면서, 교단으로서만 활동하지도 않을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는 ‘신앙’과 ‘신조’를 통하여 선언하고 약속한 모든 것을 지키며, 하나님 나라와 그 의가 한국교회와 열방 속에 심겨지도 이루어지도록 목회의 본질과 사명에 순종할 것을 다짐한다”는 말로 교단 총회 성격을 분명히 했다.

결국 또 하나의 교단을 설립한 것인지 독립교회 운동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둘 다’ 하겠다는 것인지 모호해졌다.

이처럼 ‘교단’을 표방하면서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이사장과 대표 체제를 구성한 것에 대해, 후발 주자로서 연합체 성격의 카이캄·국독연과 차별화를 꾀하려다 자기 모순에 빠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KUPA 공동대표와 이사장은 모두 기존 교단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교단을 표방한 KUPA의 리더십 자체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기존 소속 교단을 유지하면서 ‘독립 교단’의 임원을 맡는 것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일로, 이것이 사실일 경우 이들이 속한 교단과 학교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본지는 이에 대해 계속 취재하고 반론을 청취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새벽 300km 달려 무안 참사 현장으로…“울 힘조차 없는 탄식, 곳곳에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새벽 300km 달려 무안 참사 현장으로… “곳곳에서 울 힘조차 없는 탄식”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한국교회가 긴급구호에 나섰다. 국내에서 발생한 가장 큰 항공사고로 여겨지는 이번 참극 앞에서 한국교회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실천하며 아픔을 나눴다. 사고 발생 당일인 12월 29일, 비통한 소식을 들은…

새해 일출

2025년, 한국교회의 4가지 사명을 생각한다

세계 선교 완성에 지속적 공헌 전 세계 기독교 변증 사명 감당 기독교 정체성 회복 사명 헌신 건강한 종말 및 재림 신앙 확립 불안한 국내 정치상황과 급변하는 국제 정세로 힘들었던 2024년이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한국교회는…

신학자 올해의 성경구절 2024

신학자 20인, 성경으로 돌아본 2024년과 내다본 2025년

학자들 신약 9인, 구약 11인 선정 로마서 8장 28절, 최초 중복 선택 어렵지만 희망·용기 잃지 말아야 하나님 섭리 역사 선명하게 확신 2024 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뇌 썩음’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잘 어울…

2025년 새해 신년 신년사

“새해, 사랑 실천할 때 화목과 평화 찾아올 것”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들은 2025년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정치권 중심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 화합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염원했다. 대부분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전에 신년사가 쓰여졌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한교총 “분열…

생각, 자연, 풍경, 묵상, 정신

2025년 새해, 365일 날마다 큐티·묵상·기도 돕는 책들

2025년 새해를 맞아, 365일 매일 하루하루 찾아서 읽을 수 있는 도서들을 소개한다. 팀 켈러, 사랑으로 나아가는 오늘 팀 켈러 | 윤종석 역 | 두란노 | 396쪽 | 25,000원 “창조의 모든 부분들이 이루는 이 완벽하고 조화로운 상호 의존을 설명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

10.27 연합예배 서울시청 앞 광장 및 인근 지역 드론 사진

2024년, 일반 언론에 비친 한국교회의 모습은?

2024년 한 해 동안 일반 언론에 비친 한국교회의 모습을 분석한 ‘한국교회 빅데이터 보고서’가 발표됐다. 가스펠투데이와 크로스미디어랩이 공동 연구한 이번 조사는 한국교회의 주요 이슈와 이미지 변화를 파악하고, 언론 보도 속에서 드러난 교회의 현주소를 성…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