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Korea United Protestant Association, KUPA)가 최근 출범한 가운데, 한국교회 내에 교단 외에 ‘제3의 목사안수 기관’까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한기총)와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한교연)으로 분열돼 있으며, 둘을 통합하겠다며 교단별 4인이 공동회장을 맡은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까지 보수 연합기관만 3곳이 난립하고 있다.
이에 교계에서는 연일 연합기관들의 ‘통합’을 주문하고 있으나, 최근 한기연과 한교총은 통합에 합의했으나 결렬됐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 교단 외 목사안수를 주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과 국제독립교회연합회(국독연)에 이어 KUPA까지 설립되면서 ‘독립교회 운동’마저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KUPA는 무슨 목적으로 설립됐을까.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서로 교단과 교파의 벽을 헐고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엡 4:3)을 힘써 지키어,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겔 37:17)’는 사역 연합과 동역의 절대 명령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르도록 열방과 나라와 민족들을 복음의 말씀과 생명의 빛으로 덮어줄 거룩한 통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이한 것은 카이캄이나 국독연과 달리, KUPA의 경우 정관 제1조에서 ‘본 기독교 교단은 사단법인 한국개신교미래연합이라 칭한다’고 돼 있다는 점이다. 독립교회 운동을 한다면서 ‘교단’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명칭부터 ‘총회’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정관의 ‘목적과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독교 교단의 고유 업무와 법인의 사업 업무를 구분할 것”이라며 “기독교 교단의 고유 업무인 목사안수 사역, 교회가입 및 지원에 관한 사역을 위해 ‘대한예수교독립교단 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를 설립했다”고 밝히고 있다. KUPA는 연혁에서 지난 1월 17일 교단본부 사무실을 개소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바로 뒤에 “선교단체, 기독교 NGO 목회기관의 사역은 사단법인 한국개신교미래연합의 ‘사업영역’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모든 가입단체들은 KUPA 법인회원으로서 범교단, 초교파, 국제적 목회활동에 자유롭다”고 덧붙이면서, 교단으로서만 활동하지도 않을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는 ‘신앙’과 ‘신조’를 통하여 선언하고 약속한 모든 것을 지키며, 하나님 나라와 그 의가 한국교회와 열방 속에 심겨지도 이루어지도록 목회의 본질과 사명에 순종할 것을 다짐한다”는 말로 교단 총회 성격을 분명히 했다.
결국 또 하나의 교단을 설립한 것인지 독립교회 운동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둘 다’ 하겠다는 것인지 모호해졌다.
이처럼 ‘교단’을 표방하면서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이사장과 대표 체제를 구성한 것에 대해, 후발 주자로서 연합체 성격의 카이캄·국독연과 차별화를 꾀하려다 자기 모순에 빠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KUPA 공동대표와 이사장은 모두 기존 교단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교단을 표방한 KUPA의 리더십 자체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기존 소속 교단을 유지하면서 ‘독립 교단’의 임원을 맡는 것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일로, 이것이 사실일 경우 이들이 속한 교단과 학교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본지는 이에 대해 계속 취재하고 반론을 청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