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독 출판계가 주목한 ‘1세기 그리스도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크리스천투데이 선정 ‘2018 올해의 책 10’

▲2018 올해의 책. 왼쪽은 국외 저자, 오른쪽은 국내 저자. ⓒ이대웅 기자

▲2018 올해의 책. 왼쪽은 국외 저자, 오른쪽은 국내 저자. ⓒ이대웅 기자

크리스천투데이는 ‘책 읽는 그리스도인’ 문화 확산을 위해 2014년부터 매년 ‘올해의 책 10選’을 선정하고 있다. 5년째를 맞아 출판사·저자·기독서점·평론가·독자 등 출판 관계자 40여명에게 2017년 12월 1일부터 2018년 11월 30일까지 출간도서 중 각 10권씩 추천을 받았다(자사 도서 2권 이내).

저자는 국내 5명과 해외 5명으로 고루 선택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선정된 저자는 해외 팀 켈러 목사와 로버트 뱅크스 교수, 국내 이정규 목사, 김민석 작가이다. 로버트 뱅크스 교수를 제외한 3인은 3년 연속으로 선정돼, ‘믿보(믿고 보는) 작가’로 입지를 굳혔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두 저자가 남성이었다. 20위권 내에도 여성 저자의 책이 거론되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1인 출판사(비아토르)의 책이 또 다시 선택받았으며, 신인 작가의 저서도 1권 선정됐다. 지난해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로버트 뱅크스의 신작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가 또 다시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창조론 연대기>를 ‘올해의 책’으로 올린 김민석 작가는 올해 <요한복음 뒷조사>로 2위에 올랐다.

전체적으로 위기에 놓인 한국교회가 ‘어디서부터 잘못 됐고,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를 모색하기 위해 초대교회와 기독교 역사, 그리고 예배와 설교, 기독교의 기본 진리 등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도서들을 기독 출판계 종사자들은 높이 평가했다. ‘벽돌책’과 ‘작지만 단단한 책’이 함께 주목받았다.

평범한 오늘? 영원으로 통하는 비범한 하루를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
로버트 뱅크스 | 신현기 역 | IVP | 72쪽 | 6,000원

전작의 ‘1세기 그리스도인’ 푸블리우스가 들려주는 ‘어느 회심자의 평범한 일상’. 전작이 ‘교회 안 모임’을 다루고 있다면, 이번 후속편에서는 황제를 섬기는 제국을 살아가는 소수자로서 ‘교회 밖 일상’을 담담히 소개하고 있다.

신앙과 삶이 분리된 이원론적 인생을 살고 있는 21세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를 따르는 일상’이 무엇인지 소설 형식을 빌려 전해준다. 여운 깊은 글 속에서 엿볼 수 있는 1세기 평범한 유럽인들의 생활상은 덤이다.

한국교회에 던져진 질문, ‘요한복음’이 답하다

요한복음 뒷조사
김민석 | 새물결플러스 | 340쪽 | 16,000원

2년 전 같은 형식의 책 <마가복음 뒷조사>에 이어, 출판인들의 ‘Pick’을 받았다. 웹툰 사이트 내 다른 작가들의 2권까지, 4복음서 ‘뒷조사’가 완성됐다. 만화라는 ‘형식’에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아, 고루 사랑받고 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해 넘치는 위트와 유머로 무장하면서도, 최신 신학자들의 견해까지 섭렵해 요한복음의 배경과 주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주인공들을 통해 신학 너머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문제까지 꼬집는다.

심원한 복음의 여정으로 안내하는 신앙 입문서

새가족반
이정규 | 복있는사람 | 332쪽 | 14,000원

깊은 신앙적 고뇌를 배경으로 두꺼운 신학책들을 섭렵하며 일선에서 목회하고 있는 저자가 새가족들에게 강의했던 내용을 묶었다. 개혁신학을 바탕으로 새가족들이 ‘정말 궁금해할’ 기독교의 기본 진리들을 전해준다.

1장부터 ‘삼위일체 하나님’이 등장한다. 새가족들뿐 아니라 기독교 기본 교리를 알고 싶은 그리스도인들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 “성도가 평생 공부해야 할 말씀 탐구에 참 좋은 선행학습서, 처음 책으로 제격(서자선 집사)”.

기독교에 영향 미친 철학과 신학의 2천년 역사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
존 프레임 | 조계광 역 | 생명의말씀사 | 1,107쪽 | 67,000원

제목 그대로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적 흐름을 다룬 기독교사상 개론서이다. 철학자·신학자인 저자는 기독교 관점에서 교회와 신학에 영향을 미친 철학 사상을 소개, 관련 주제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고민을 해소해 준다.

저자는 철학과 신학의 역사에 대해 “인간의 사고 영역에서 벌어지는 영적 싸움의 이야기”라고 강조한다. “보수신학의 거장이 변하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철학과 신학의 역사를 통찰한다(정현욱 목사)”.

부르심 받은 설교자와 설교 듣는 자 모두를 위해

설교, 어떻게 들을 것인가?
손재익 | 좋은씨앗 | 256쪽 | 14,000원

제목만으로도 시선을 확 잡아끄는 이 책은, ‘좋은 설교’란 설교자뿐 아니라 청중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한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희소성 있는 주제를 다뤘다.

“무작정 덮어놓고 귀에 듣기 좋은 ‘촉촉이와 달달이’에 익숙해져 버린 한국교회 성도들과, 어떤 설교를 해선 안되는지, 어떤 메시지는 생명을 걸고 지켜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설교자와 청중 모두 읽었으면(김종원 목사)”.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예배하게 돼 있다

습관이 영성이다
제임스 K. A. 스미스 | 박세혁 역 | 비아토르 | 329쪽 | 15,000원

문화적 예전 3부작을 집필한 저자가 첫 편인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사람은 지식을 통해 변화되지 않고, 사랑의 대상이 바뀔 때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 주제.

지성 중심에서 예배와 상상력 중심으로의, 제자도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몸으로 배운다’, ‘몸이 기억해야 한다’는 한국적 표현이 얼마나 신학적으로 깊이있는 표현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서창희 전도사)”.

고통과 격려, 예수님과 통과하는 인생의 풀무불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팀 켈러 | 최종훈 역 | 두란노 | 544쪽 | 25,000원

‘21세기의 C. S. 루이스’가 쓴 ‘고통의 문제’. 결론은 물론 성경적으로 예측 가능하지만, 악과 고통, 신의 존재 등 현대인들도 외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역사와 철학, 문화와 성경에 더해 본인의 경험까지 버무려 풀어냈다.

닥쳐온 고난을 어떻게 통과해야 할지도 제시한다. 고난을 극복하는 단계나 매뉴얼, 조리법 같은 것은 당연히 없다. “기독교적 관점으로 고통을 이해하고 해석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친절히 설명한다(김윤희 플레로마 대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성경적 관점 통찰 제시

묻다 믿다 하다
손성찬 | 죠이선교회 | 264쪽 | 15,000원

‘흔들리고 의심하며 믿음의 여정을 걷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는 SNS 스타 목사의 에세이. (청년) 그리스도인들의 차마 교회에서 꺼내기 어려운 질문들에 답하면서, 의심과 고민이 결국 신앙의 자양분임을 깨닫게 한다.

의심은 믿음의 반대말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욕망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온전한 믿음으로 인도하는 문임을 알려주는 내용들이 저자의 맛깔스런 문체에 잘 녹아 있다. 저자의 첫 작품이라는 점이 더 놀랍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심층적 이해를 돕는 책

세계관 그 개념의 역사
데이비드 노글 | 박세혁 역 | CUP | 708쪽 | 43,000원

‘세계관’이라는 개념이 본격 등장한 18세기부터 오늘날까지, 전체 철학과 신학,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측면에서 ‘세계관’의 역사를 추적한다. 주요 철학자와 신학자의 이름이 모두 등장하며, 참고문헌과 각주만 100여쪽이다.

자주 쓰이는 용어인 ‘기독교 세계관’이 무슨 의미인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삶의 자세를 재정립할 수 있다. “여기 나오는 내용들이 어렵고 이해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가르칠 자격’이 부족하다(강도헌 목사)”.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

혁명의 시대와 그리스도교
윤영휘 | 홍성사 | 372쪽 | 23,000원

프랑스혁명과 미국 독립혁명 등으로 세속화가 급격화되고, 과학혁명과 계몽주의로 이성의 시대가 본격 시작된 격동의 18-19세기를 기독교사와 세속사를 넘나들며 흥미롭게 소개했던 저자의 홍성강좌 강의가 정리돼 나왔다.

세속 사회의 도전에 기독교가 어떻게 응전했는지를 함께 다루며, 윌버포스 등 복음주의의 분전도 소개한다. “역사학자로서 근대와 그 시대 교회가 조우하는 부분을 굉장히 섬세하고 탁월하게 잘 잡아내고 있다(이동준 목사)”.

▲2018 올해의 책. 왼쪽은 국외 저자, 오른쪽은 국내 저자. ⓒ이대웅 기자

▲2018 올해의 책. 왼쪽은 국외 저자, 오른쪽은 국내 저자.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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