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강물 위에서
오늘도 이 밤 떠나가고 마는
시간의 강물 위에서
하루의 생애와 이별하며
날개 깃을 가다듬습니다.
다시 만나지 못할
흘러가버린 생애를
홀로 차가운 창가에서
가슴 속에서나마 품고 기리는
사랑의 순간을 주시니 은혜입니다.
흘러 돌아오지 않는 이 순간이기에
오직 영원하신 당신의 가슴 안에서
기억될 수 있기만을 갈망합니다.
오늘도 티끌을 다 벗지 못한 채 지낸
이 영혼을 불쌍히 여기사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아니하시는 자비로
죽음과 시간의 강을 건너
당신께 이르게 하소서.
당신께 이르는 강을
건널 수 없음을 아오니
주의 십자가와 은혜만을 의지하여
간구합니다. <이주연>
<오늘의 단상>
묵상은 매일 밤 떠오르는
달과 같은 것입니다.
늘 같은 달을 대하지만
마음은 새롭습니다.<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