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매각 과정이라는 의혹과 근거 있는 정황 제기돼”
학교법인 우일학원이 기독교 사학 안양대학교를 타종교인 대진성주회에 매각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기독교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안양대학교 총학생회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4일 오전 학교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학생들을 대표해 나선 조동현 총학생회장은 “우일학원 김광태 이사장은 안양대 학생들에게 매각 사건과 관련한 의혹과 정황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을 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맞는 엄정한 책임을 지고 확약을 하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최근 교체된 우일학원 2명의 이사진은 대진성주회 측 인사이고, 추가로 대진성주회 측 인사 2명을 더 교체하고 교육부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라며 “이 교체 건까지 승인될 경우, 감사와 이사를 제외한 전체 이사진 8명 중 절반이 대진성주회 측 이사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승인이 이루어지면 사실상 안양대는 기독교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잃을 뿐 아니라, 신학대와 신대원에 재학 중인 학생 수백 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학교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열린 이사회를 통해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일학원 이사회의 결정은 교수, 교직원, 학생들의 의견은 뒤로 한 채 모든 게 결정된 사항이다. 더불어 이러한 이사진 교체 과정은 전형적인 사학 매각 과정이라는 의혹과 근거 있는 정황이 제기되고 있다”며 “안양대학교 학생들은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불안해하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는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동현 회장은 “또한 우일학원 김광태 장로가 학교를 매각한 이유는‘부채’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김광태 장로의 동생 김승태 전 안양대 총장은 재직 당시 태백 부지를 54억에 구매했고, 구매 시 교비 사용이 있었다는 정황이 있다”며 “현재까지 54억원 중 4억원이 해결됐고, 태백 부지를 다시 팔기 위해 감정했더니 감정가가 14억원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남은 36억원을 분할납부 형식으로 처분할 예정이고, 오는 2월까지 약 12억원의 금액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이 빚의 압박 때문에 김광태 이사장이 교육부 허가 없이 불법 뒷거래를 통해 학교를 급하게 매각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위의 모든 내용이 현재 사실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안양대 학우들은 혹시 모를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 다는 불안 속에 떨고 있다”며 “이에 안양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우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요구 사항.
하나, 이사회는 안양대학교 건학 이념(한구석 밝히기와 기독교 정신)에 위배되지 않게 하라.
둘, 이사회는 안양대학교 학교법인이 운영권 및 경영권을 다른 재단에 매매하지 않게 하라.
셋, 이사회는 대진성주회 방면 소속된 2명이 추가적으로 우일학원 이사로 임명되지 않게 하라.
넷, 김광태 이사장은 즉각 귀환하여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정황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명확한 진상 규명을 하라.
다섯, 김광태 이사장은 모든 의혹과 정황에 대하여 일말의 잘못이 있다면 엄중한 책임을 지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라.
이번 안양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에는 71대 안양대학교 총학생회, 38대 총동아리 연합회, 35대 대의원회, 25대 이공대학 학생회, 25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27대 신학대학 학생회, 25대 인문대학 학생회, 7대 예술대학 학생회, 16대 문리과학대학 학생회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