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이사장, 70년 기독교 사학 건학이념과 설립정신 부정?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신학대 학생회장과의 면담 내용 논란… 학생들 “퇴진” 요구

▲학위수여식 장소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신학대 학생들.

▲학위수여식 장소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신학대 학생들.

1948년 ‘장로회 신학교’로 건립돼 오늘에 이른 기독교 사학인 안양대학교가 타종교 매각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그 중심에 있는 학교법인 우일학원 이사장 김광태 장로(과천 은파감리교회)의 발언이 종교다원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왕현호 신학대학 학생회장을 비롯한 몇몇 신학대 구성원들은 신학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진행된 15일 학위수여식이 진행된 아름다운 리더관 강당 로비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신학과(Th.M.) 3명, 목회학과(M.Div.) 42명을 대상으로 한 학위수여식에 앞서, 신학대학 왕현호 학생회장은 김광태 이사장과의 면담을 실시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면담 결과에 대해 왕현호 학생회장은 “김광태 이사장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주장하며 우리를 설득하려 했다”며 “승인 신청한 이사들의 소속을 사실상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왕 회장은 “김 이사장이 지난 1월 언론을 통해 밝힌 의견들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말했다”며 “모든 종교를 포용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모든 일이 학교 발전을 위한 일이며 학교법인 총책임자인 자신을 불신하지 말라고 설득했다”며 “모든 일을 감행할 계획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이 대순진리회 대진성주방면 산하 대진교육재단 관계자들이 이사로 들어오는 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모두 거짓임을 확실히 알게 됐다”며 “본인이 학교 발전을 위해 한 일이라고 시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학대학 학생회는 김광태 이사장 퇴진운동과 함께, 신학기부터 수업거부 등을 진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신대원생은 “종교 다원주의는 기독교라는 종교를 특수하고 고유한 종교로 바라보는 대신, 다양한 여러 종교들 가운데 하나로 본다”며 “모든 종교들이 나름대로의 길과 구원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현호 학생회장은 “종교다원주의는 하나님의 구원 계시가 기독교뿐 아니라 다른 종교에도 있고, 기독교만이 구원의 유일한 길이 아니라 다른 종교에도 구원의 길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사장님이 장로로서 매우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종교다원주의의 기본 입장은 모든 종교들이 제시하는 진리에는 나름의 타당성이 있을 뿐 아니라, 적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절대적 영향을 미치므로, 결코 특정 종교의 기준이 타종교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위수여식이 진행되고 있다.

▲학위수여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광태 이사장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종교로 인해 차별받아서도 안 되고 혜택을 봐서도 안 된다”며 “안양대 임직원은 그 사람이 종교를 믿느냐 안 믿느냐, 기독교인이냐 아니냐와는 별개로, 그 사람의 능력과 대학 발전 의지 등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김 이사장은 지난해 8월 기존 이사들을 대순진리회 대진성주방면 산하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 관계자 2명으로 교체했고, 교육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학교 구성원들도 모르게 일어난 일이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에도 대진교육재단이 운영하는 중원대 총장직무대행과 대학원장을 안양대 이사로 교체한 후 교육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에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재학생 및 교수협, 동문 등이 거세게 반대하자, 이사진 승인은 교육부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우일학원은 정관 20조에 따라 교체된 이사진들에게 대한 인적사항 등을 공지해야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안양대 비대위 측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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