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숭배 독재정치 체제와 무슨 대화… 일관되게 비판해야”
최근 창립한 것으로 알려진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이하 연구소)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연구소 측은 "그리스도인들의 남북 사상교류를 목적으로 2018년 11월 29일에 창립됐다"며 "오는 2월 26일 화요일 오후 6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창립보고 및 연구소장 취임예배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에 따르면 이날 초대 연구소장으로 조헌정 목사(향린교회 은퇴, 전 NCCK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현 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상임대표)가 취임한다.
조 목사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맞아, 남북의 상호이해 증진을 위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분야는 사상교류이며, 특히 북측의 유일 신념체계인 주체사상과 그리스도교 간의 진지한 대화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연구소 측은 또 조 목사가 "지난 2월 12일과 13일 1박 2일 일정으로 금강산에서의 새해맞이 모임 참여를 위해 방북했다"며 "북측의 종교기관 및 학술단체 관계자들과의 상봉을 통해,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의 창립취지를 소개했고, 북측 관계자들이 상당한 정도의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정세의 추이에 따라, 북측 종교기관 및 학술단체와의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예측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이상원 교수(총신대 신대원)는 "(기독교와 주체사상은) 대화가 불가능하고 (기독교는 주체사상과) 대화해서도 안 된다"는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 교수는 "주체사상은 북한의 거대한 우상숭배, 전무후무한 독재정치 체제이기에 기독교가 일관성 있게 비판해야 할 대상이지 배우거나 대화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독교 개혁주의 내지 복음주의 진영에선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는 "1960년대 서구에서도 기독교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기독교와 마르크시즘을 연결시켜 보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그러나 당시 마르크시즘은 비교적 온건한 것이었다. 한 예로 동독은 제한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교회와 신학교를 인정했다. 지금 독일 메르켈 총리의 아버지도 동독에서 목회를 했던 목사였다"고 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북한의 주체사상은 공산주의로도 볼 수 없는 왕조주의고 종교의 자유도 인정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신본주의적 견지에서 그것을 무너뜨리는 비판적 연구와 성찰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기독교와 주체사상이 연결 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을 한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북핵을 우려하는 시점에서, (연구소 창립이)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는 "기독교가 과연 주체사상과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대화를 위한 연구소를 창립한 것은, 남한 내 기독교의 갈등만 유발할 것"이라며 "김일성을 신격화 하는 주체사상에 기독교는 가담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는 "알 것은 알아야 한다. 그 동안 전혀 대화 없이 단죄하고 경원시 했던 남북 관계의 이해를 위해서라도 이런 단체를 시작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취임예배는 KSCF 총무 장병기 목사의 인도로, 정의평화평신도기독인연대 공동대표 김진철 집사의 기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의 설교, 한국YMCA전국연맹 김흥수 이사장·한국信연구소 이은선 교수·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대표의 축사, NCCK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허원배 목사 축도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