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학, 분열과 투쟁과 파국의 현 시대 구원할 수 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용규 작가 ‘그리스도인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김용규 작가.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용규 작가. ⓒ크리스천투데이 DB

기독교 신학, 드높은 이상 추구하고 폭넓은 가치 추구
다른 모든 학문 출발의 바탕이라는 점에서 ‘제일 학문’
적대적인 사상도 끌어안아 강해져 온 ‘거대한 용광로’
‘기존 가치 공허, 새로운 가치 맹목’ 해소 ‘온전함’으로

그리스도인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김용규 | IVP | 120쪽 | 8,000원

<신: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를 통해 2천년 기독교 신앙과 신학의 넓이와 깊이를 풍성하게 드러낸 저자가, 1년만에 그 중 한 부분을 떼어내 새로 조각해낸 듯한 또 하나의 ‘작품’이다.

<신> 출간 후 이뤄진 강의를 토대로 한 이 책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철학과 신학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흔적들을 조망하면서, 기독교 신학의 본질과 사명을 되새긴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탈근대)과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하고 있는 본격 무신론의 시대(호모 데우스)에 대항해, 기독교가 제시해야 할 ‘공허와 맹목 사이로 난 길’을 모색한다.

저자는 “기독교 신학은 다른 어떤 학문보다 드높은 이상을 추구하고 폭넓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렇기 때문에 다른 모든 학문이 그 바탕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제일 학문(scientia prima)”이라며 “신학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세속적 세상의 구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적어도 이 점에서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격려한다.

그러면서 “이 자부심은 지난 2천년 동안 사도들과 순교자들, 그리고 위대한 신학자들과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하기 위해 목숨 바쳐 지켜 온 전통에서 유래한 것”이라며 “우리도 긍지를 갖고 이 위대한 전통의 일부가 되자고 권하기 위해 이 작은 책을 썼다”고 전했다.

기독교 신학이 “지난 2천년 동안 성서의 계시와 시대의 인문학, 신앙과 이성,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 즉 서로 이질적이고 때로 상반되는 둘이 만나 빚어낸 거대하고 아름다운 정신적 구조물”이라는 저자의 정의는, 그대로 그리스도인이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 신학 안에는 서로 대립하는 요소들의 통합과 융합을 이뤄낼 수 있는 논리, 지식, 지혜, 경험이 쌓여 있고,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오직 기독교 신학은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분열과 투쟁과 파국의 시대를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기독교는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믿는 종교이기 때문이요,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사상과 사조들의 숱한 도전 속에서 그것들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끌어안아 마침내 자기의 것으로 만듦으로써 스스로 풍성하고 강해지는 길을 걸어온 ‘거대한 용광로’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 통합과 융합의 용광로 안에서 시대마다 새롭게 드러나기 마련인 ‘기존 가치의 공허함과 새로운 가치의 맹목성’이 상호 해소되고 보완되어 온전한 가치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온전함을 지향하는 신학’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모 데우스, 호모 유스리스, 데이터교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다가오는 새로운 문제들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들도 수용해, 말씀에 합당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신학이 공허해지지 않고, 인문학이 맹목적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야 기독교 신학이 매 시대마다 하나님 나라와 이 세상을 잇는 건실한 교량이 되기 때문입니다. …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왜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에 대한 한 인문학자의 대답입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6회 총회

“퀴어신학 이단 규정, 감리교 회복 단초… NCCK·WCC 탈퇴 보류는 안타까워”

행정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 지적 녹색·여성 신학 주창 실체 드러내 예문집 등 통한 사상 설파 막아야 기독교대한감리회 동성애대책통합위원회(위원장 김찬호 목사, 이하 위원회)가 지난 10월 30-31일 교단 제36회 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7…

남경필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와 함께한 남경필 집사 “마약 중독, 사랑이 답이다”

11월 6일 다니엘기도회 간증에서 남경필 집사는 아들의 마약 중독 문제와 가족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공개하며, 마약 중독 문제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강조했다. 남 집사의 고백은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 이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도회

美 기독교 지도자들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위해 기도하자”

11월 6일 새벽(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그를 지지해 온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건넸다.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회(SBC)의 총회장이자 노스캐롤라이나주 히코리그로브침례교회의 담임인 클린트 프레슬리(Clint Pressley)…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탈북민 정유나 자매의 간증과 북한 MZ세대

북한 사람들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념이나 정치적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과 빛 통해서만 가능 대한민국이 헬조선? 북한은 ‘헬’ 北 MZ세대 한국 드라마 보면서 탈북 꿈꾸는 현상, 北 체제 붕괴 시사 동시에 자유 대한 향한 갈망 남북한 통합의 중요한 다리…

순교자의소리, 중보기도

中 경찰, 교회 세례식 급습해 고령 신자들까지 체포

중국의 존 차오(John Cao) 목사가 지난 10월 15일 원난성 전슝현에서 사역하는 창 하오(Chang Hao) 전도사를 방문해 새 신자들에게 세례를 베푼 후 경찰에 연행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와 그 중국 사역 파트너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는 “창 하오 전도사가 …

저스틴 웰비

英성공회 보수 지도자들, 동성혼 옹호 대주교에 회개 촉구

세계성공회미래회의(The Global Anglican Futures Conference, GAFCON) 지도자들이 종교개혁기념일을 맞아,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를 질책하고 공개 회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캔터베리…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