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합장’ 안 했다고 언론들 비난? 종교편향적”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교회언론회 ‘정치에 종교 차별을 덧씌우는 언론들’ 논평

정치인 이유로 기독교인에 ‘합장’ 강요? 언론 자질 문제
댓글에선 오히려 황 대표 행동 지지하는 사람들 더 많아

▲석가탄신일 사찰을 찾은 황교안 대표의 자세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 모습. ⓒ유튜브 캡처

▲석가탄신일 사찰을 찾은 황교안 대표의 자세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 모습. ⓒ유튜브 캡처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에서 ‘정치에 종교 차별을 덧씌우는 언론들: 기독교 신앙을 시험하듯 보도해도 되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16일 발표했다.

이는 최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전국 민생 투어 중이던 지난 12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경북의 한 사찰을 방문했을 당시, 불교식으로 ‘합장’을 하지 않았다며 언론들이 연일 비판 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교회언론회는 “가장 먼저 보도한 중앙일보를 비롯해, 16일 오전까지 대략 20여 개의 방송, 신문, 인터넷 언론, 불교 언론 등이 이를 보도했다”며 “대부분 제목을 보면, 황 대표가 합장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불교 쪽 언론에서 보도하고 불교계 주장을 대변하는 듯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황 대표가 정치인이고 민생 투어를 하는 입장이기에, 어디를 가든 그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 그러나 언론들이 그가 불교계에 가서 합장을 하지 않은 것에만 주목하려는 것은, 언론으로서 국민 통합을 해치며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황 대표에 대한 종교관은 이미 어느 언론이나 다 알고 있다. 그가 독실한 기독교인임을 알면서, 불교계에 가서 ‘합장’을 하지 않은 것을 강조하는 것은 언론 자질의 문제다. 이는 문제를 만들려는 의도가 분명하며, 기독교에 대한 도전이자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회언론회는 “정치생명은 유한하고 제한적이다. 우리가 보아온 대로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정치적인 이해 득실에 따라 종교적 신념까지도 바꾸거나 버리는 예를 보아왔다. 그런데 그런 정치인들은 믿을 수 없는 이들이 되고 말았다”며 “타종교를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으면서도, 자신의 신앙까지 버려둔 채 타종교에 형식만 갖추는 것보다, 자신의 신앙을 솔직하게 선언하고 그 신앙이나 신념의 정도(正道)로 행하는 이들이 오히려 믿을 수 있는 인사가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물론 자신의 신앙과 다르다 해서 다른 종교를 무시하는 태도라면, 그 일을 책망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신앙의 자세를 옳게 가졌다 해서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현재 언론들의 태도는 종교편향적이며, 기독교에 대한 일종의 강한 압력”이라고 우려했다.

교회언론회는 “만약 황 대표가 타종교를 폄하하거나 모독하거나 부정했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자신의 신앙을 지키는 행위를 편협한 언론의 잣대로 예단하여 난도질하는 것은, 언론 스스로 무지함과 국민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아주 잘못된 보도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문제와 관련, 중앙일보가 지난 14일 오전 6시 가장 먼저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기사 제목은 ‘부처님 오신 날 사찰 가서 합장도 반배도 안한 황교안’이다. 이는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보도 태도 아닌가”라며 “그래서 14일 오전 6시부터 15일 17시까지 기사에 달린 댓글 내용을 살펴봤다. 과연 언론 수용자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전체 댓글 296개 가운데 이 언론의 논조에 찬성하는 글은 109개 정도이고, 반대로 황 대표의 행보를 지지하는 글은 115개 정도였다(나머지는 댓글에 댓글을 달고, 별 의미가 없어보임)”고 설명했다.

교회언론회는 “오히려 황 대표의 행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이라며 황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대통령 되겠다고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는 사람에 비해 정체성을 지키려는 황교안 대표의 중심이 느껴지네요’, ‘참석해서 행패를 부린 것도 아니고, 두 손 공손히 모으고 축하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대표님이 진짜 신앙인이다. 진짜 애국자다. 불교를 대우하는 진실한 사람이다. 가짜로 합장하는 것보다 천배 만배 좋다’, ‘저기 간 것 자체가 (불교를) 이해하려는 노력 아닐까? 다른 종교를 이해한다고 다른 신을 경배하고 찬양까지 하길 바라는 자체가 무례 아닐까’, ‘그렇게 기사 거리가 없더냐? 이젠 (언론이) 종교 갈등까지 부추긴다’, ‘정치인에게도 종교의 자유는 있다. 정치인이라 해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위배되는 행동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누구라도 건전한 종교 활동과 자유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언론은 중립성과 객관성과 통합성을 가지고 보도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언론이 오히려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종교 간 차이를 차별로 몰아가는 행태는 매우 실망스럽다. 언제쯤 언론이 ‘기레기’라는 오명을 벗게 될까? 제발 기독교는 비하하고 다른 종교는 부각시키려는 저급한 발상에서부터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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